프로덕트

아직 프로덕트가 없습니다.

아티클

전체 보기
Blaire Shin

Blaire Shin

회복탄력성, 인생의 바닥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작년 예상치도 못한 이유로 힘들게 쌓아올린 것들이 무너져버린 순간을 버텨내며 깨달은 점들을 공유하기 위한 글을 작성해봤다.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힘든 창업가들을 생각하며 쓴 글.

세상은 내가 담을 수 있는 크기만큼의 고난을 준다.

지난 해 말할 수 없는 어려운 일들이 참 많았다. 예상치도 못한 이유로 힘들게 쌓아올린 것들이 무너지는 순간을 버티는 것은 20대의 내게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내 삶에는 항상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들이 갑작스레 찾아오곤 했다. 어떤 것도 그저 당연스럽게 내게 주어진 적은 없었다. 

멀리서 두고 보면 내 전혀 어려움 없이 모든게 평탄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짐짓 착각을 한다. 하지만 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 돌아보면, 눈물 없이는 듣지 못할 수많은 이야기들, 좌절과 고난으로 점철된 파도치는 삶이었다. 정말 바닥을 칠 때면, 왜 나만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냐고 되묻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드냐고, 나도 얼마나 하늘을 원망했는지 모른다.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고, 분노로 가득차기도 했고, 모든 것에 체념한 듯 무기력한 채로 늘어져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에는 뜻이 있고, 세상은 내가 담을 수 있는 크기만큼의 고난을 준다. 마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거운 무게를 들고 파열된 근육에서 더 단단한 근육이 회복되듯이, 상처를 회복하며 나는 한층 더 성장한다는 것. 

선한 마음과 끈기만 있다면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다

매번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극복해내면서 배운 것은 선한 마음과 버텨내는 끈기만 있다면 언젠가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바닥을 느껴본 탓에 감사함을 배웠고, 겸손함을 배웠고, 당당함을 배웠다. 한창 힘들던 작년 어느 날, 근교로 떠나 한참을 바다만 보고 있었다. 고요한 바다가 참 예뻤다. 옆에 있어주는 친구가 참 고마웠고, 그때 들려오던 음악이 참 좋았다. 밤공기가 참 시원했고 그냥 그 순간이 참 좋았다. 그저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했다. 이 모든 작은 것들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런가 하면, 고군분투하는 와중에도 든든하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구보다 나의 가족들이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고, 내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한 소중한 분들이 물심양면 큰 도움을 주었고, 나로 인해 본의 아니게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조차 내게 등돌리기 보다는 도움을 주었다. 절대 혼자였다면 버티지 못했을 테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먼지는 먼지로서의 최선을 다할 뿐

모든 것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길 수 있다. 백지 상태에서도 내 힘으로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출신이나 타이틀 같은 수식어들로 나를 둘러싸지 않아도, 백지에서도 내 힘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힘은 나의 이력서와 수식어가 아니라 건강한 정신과 신체에서 온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나는 조금 더 겸손해졌고 단단해졌다. 

이 넒은 우주에서 나는 한낱 먼지에 불과하다는 겸허한 생각을 안고 산다. 아무리 힘들어봤자 먼지의 아픔이고, 아무리 잘났다고 한들 먼지의 교만이다. 먼지는 그저 먼지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겸손하게 제자리를 지키면서 내게 주어진 쓰임을 다할 뿐.

 나의 서른은 나 혼자만의 서른이 아니다

그렇게 만 나이로 드디어 서른이 되었다. 어릴 적 내가 상상하던 서른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지금의 삶도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일로 가득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평범해서 더욱 감사한 2023년이었다.

흔히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코 이룬 것도 가진 것도 많지 않은 서른의 나지만, 이제는 안다. 동화책 속에 푹 빠져 살던 어린 소녀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수많은 태풍과 상처와 고난이 있었고, 그 뒤에는 가족과 친구와 동기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과 노력과 믿음이 있었다는 것을. 나의 서른은 절대로 나 혼자만의 서른이 아니라는 것을.


