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와 꿈 소개
1.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가고 싶은 고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외국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저의 성격이나 노력의 크기 상 외고를 갈 수가 없어 보였거든요.
그 외에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발판으로 변질된 외국어 고등학교는 제가 당시 추구하던 삶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유학을 보내줄 집안 형편이 되지도 않았죠.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같은 곳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내 삶의 만족도를 보장해주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던 저는
중학교 2학년까지 부모님과 해당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여부에 대해 치열하게 대화했고,
입학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명목 하에 토익까지 공부해 650점정도를 얻은 저를 보고선
어머니 아버지도 저의 각오를 믿어주셨습니다.
그렇게 한국관광고등학교 관광영어통역학과를 입학했고, 3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저는 친구가 많이 없었습니다. 저와 같은 목표와 각오를 가지고 온 친구들이 정말 없었어요.
생각보다 너무 작은 우물의 크기를 보고 저는 한 번 더 좌절했습니다.
교사진과 시스템도 더 주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주지 않았습니다.
전교 2~3등을 꾸준히, 고등학교 3학년까지 유지했던 저는
1학년 중간고사 이후 가/나/다 군, 1/2/3 지망으로 나눈 9칸의 표에 대학교와 학과를 적어
그곳에 맞는 대학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말에 기숙사를 나와 집으로 돌아와선 일본어와 중국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성적 중 다소 부족했던 수학도 학원을 다니며 보충했습니다.
컨디션과 불안/긴장 조절 실패로 비록 수능은 망쳤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표에 적힌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졸업 때엔 대학합격증서와 함께
토익 800점, JLPT 2급, HSK 4급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를 2011학년도에 입학했습니다.(아시겠지만 세종시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대학을 다니는 것에 대한 이유에 저는 '스스로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라고 정하고 다니고 있던 와중
너무나도 실무중심적인 교육시스템에서 철학적 갈증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 학문을 배우는 이유는 취업만이 되어선 안되었고,
대학이야 말로 사회에서 흔히 '쓸 데 없는' 학문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취업을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모아 좋은 아력을 쌓을 수 있다고 설파하는 교수님들을 보며
왜 그것이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인지, 왜 그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대해 재질문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디자인과 미술 교육 스트럭쳐가 뛰어난 학교였고, 저도 그곳에 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이 아닌 독어독문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언어도 물론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그보다 인생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고,
그에 대한 대답을 쇼펜하우어가, 니체가, 한나 아렌트와 칸트와 헤겔이 해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결국 나는 주체적인 업무와 목표를 채우지 않으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작은 스타트업 회사에서 해외영업보조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
이 회사는 정말 획기적인 회사였습니다. 새로운 디바이스에 맞는 OS를 개발하는 회사였고
기존의 구조를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회사였습니다.
영어와 홍보를 이용해 입사한 회사였지만, 저는 정작 디자이너로서의 직무를 더 많이 맡게 되었습니다.
작은 회사다보니 손이 모자라 누군가 할 줄 알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야만 겨우겨우 회사 연명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력으로 우리가 무엇을 꿈꿀 수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나누는 그 문화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성 없는 서비스라서 그런지, 결국 2년만에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저는 월급 2달치와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쫒기듯 그 회사를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5.
그 이후부터 개인적으로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적당한 사업체에서 들어가 일하니 정신병이 생겨 결국 단기 입원을 하게 되고,
그 이후 뜻이 맞다고 생각한 학교 선배가 투자한 회사에 들어가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그 선배가 회사에서 도망 나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1년간 해보기도 하고
크립토 윈터가 찾아와 잘 다니던 회사에서 약 8개월만에 정리해고를 당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창작가요제에서 본선진출을 해보고, 작은 문예제에서 소설로 대상을 타보기도 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사회운동을 시작했고, 그 일로 뉴스 단독 인터뷰를 받기도 하며
내가 가진 영향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듬어나갈 수 있는 시기였다고 평가합니다.
6.
지금은 작은 사업체에서 다시 UI/UX 디자이너 겸 프론트 개발자(자바스크립트 정도입니다...) 겸 기획자 겸 외국 개발사 커뮤니케이터로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사 게임에 들어갈 BGM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정리해고를 당한 후 재입사 하기 전까진 죽기 전에 배워보고 싶었던 미디 작곡과 재즈 화성학을 배웠거든요.
뜨개질에 푹 빠졌던 시기엔 당근에 수강생 구인글을 올리고 자체적인 교육자료를 만들어 돈을 벌어보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상담 스트럭쳐를 만들어 타로점을 봐주며 부수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에게 영어도 가르치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도 가르쳐 봤습니다.
7.
정서적 안정감을 얻은 지금, 저는 다시 5년뒤의 나, 10년 뒤의 나, 20년 뒤의 나, 죽기 전의 나를 상상하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셍텍쥐페리의 어린왕자처럼 숫자가 아닌 형용사로 상상합니다.
몇 평짜리 집보다는 숲과 물이 가까운 집을 꿈꾸고
재산이 몇 억 있는 사람이 되기 보단
나만의 가치와 스타일이 있고 그걸 다른 사람들도 멋있다고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8.
그러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루 일과로 적어보았습니다.
지금은 육체적 건강을 위해 운동을 추가하고, 점심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며
좀 더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며 정신 건강을 도모하고
생각이 굳지 않았으면 하기에 자기 전에 책을 20분 이상 읽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주말엔 음악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연습하거나 미디작곡을 하구요
출퇴근 길엔 EBS 다큐멘터리와 같은 비문학 콘텐츠를 속도 조절 없이(X1로) 봅니다.
9.
저의 꿈은 제목에서도 적었듯, 루틴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입니다.
사람들의 일상을 더욱 가치 있게 보내고 그 가치가 쌓여 더 나은 삶이 되도록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저를 이용해 그 방법이 옳고 현실적인 것인지 실험 중에 있지만,
지금까지 제 경험과 관찰로는 충분히, 누구나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더 짙어집니다.
저성장시대에서 삶의 만족을 얻기 위해선
남의 잣대로 나를 어느 일정 선에 걸쳐 놓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잣대로 나를 평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10.
다만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제가 꿈만 쫒는 사람이라고 비판합니다.
물론 어제와, 저번 달과, 1년 전과 다른 나를 보여주면 된다는 것을 알지만
조금 더 빠른 결과물로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번아웃이 오지 않을 정도로 나를 최대한 빠르게 바꾸고 그 영향을 나누어 주는 방법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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