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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례
해례 ·

피지컬 100에서 평가는 순위를 만들지만, 피지컬 아시아에서는 같은 평가가 역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이른바 ‘독파모’의 2차 평가 결과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글로벌 벤치마크, 국내 벤치마크, 전문가 평가, 전문 사용자 평가, 일반 국민 평가까지 기준에 따라 서로 다른 팀이 강점을 보였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인 한 팀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각 팀이 잘하는 것이 달랐습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이 결과를 하나의 종합점수로 합산해 다시 순위를 정합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과 〈피지컬 아시아〉가 떠올랐습니다. 피지컬 100의 평가는 결국 가장 강한 한 사람을 찾기 위한 과정입니다. 근력, 지구력, 민첩성처럼 서로 다른 능력을 평가하더라도 마지막에는 하나의 순위를 만들어야 합니다.

반면 피지컬 아시아처럼 팀으로 경쟁하면 같은 평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누가 가장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가장 잘하는가를 발견하는 것. 근력이 필요한 미션에는 근력이 강한 사람을, 지구력이 필요한 미션에는 지구력이 강한 사람을 배치합니다. 이때 평가는 탈락자를 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역할과 조합을 설계하는 정보가 됩니다.

독파모 역시 벤치마크, 기술 독자성, 한국어 성능, 산업 적용, 사용자 경험, 생태계 확장성처럼 다양한 기준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다양한 평가 결과를 모두 하나의 종합점수로 압축해 ‘최후의 한 팀’을 찾는 데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특정 영역에서 세계 수준의 가능성을 가진 팀이 있더라도 다른 항목의 약점은 그대로 감점 요소가 됩니다. 반대로 여러 항목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은 팀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글로벌 AI 경쟁에서도 가장 균형 좋은 한 팀이 반드시 가장 강한 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팀은 모델 성능과 기술 독자성에서 강할 수 있고, 어떤 팀은 한국어와 산업 적용에서, 또 다른 팀은 사용자 경험이나 생태계 구축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가는 순위를 만드는 데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각 팀이 어디에서 가장 강한지를 발견하고 그 역할을 설계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피지컬 100에서 평가는 순위를 만듭니다.

  • 피지컬 아시아에서 평가는 역할을 만듭니다.

이 차이는 국가 AI 전략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제품과 조직에서도 우리는 여러 역량을 평가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 실행력, 커뮤니케이션, 전문성, 리더십처럼 다양한 기준을 만들고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그 결과를 하나로 합쳐 가장 균형 좋은 사람을 찾기 시작하면, 특정 영역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가진 사람의 가치가 오히려 희석될 수 있습니다.

좋은 팀을 만드는 일은 모든 약점이 없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가장 큰 힘을 내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결국 독파모에서 던진 질문은 국가 AI 전략을 넘어 제품과 조직을 설계하는 방식에도 이어집니다. 평가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같은 사람과 같은 데이터에서도 전혀 다른 팀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원문에서는 이 관점을 글로벌 AI 경쟁까지 확장해, ‘피지컬 100의 우승자’를 만드는 전략과 ‘피지컬 아시아의 우승팀’을 만드는 전략의 차이를 살펴봤습니다.

https://cfono1.tistory.com/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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