본 글은 저자의 철저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관련 기관, 조직, 개인등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법률이나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며, 본 글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관련 지침으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회사나 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일 뿐, 투자에 대한 추천의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shin.eunhae.823@gmail.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
1
Blaire Shin

Blaire Shin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법: 행동 - 기억 - 메타인지로 이어지는 생산성 향상 툴 사용 방법

수많은 일로 바쁘게 사는 요즘, 주변에서 멀티태스킹을 잘 하는 법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내가 가장 도움을 많이 받는 생산성 향상 툴은 바로 - 구글 캘린더, 아이폰 메모, 그리고 화이트보드다. 세 가지 생산성 향상 툴에는 각기 다른 세 가지 마인드셋이 스며 들어있다. 바로 행동, 기억, 메타인지다. 

내가 스케줄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케줄이 나를 움직이게 하라 

스케줄링 툴을 잘 활용하면, 내가 스케줄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케줄이 나를 움직이게 된다. 의지가 생기기 이전에 이미 행동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생산성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인간의 의지력이 아니라 체계화된 환경 속에 나를 위치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나약한 내 의지를 믿기보다는 체계화된 시스템을 믿기 때문이다. 마치 연예인 매니저처럼 내 캘린더가 나라는 인간의 매니저가 되어주는 것이다. 의지가 생겼을 때, 미리 일을 기획하고 시간을 계획하는 것이다. 때로는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계획을 바꿀 수도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지만, 큰 틀에서 내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준다. 의도적으로 수많은 미팅 사이에 포커스 타임(focus time)을 설정하고, 페이퍼워크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세세한 약속까지도 스케줄링을 하다보면, 결국 내가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했는지까지도 알게 된다. 

여기서 마음에 새길 것은 해당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다. 업무 미팅이나 이메일 작성 뿐 아니라, 가족과의 시간이든 이성과의 데이트든, 캘린더에서 할애해둔 시간동안 만큼은 최선을 다해 몰입할 것.

흐릿한 연필자국이 선명한 기억보다는 낫다 

흐릿한 연필자국이 선명한 기억보다는 낫다. 나는 꼼꼼한 노트테이킹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떤 미팅이든 그 자리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항상 메모하고자 한다. 내 의지만큼이나 내 기억력조차도 너무나 말랑하기 때문에, 종종 글로 형용되는 단어들만이 남는다. 미팅 뿐 아니라 그저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조차 쉬이 증발되기 때문에 키워드라도 남겨두는 편이 다양한 일 속에서 나의 직관에 힘을 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직접 경험이든 간접 경헝이든 우리의 자아는 수많은 경험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새로운 인풋을 받아들이게 된다.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때로는 의식적으로 인풋을 프로세스하면서 나의 생각과 가치와 행동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설령 그 경험이 엄청나게 강력했다고 하더라도 깨달음을 글로 남기지 않는다면 변화의 원동력을 쉽사리 잃게 되는 것을 종종 기억한다. 내가 초심을 잃은 것 같을 때, 어딘가 부유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오래 전 짧게 기록해둔 메모를 읽으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과거의 다짐과 깨달음이 내게 다시 움직일 이유를 주곤 한다.

주기적으로 우선순위를 점검하라

구글 캘린더가 하루하루 시간과 할 일(task)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고, 아이폰 메모가 스쳐지나가는 인사이트를 포착하는 방법이라면, 화이트보딩은 큰 그림 속에서 내 방향성을 점검하는 수단이다. 작은 성취들이 쌓이더라도 그 방향성이 나의 목표와 다르다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곳은 내가 뜻한 바와 큰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나의 목표와 KPI를 쪼개서 점검하면서 나의 액션 아이템(action item)과의 끝없는 조율을 2주에 한번(biweekly), 적어도 한달에 한번(monthly) 단위로 하고자 한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나의 꾸준한 노력이 장기적인 목표와 얼라인(align)되는 것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나의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더 귀중한 곳에 쓸 수 있다. 성실하게 방황하기 보다는 똑똑하게 목표를 성취해야 하기 위함이다. 

