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대표, 2021의 기록
21년도 가치소비 숏폼 SNS 워너비로 창업을 시작해 현재 통합 경력관리 서비스 서티파이를 만들고 있는 에이슨입니다.
22년의 회고를 앞두고 22년의 시작점에 썼던 21년도의 회고글을 공유합니다. 더 많은 창업자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쌓아가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 지난 7월 사업자를 내고 8월 앱 서비스를 출시하며 K-Global 스타트업 선정, 도전 K-스타트업 청년리그 결선 진출 등 각종 대회 수상 뿐 아니라 감사한 분들의 도움을 얻으며 고속 성장했다.
- ‘ 매 하루 1%의 성장을 하면 그 성장의 복리가 이렇게 축적되는구나 ’
- 성장의 복리를 피부로 느끼며 밥도 안먹고, 밤을 새며, 배우고 일하다보니 마케팅 비용 지출 없이도 오가닉 바이럴만으로 600명의 유저를 진입시켰다.
- 모두가 축하한다고 말하고, 모두가 잘하고 있다며, 누구는 또 부러워하는데 계속해서 지쳐갔다. 지침을 넘어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떤 심사역 분이 전해주신 응원에 다 탄 잿더미조차 무너져내렸다.
- “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 내가 뭘하고 있는지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 가치소비를 하는 사람들, 이타적 소비를 노력하는 사람들, 타인을 위한 습관을 만들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유저로 모아 놓은 이 앱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들의 개인정보를 팔아 수익을 얻는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 내가 하는 일이 내 맘에 들지가 않았다. 그 어떤 지원사업에 붙어도 기쁘지가 않았다. 발표가 두려워졌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엔젤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무서웠다. 기관 투자를 거절했다. 많은 분들이 질책하셨다.
- ‘ 돈은 들어올 때 받는거야. ‘
- 아무튼 성장은 해야했다. 2개월만에 쇼트비디오 SNS 앱 출시, 유저 당 컨텐츠 제작 주 2-3회, 최고 리텐션 34%, 지금까지 보다 더 높은 지표를 달성하면 내 선택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팀원들이 점점 지쳐갔다. 나와 왜 함께 하고 싶은지가 분명했던 친구들이었지만 나는 더 이상 내 선택을 설명할 수 없는 채로 누군가의 고속성장을 흉내내고 있을 뿐이었다.
- 용기를 냈다기 보다는 죽을 것 같아서 광고 BM을 포기했다. 발표자료의 한 장이 비게 됐다. 모든 발표를 취소했다. 이래도 되는지 헷갈렸다.
- ‘ 예술이나 철학을 하지, 왜 사업을 하냐. ‘
- 이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너무 못하겠어서. 사무실에 틀어박혀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고쳐댔다. 고치다 보니 고칠 게 그 뿐만이 아니었다. 두 달 뒤 전혀 다른 아이템이 생겨났다.
- 이제야 내가 하는 일이 말이 되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성장에 미친 줄 알았던 나는신념에 미친 사람이었다. 살 것 같았다.
나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
기준을 세우게 됐다.
- 사람이 프로덕트가 아닌 세상.
글도 내가 쓰고 사진도 내가 올리는데 그 트래픽으로 만들어 낸 돈은 인스타그램이 가져간다. 정보를 검색해야 해서 구글을 써야 하는데 구글은 언젠가부터 내 음성을 수집해 기업들에게 개인정보를 팔고 있다. 사람이 재화가 된 세상, 개인정보를 유통하는 게 당연한 세상.
내가 찍은 사진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그 수익은 내가 가져가는 게 맞지 않나? 한이 모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큰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그건 한과 한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게 아닐까? 왜 페이스북과 구글이 그 수익을 가져가고 배분법을 정하는걸까?
가치 창출의 기여도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는 당연한 세상을 꿈꾼다. 그 배분법 또한 참여자들이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제공한 플랫폼이 더 이상 이를 권력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세상에는 공정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의 플랫폼 비즈니스와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 공정의 가치는 나 혼자 만들 수 없다.
세상이 나 혼자의 것이라면 그 세상은 공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 속에 산다.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공정은 지켜야 할 신념이 된다. 공정이라는 가치는 더 나은 사회라는 목적지를 향한다. 많은 이에게 합리적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공동체, 사회, 이 세상의 필요로 인해 끝없이 재정의 되기에 나 혼자만의 공정한 느낌이 공정의 가치가 될 수 없다.
불공정한 것을 불공정하다 말하려면, 어떤 것이 공정하다 말하려면 사람들이 필요하다. 공동체를 기준으로, 더 나은 사회를 기준으로 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정을 정의해야 한다. 1)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록, 그 다양한 염원의 2) 합일점이 명확해질 수록 공정의 가치에 더 가까이 다다를 수 있다.
- 지금 재미가 없다면 나는 일하는 게 아니다.
