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늦으면 안되는, 아니 20분 먼저 도착해야 하는 미팅 10개.
· 5️⃣ 내가 부탁해서 잡은 미팅.
아프리카에 살땐, Africa Time이란 개념이 있었다. 아프리카는 시간에 유연해서 지각을 당연시하는 문화를 자학하는 멘트였다.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 Korea Time이란 개념이 있다는 걸 보고 놀랐다.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고, 초를 다투며 사는 한국과 같은 사회에도 지각을 노멀화하는 문화가 있구나 싶었다.
작년 7월에 'VC가 사짜인 경우 사인 10가지'를 쓰면서 그중 하나로 '미팅 시간에 늦는다'를 넣었다. 아무리 그래도 VC는 파운더보다 시간이 많고, 한국도 미국도 거의 대부분 파운더가 VC가 있는 장소로 오는 문화라, VC가 늦는다면 기본이 안 된 거라 보기 때문이다.
초기 파운더는 어떤가? 캘린더에 미팅이 연달아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모든 미팅에 정시 도착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럴때, On the Move라는 카테고리의 일정을 따로 잡아서 이동시간도 블록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
(참고로, 제목에 20분은 내가 지어낸 숫자가 아니다. 가끔씩 운용사 선정 공고엔 "대면심사 예정시간 최소 20분 전 도착 필수"라고 적혀있다. VC도 돈을 받으러 가는 자리에선 20분 먼저 오라는 요구를 받는다..!)
🔟 정부지원사업 발표평가.
대면심사는 접수대에서 참석 확인을 하고, 발표자료를 제출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입실하는 순서로 운영된다. 정시에 건물 앞에 도착하면 이미 대기 순서가 넘어갈수 있다. 한 예비창업패키지 합격자는 2시간 일찍 갔다가, 앞 순서가 불참해서 15분 먼저 시작해도 되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일찍 도착해서 잃는건 없고, 사람됨을 보는 운영진들에게 쉽게 얻을수 있는 브라우니 포인트이다. 이런 기관과는 선정 이후에도 협약, 중간점검, 정산까지 1년 가까이 서류로 엮이는데, 발표날 시간 하나 지키는 모습이 이 팀이 마감과 양식을 잘 지킬지 미리 보는 샘플이 된다.
9️⃣ 대기업 고객사 첫 방문.
신분증을 방문증과 바꾸고, 노트북은 사전 신고, 휴대폰 카메라엔 보안 스티커(삼성전자 DS는 MDM 앱 설치까지) 해야 한다. 고로 정시 도착은, 미팅룸 기준으로 20분 지각이다.
8️⃣ 내가 면접관인 채용 면접.
초기 스타트업에서 면접관은 대표고, 후보자 입장에선 대표가 곧 회사다. 새롭게 합류하는 팀원에게 스타트업은 너무 연약한 사업체이고, 정돈되고 준비된 대표의 모습은 생각보다 큰 신뢰를 초기부터 심어 준다.
7️⃣ 팀원이 먼저 잡은 1on1.
"대표님, 잠깐 시간 되세요?"로 잡힌 미팅이 많아지는 시즌이다. 연말 인사평가와 신사업 기획을 하면서 팀원들의 고민이 짙어지니. 1on1은 슬랙에서, 카톡에서 못 꺼내는 얘기를 하는 시간이다. 이 미팅에 대표가 늦게 들어오면, 준비한 말을 삼키게 되며, 다시 꺼내지는데 오래걸린다.
6️⃣ 화가 난 고객과의 미팅.
장애, 클레임, 해지 얘기가 나온 자리. 이미 신뢰가 깎인 자리에서 늦으면, 상대는 '이 회사는 원래 이렇구나'로 치부시 되기 때문에 크리티컬하다.
5️⃣ 내가 부탁해서 잡은 미팅.
웜 인트로로 겨우 잡은 VC, 선배 파운더와의 커피챗. 선배는 내가 6개월 태울 실수를 커피 한 잔에 지워주는 사람이다. 먼저 도착하면, 소개를 해준 분의 면도 살고, 미팅의 기세도 좋게 시작할수 있다. 20분 먼저 도착할 간절함이 없었다면, 애초에 부탁하지 말자.
4️⃣ VC 파트너 미팅.
파트너 미팅은 30분, 아니 1시간 전을 추천한다. 챔피언을 해주는 심사역과 IR 전에 첫 멘트를 한번 더 맞추고, 현재 분위기도 물어보고. 이렇게까지 일찍 와준 파운더의 간절함이 어떤 변수로 작용될지 모른다.
3️⃣ 미국 투자자 첫 줌 콜.
미국 투자자와의 첫 콜은 대부분 15~20분이면 끝난다. 15분 콜에서 5분 늦으면, 3분의 1이 날아간다.
2️⃣ 미국 비자 인터뷰.
주한미국대사관은 예약 15분 전부터 입장시키고, 휴대폰 한 대 말고는 전자기기 반입이 안 된다. 노트북을 들고 갔다면 물품보관함부터 찾아야 한다. 여긴 너무 일찍 와도 안 들여보내주니, 20분 먼저 근처에 도착해서 15분 전에 줄을 서자.
1️⃣ YC 인터뷰.
파트너 2~3명과 10분 줌, 파운더 전원 참석이다. W27 인터뷰는 11~12월인데, 미국 서머타임이 11월 1일에 끝나면서 서부와 한국 시차가 16시간에서 17시간으로 벌어진다. 머릿속 계산으로 잡은 시간은 한 시간씩 어긋나니 캘린더 초대로 꼬옥 확인하고, 공동창업자 오디오까지 20분 전에 확인하자.
이 10개만큼은, 아니 이제 당신의 모든 미팅에서 20분 먼저 가 있자.
1번, 3번처럼 미국 쪽 첫 미팅은 10분, 15분 안에 끝난다. 20분 먼저 도착해도 첫 문장이 안 나오면 그 20분은 쓸모가 없다. Founder Sprint에선 이 첫 15분에 쓸 원라이너와 덱을 4주 안에 다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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