물론 생산성 극대화 이전에 몸과 마음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건강한 마인드와 튼튼한 체력 없이는 스케줄이 나를 움직이게 하지도, 찰나의 인사이트를 포착하지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지도 못할테니, 언제든 나의 몸과 마음을 살필 줄 알 것!


본 글은 저자의 철저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관련 기관, 조직, 개인등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법률이나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며, 본 글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관련 지침으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회사나 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일 뿐, 투자에 대한 추천의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shin.eunhae.823@gmail.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1
Blaire Shin

Blaire Shin

성공하는 창업가의 필수 덕목

비전(Visiton)과 실행력(Execution)의 적절한 균형

성공하는 창업가는 대체로 비전(Vision)과 실행력(Execution)의 적절한 균형을 갖고 있다. 큰 꿈을 꾸고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발로 움직인다. 말 그대로 '발은 땅 위에 굳건히 두고 머리는 구름 속에 둘 줄 알아야 한다(Head in the clouds and feet on the ground)'는 것이다. 창업 생태계에 있으면서 이들 중 하나가 빼어나게 뛰어나지만 다른 하나가 부족하기 때문에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는 것을 보곤 했다. 실행력 없는 비전은 종종 스캠(scam)이 되어 버리고, 비전 없는 실행력으로는 작은 장사가 되어버리곤 한다. 10년 이상 초기투자를 해온 파트너에게 VC로서 무엇을 보냐는 질문을 했더니, '성장하는 시장인지 여부'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라고 했다. 결국은 비슷한 의미이다. 창업가의 비전과 실행력을 본다는 것이다. 

비전(Vision) - 성공의 크기는 상상력의 크기에 비례한다.

비전은 창업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이자, 창업가를 가장 창업가답게 만드는 요소다. 0에서 1을 만드는 공식(playbook)과 프레임워크(framework)가 어떤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에 비해, 비전은 본인만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이자 미래를 보는 선구안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비전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사업의 업사이드(upside)에 대한 지표가 되곤 한다. 세상을 바꾸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창업가, 누가 뭐라해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처음 일론 머스크가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선포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그저 코웃음을 쳤을테다. 하지만 끝없는 도전 끝에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금은 사람들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될성 부른 떡잎은 남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 100을 꿈꾸면 반만 이뤄도 50이지만, 10을 꿈꾸면 모두 이뤄내도 10에 불과하다. 대체로 사람들은 상상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고, 아는 만큼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의 크기는 상상력의 크기에 비례한다. 

실행력(Execution): 성실한 방황이 아닌 성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행동의 습관화

실행력은 단순히 행동력이 아니다. 단순히 열심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들을 실천해내는 것이다. 그래서 실행력은 큰 비전을 작은 목표들로 쪼개서 하나씩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훌륭한 창업가들은 우선순위(priority)를 잘 설정한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을 때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을 해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실행이란, 목표를 잘게 쪼개고(Cascading), 목표달성을 위한 행동전략을 수립하고(Strategic targeting),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조율하면서(Caliberating), 궁극적으로는 성과로 이어지는 행동을 유기적으로 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이 과정을 체화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이미 크고 작은 사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행착오를 덜하면서도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성취도 어떤 측면에서는 습관(habit)이기 때문이다. 연쇄 창업가들이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이유도 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대표의 미션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우수한 인재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어쩌면 사업의 크기가 커질수록 실행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적절한 역량을 가진 팀원에서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위임할 수 있다면 성과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가 업무의 분배를 잘 해내지 못한다면 조직은 그저 성실한 방황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조직의 크기에 대해 메타인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여정을 이겨내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할 것

물론 비전과 실행력을 지탱하는 근간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기 위해 항상 또 항상 자신의 마음을 챙겨줄 것. 성공은 하루 아침에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불안감이 마음에 스며들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좌절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믿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문 하나가 닫히면 또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할 것. 

