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전 회사 사람들을 만났다.
퇴사 5개월 만에 이전 직장의 동료들을 만났다. 전에는 상사였고, 이제는 누나들이 된 분들이다. 이전 직장은 나에게 첫 직장이고, 나는 그곳에서 인턴 디자이너였다. 정해진 원고대로 카드뉴스를 만드는 반복 작업을 하는 대학생 인턴이었다.
그 회사는 내가 다니던 6개월의 기간 동안 한남동 카페거리에 있었고, 내가 나오던 주에 안국역의 큰 사무실로 이사했다. 위 이미지는 영화 <The Wolf of Wall Street>에 나오는 월가 오피스의 모습인데, 저만한 크기는 아니었지만 완벽히 닮은 배치와 분위기였다. 말 그대로 ‘사무실’ 이었다.
‘사람들을 똑똑하게 만드는’ 콘텐츠와 소셜 앱을 만든다는 비전에 동의해서 들어간 회사였고, 다들 나에게 잘 대해줬기 때문에 퇴사 이후에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어제는 디스콰이엇 팀원들에게 앱 홍보도 했다. 그래서 내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 회사가 요즘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물어봤다. 누나들의 이야기는 내가 퇴사한 시점부터, 새롭게 이사한 ‘안국역 월가 오피스’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전 회사에서 느꼈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조금씩 올라왔다. 누나들의 이야기 속에, 나라는 인물을 자꾸 던져넣어 보게 되었다. ‘내가 아직 그 공간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K-직장인들이 술자리에 모이면 기쁜 얘기보다는 ‘직장인 잔혹사’ 같은 얘기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게 어쩔 수 없어서 보정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매우 주도적이고 꿈과 욕심이 많은 사람인데, 그런 환경에 내가 오랫동안 있었다면 내 성향을 잃었을 것 같다. 그 때는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보다 주어진 일을 더 많이 빠르게 쳐내는 것에서 칭찬을 받았다. 별 걱정 없이 회사를 다니기도 했다. 연차를 내고 놀러갈 때는 큰 해방감과 즐거움을 느꼈다. 나는 정해진 일을 잘 해내고 있었으니까. 다른 친구들이 대학원에 가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학생 치고 많은 돈을 한남동에서 쓰며 멋지게 지내고 있었으니까.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스트레스의 개수와 총량에는 한계가 있다. 외부에서 길을 정해주고 평가와 압박을 주면 그것에 몰입하게 된다. 반대로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게 하면 스스로를 압박하면서 직접 스트레스를 만들어 낸다. 나는 일을 미루는 성향을 가진 완벽주의자인데, 간혹 내가 만들어낸 압박감에 집어삼켜지면 지나치게 미루기도 한다. 나는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스트레스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트레스는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힘이다. 예를 들어, “지금 운동을 안 하고 있어서 스트레스야.”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그가 운동을 하도록 만드는 힘이 내재된 것이다. 스트레스는 저항하는 힘이다. “지금 회사의 상사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스트레스야.” 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상사가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직장을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같은 양식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저항하는 힘이 사라진다.
스트레스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만큼 지렛대 삼기(레버리징) 좋은 게 또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오는지 분석하고 그 힘을 이용해서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익숙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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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전형적인 자기계발서 같은 글을 써버렸는데 그만큼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어제였던 것 같다. ㅋㅋ ㅠ 다들 파이팅!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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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제와는 별개지만 어제 모임은 정말 재밌었답니다 ✨
''' 스트레스는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힘이다. 예를 들어, “지금 운동을 안 하고 있어서 스트레스야.”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그가 운동을 하도록 만드는 힘이 내재된 것이다. 스트레스는 저항하는 힘이다. “지금 회사의 상사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스트레스야.” 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상사가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직장을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같은 양식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저항하는 힘이 사라진다. ''' 글을 읽다보니 저는 오히려 좋아 마인드가 필요한 순간인 것 같아요 ㅋㅋㅋ 예전에 칭찬보다 스트레스가 더 강력한 에너지를 줄 수 있을까 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더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물론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게 제일 중요하겠만..🥹
어느 집단이던 정해진 역할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적으신대로 '적지 않은 돈을 한남동에서 쓰는' 생활에서 벗어나 종한씨가 선택해서 종한씨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고, 그럴 능력이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 계속해서 성장하려 하는 종한님을 늘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