일은 재밌다. 하고 싶은데 할 시간이 모자라서 잠들기가 아쉽다. 하지만 잘자야 한다. 그래야 내일도 또 할 수 있으니까. 눈을 뜨면 가슴이 벅차다. 씻는 시간이 즐겁다. 일 할 힘이 나야 하니 또 잘 먹어야 한다. 휴식을 챙겨야 한다. 환기 시키지 않으면 생각의 흐름이 고이기 마련이니 꼭 쉬어줘야 한다. 아는만큼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배움이 즐겁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일이 아니다. 알람이 울렸을 때 눈 뜨기가 싫고, 쳐다도 보기 싫은 걸 붙잡고 있고, 에너지를 챙길 여유가 없이 밤을 새서 죽어가고 있다면 지금 내가 하는 건 일이 아니다. 무언가 잘못됐으니 당장 멈춰야 한다. 진짜 일을 해야 한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야 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타인의 비전을 이루는 일을 돕는다.
- 신념을 말하는 사람들을 찾는다. 2) 누군가의 뿌리를 찾고 그 열망이 향하는 곳을 찾는 일을 돕는다. 3) 본인의 뿌리를 알고,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쌓아나가는 이들의 파이를 넓혀간다. 그렇게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삶 속에 자신을 위한, 깊이 있는, 온전한 선택의 행위가 인이 박히도록. 내가 속한 곳의 구성원들, 그 집단, 그 세상 자체가 모두 비전을 향하게 한다. 그 속에 속한 우리 모두가 그 흐름을 타고, 서로 기대기도 하며 계속 스스로의 비전을 향할 수 있도록.
건강한 토지를 만들어야 한다. 삶의 궤적은 반드시 내가 함께 하는 사람들을 닮아가게 된다.
- 신념을 위해 일하는 사람, 그 중 꿈의 방향성이 같은 사람과 함께 한다.
신념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찾는다. 사람들의 뿌리를 찾는 것을 돕다보면 반드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이를 만나게 된다. 꿈의 방향성이 같지 않다면 그 방향성을 온전히 응원한다. 나의 신념으로 다른 이를 현혹하지 않는다. 타인의 말이 아닌 본인의 신념에 들끓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해야한다. 개발을 얼마나 잘하고 CAC가 어떻게 나온 적 있는지는 덜 중요하다. 본인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이와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 이들의 삶을, 신념을, 환경을 돌봐야 한다. 우리가 향하는 곳에 도달하려는 그 먼 여정 속 이들 또한 나를 선택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 프로덕트는 내가 아닌 시장이 선택한다.
내 신념을 시장에 주장하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이다. 깝치면 안된다. 내 선택이 시장에 먹히지 않는다면 시장은 이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 실험도 가설도 주장이어선 안된다. 데이터와 지표를 온전히 타겟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는 시장 속에도, 시장 앞에도 설 수 없다.
나의 신념이 이 과정의 독이 될 수 있음을 항상 염두해둬야 한다.
내가 가길 원하는 곳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
- 모두가 Problem - Solver 인 팀을 만든다.
모두가 각자가 정의한 문제의 대표자가 된다. 대표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이 곧 우리의 이름을 건 지표가 된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어디로 향할 지를 선택할 수 있는 이들과 과정을 논의하고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비록 작은 성공이라 할 지라도 그에 대한 보상을 반드시 모두와 함께 나눈다. 스스로를 위해, 나를 선택해준 팀원을 위해, 서로를 타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팀이 겪어가는 과정과 결과, 그 모든 것의 밑바닥에는 신뢰 라는 지반이 존재해야 한다.
내가 목표를 이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Co-founder인 Joven의 이상이 평안한 곳과 PS팀의 현실 속 행복이 만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 세상에 더 이상의 SNS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
결국 나는 틀렸었다. 나를 포함한 우리 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나로 인해 잊혀진 우리의 비전. 이를 내게 알리려 해 준 호벤의 한 걸음을 잊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그 이상의 끝이 PS 팀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현재를 맞이할 수 있도록.
- PMF가 맞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트래픽이 발생한다.
깃발을 꽂고 걷는다. 한 걸음 한 걸음의 가설 수립과 증명, UXUI와 액션 버튼의 위치, 크게는 피봇까지, 모든 결정을 데이터와 수치에 근거한다. 숫자에 현혹되지 않되 지표를 근거로 걸음을 쌓아나간다. 갈림길과 장애물을 뚫고 계속해서 걸어나가다보면 반드시 뜀박질을 시작할 수 있는 활주로를 마주하게 된다. 쌓아온 걸음을 딛고 뛰어나갈 이 때에, 감당할 수 없을만큼의 바람이 일어야 한다. 내가 꽂은 깃발이 제대로 꽂혔다면, 그 동안 쌓아온 게 모두 부서지고 날아갈만큼의 바람이 일어야 한다.
- 비전이 아닌 성장을 위해 팀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 치열했던 21년을 보내며 이보다 더 치열하게 살 수는 없다 싶었지만 22년 또한 치열함 이상의 하루 하루를 보내며 조금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겸손함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21년에 배운 것들을 잊지 않았는지, 22년은 어떤 한 해가 되었는지 조금 더 내려놓고 지금 이 시점을 바라보고 싶다는 기록.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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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진심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경험이 축적되고 어느 순간 J커브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에너지 주셔 감사합니다 오공님. 곧 나오는 프로덕트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