기나긴 여정을 혼자 해내기에는 인간은 본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할 좋은 벗을 찾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을 위한 핵심이 되기도 한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창업자와 실행력이 타고난 창업자가 함께 공동창업을 하면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낼 수도 있고, 체력과 정신력이 고갈되었을 때 포기하지 않도록 다른 팀원이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내가 꿈꾸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는 꽤나 긴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함께 버텨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찾거나 나를 재충전할 수 있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본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아름답다'는 말에서 '알음'은 15세기에는 '나'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즉, 아름답다는 것은 나답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성공담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나를 아껴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자꾸만 내가 작아보이고 부족해보이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일념을 가진 창업자들이 자기 안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스스로를 아끼면서, 그들이 꾸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본 글은 저자의 철저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관련 기관, 조직, 개인등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법률이나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며, 본 글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관련 지침으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회사나 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일 뿐, 투자에 대한 추천의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shin.eunhae.823@gmail.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3
1
Blaire Shin

Blaire Shin

실패한 스타트업이 남긴 교훈

고객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 내가, 실패를 경험한 이야기

실패를 경험한 것은 약간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실패가 재기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벤처캐피털에 합류하기 전에 사업을 한 경험이 있다. 동대문에서 옷을 떼서 팔아본 적도 있고, 앱을 만들어 배포해본 적도 있다. 결국 다 잘 되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사업의 기본기가 전혀 없었던 만큼 맨바닥에 헤딩을 했다.

그때는 고객 인터뷰도, OMTM 설정도, POC도 할 줄 몰랐다. 그저 닥치는대로 하다보니 PMF를 찾지 못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MVP도 아닌 프로덕트 그 자체를 만들다가, ‘사람 문제’라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더이상 해당 스타트업을 지속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지경이 되었다.

실패는 빚과 상처를 남겼지만, 또 한편 많은 배움을 남겼다.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혼자의 노력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용역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렇게 스타트업으로 인해 생긴 대출을 갚아가며 배운 것이 있다.

첫번째, 생판 모르는 사람도 나의 서비스에 돈을 지불할 의향(willingness to pay)이 있어야 한다. 확장성이나 마케팅은 그 다음에 할 고민이다. 어떤 사업이든 돈을 지불하는 고객(customer)이 우선 있어야 한다는 것. 고객이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value)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공짜 서비스는 자선사업(philanthropy)이다.

두번째, 창업자들이 많이 빠지는 함정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프로덕트를 만드는데에 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를 만들기에 앞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첫번째 배움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인데,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객 인터뷰(customer interveiw)에 많은 시간을 써야만, 진짜 좋은 프로덕트가 나온다. 많은 경우 고객 인터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있는데, 창업자는 고객이 제안하는 방법이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불편’과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세번째, 함께하는 사람을 잘 골라야 한다. 인사가 만사다. 들어오는 것은 쉽지만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사람을 들이는 것만큼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할 일은 없다. 나의 경우, 고객없음이라는 내재적인 문제 외에도, 사람 문제가 피봇(pivot)이 아닌 해산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계기였다. 어쩌면, 그만큼 덜 절실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더 이상 내 열정과 얼라인(align)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을 잘 선택하지 않으면 이 모든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수많은 창업팀이 깨지고 없어지고 수많은 스타트업이 망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사람 탓인 경우가 크다.

내가 실패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초기투자자로서 파운더(founder)들을 볼 때 가지는 큰 질문이 있다. ‘과연 이 사람이 10년 이상 이 사업을 할까?’ 그만큼 문제의식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있고, 오롯이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을까,를 알고 싶은 것이다. PMF를 찾는 여정에서 어려움이 있어도, 팀이 깨지고 사람들이 떠나도, 짧은 런웨이(runway) 때문에 텅빈 통장잔고에 허덕여도, 여전히 문제해결에 집중할 사람일까,를 말이다.

교훈 없는 경험은 없기에. 내가 계속 도전하는 이유

나의 실패가 남긴 교훈은 내가 벤처 캐피털에서 일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창업자 백그라운드룰 가진 벤처투자 심사역들이 많은 것도, 직접 프로덕트를 빌딩해보고 POC를 해보면서 얻은 인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그리고 나의 사업을 하면서, 나는 뭔가를 이뤄내고자 하는 창업사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서포트(support)하고 돕는 것이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다. 변호사로서 조언을 하든, 어드바이저로서 필요한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든, 투자자로서 자본을 조달해주든.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vision)을 가진 사람이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주는 사람.

세상에 교훈이 없는 경험은 없다. 아무리 힘들고 끔찍한 경험도 분명 내게 남기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가 유효하기 때문에 ROI가 좋은 선택에 집중할 필요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효율적인 경험인지 여부는 결과론적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학업을 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지금의 나를 만든다. 하물며 연애에서도 배움은 얻기 마련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더 부지런히 배워야 하는 이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본 글은 저자의 철저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관련 기관, 조직, 개인등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법률이나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며, 본 글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관련 지침으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회사나 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일 뿐, 투자에 대한 추천의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shin.eunhae.823@gmail.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1
5
Blaire Shin

Blaire Shin

국내 벤처투자조합 결성 과정이 내게 남긴 인사이트

드디어 펀드를 클로징(closing)했다.

몸담고 있는 벤처캐피털에서 작년 말 한국에 GP(General Partner) 역할을 하는 법인을 만들고 운용사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창업기획자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한국 소재의 펀드(Korea-domicile fund)인 벤처투자촉진법상 벤처투자조합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협상과 번역과 프로세스 셋업과 서류제출 과정을 거쳐 마침내 7월에 등록원부가 나왔다. 감격스러운 순간, 쾌재를 불렀다. 처음 해당 회사에 합류하고 최우선 순위이자 고강도로 관여했던 프로젝트가 마침내 마무리된 것이다.

서로 다른 한국과 해외의 벤처 생태계에서 비롯된 소통의 괴리

수 개월 간의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첫째로는 국내의 사정과 관행에 대한 이해가 없고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본사를 납득시키는 것이었고, 둘째로는 관행과도 같은 프로토콜(protocol)이 굳어있는 국내의 기관 LP(Limited Partner)들에게 다국적(multinational) 금융회사인 우리의 내부 규정과 절차를 납득시키는 것이었다.

끝없는 핑퐁 속에서 조율을 해나가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좋은 사람들이 같은 뜻을 향해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좁아질 것 같지 않던 폭이 줄어 결국에는 협의의 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어떤 조항은 저절로 암기가 될 정도로 국내와 미국 표준 규약을 라인 바이 라인(line by line)으로 읽으면서 느낀 것은, 서로가 스탠다드라고 믿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비롯된 거리였다. 결국 국내와 해외의 기준 지표가 다른 것은 국내와 해외의 서로 다른 벤처 생태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했다.

본사에서 준용하는 기준은 아무래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미국 델라웨어(Delaware) LLC를 활용하는 펀드 구조인데, LP 풀(pool)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벤처자본에 대한 정부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의 경우에는 GP의 재량권이 상당히 크고 일부 리포팅 의무를 제외하고는 LP의 관여가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정부예산이 벤처펀드의 출자금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 그외의 국책기관들을 제외하고는 민간 자본만으로는 사실상 벤처펀드 조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예산에 상당히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정부예산을 소요한다는 것은 이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GP의 재량권이 미국보다는 적고 LP의 관여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LP들은 가장 많은 출자를 하는 한국모태펀드의 기준규약을 토대로 삼는다. 규약 뿐 아니라, 한국의 벤처펀드 구조도 미국이나 여타 국가들과 사뭇 다른데, 국내에서도 운용사에게 상당히 재량권이 있는 기관전용 사모투자합자회사(private equity fund)와 달리, 벤처투자조합(venture equity fund)은 한국벤처투자협회와 중소기업벤처부의 관할 아래 촘촘한 규율 시스템 속에 있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감히 옳고 그르다는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GP-LP로 이뤄진 위임의 구조를 살필 때, 자산운용 전문가인 GP에게 보다 많은 재량권이 주어지는 미국의 모델이 더 본연의 자산운용의 의미에 가깝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국내 스탠다드의 존재 이유는 이해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벤처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자본 외에도 민간자본의 흐름을 유인하는 것인데,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의 흐름은 차치하더라도 결국은 탈세 우려 등의 이유로 가로막혀 있는 신탁제도 활성화와 같은 정책적, 제도적 정비가 선행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른다고, 많은 부분 국내의 기준을 준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내 기관에게 새롭게 글로벌 기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었고, 기존 제도의 타성에 젖어있던 나 또한 본사의 수많은 신선한 질문들 덕분에 새로운 시선으로 벤처생태계에 대해 다시끔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글로벌 접근성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 팀이 차차 풀어나가야 과제를 깨달은 모먼트이기도 했다.

0 to 1, 스타트업 정신으로 무장한 VC

총무팀과 펀드관리 담당이 따로 있었던 전 회사나 펀드 관련 업무를 모두 아웃소싱했던 전 의뢰인과는 사뭇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0 to 1을 해내야 했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차원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벤처캐피털이지만, 한국 사무소는 소위 ‘작고 강한 팀’으로 이뤄져서 각 인력이 2–3인분의 역할을 소화해내야 한다. 법률 검토와 프로젝트 관리부터 은행 방문과 번역과 간인 날인까지, 모두 내 몫이었다.

우리 팀은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인 동시에 다시 한번 스타트업 정신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전 회사들이었다면 총무팀이나 비서에게 넘길 일들까지 손수 하면서 행정 절차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글로 쓰면 얼마 안되는 일도 직접 수행하자면 수없이 자잘한 단계로 이뤄져 있다. 인력이 충원된다면 어쩌면 더 이상 내가 하지 않을 일이겠지만, 모든 세세한 디테일을 안다는 것은 때로는 자신감을 주기도 한다. 누가 물어본다면, 적어도 관련해서 어떤 절차든 자신있게 알려줄 수 있다. 가끔은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이 또한 스타트업 정신을 일깨워주기 위한 대표펀드매니저의 혜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앞으로 갈 길

이번 펀드를 만들기 전에도 한국 지사에서 2015년부터 이미 50개가 넘는 한국회사들에 투자를 해왔지만, 대상회사들이 한국 소재였던 것이지 펀드 자체는 해외에 소재한 역외펀드였다. 한국 소재 펀드와 운용사가 생긴 이제, 어쩌면 더욱더 본격적으로 한국 투자를 활발히 하고 국내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포부에 따른 의사결정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미국 본사 출장을 위한 비행기 안에 있다. 인터넷 연결이 끊긴 바람에 본의 아니게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는데, 돌아보면 올해 초 이 팀에 합류하고 많은 일들을 했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 여전히 당면하고 있는 일들도, 예상치 못했지만 자꾸 튀어나오는 일들도 많지만, 나의 스킬셋과 우리 팀이 한국 벤처생태계 내에서 일궈내어야 할 중장기적인 과제들의 접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되묻게 된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요즘이다.

본 글은 저자의 철저하게 개인적인 의견으로, 관련 기관, 조직, 개인등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법률이나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목적이 아니며, 본 글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관련 지침으로 활용해서는 안됩니다. 특정 회사나 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보 제공의 목적일 뿐, 투자에 대한 추천의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shin.eunhae.823@gmail.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답변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1
7

포스트

아직 포스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