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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재산: 퍼스널 브랜딩

"Fake it till you make it"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일단 하다보면 진짜 그렇게 된다' 정도의 의미지만 창업씬에서는 프리토타이핑에 대해 설명할 때 많이 듣게 되는 말이기도 하죠.

프리토타이핑이란 간단히 말해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설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실제로 만들기 전에 랜딩페이지만 만들어서 '이게 네가 원하는 제품이 맞다면 우리한테 연락처를 남겨줘. 제품을 만들면 너에게 연락을 줄게.'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곤 합니다. 초창기의 토스나 피터 레벨스의 사례가 프리토타이핑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초보 창업가들은 한 가지 딜레마에 직면하게 됩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이승건 대표님과 피터 레벨스는 프리토타이핑을 하는 시점에 이미 창업 씬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죠. 당장 제가 책을 한 권 쓰겠다고 피터 레벨스처럼 아직 발간하지도 않은 책의 사전 판매 링크를 여기저기 뿌리면 사람들이 관심이나 제대로 가져줄까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사업을 빠르게 유의미한 단계까지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프리토타이핑 과정이 필요한데, 프리토타이핑이 제대로 동작하려면 유의미한 사업시도가 있어야 하는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맨땅에 퍼스널 브랜딩하기

여기서 다시 한 번 돌아봅시다.

프리토타이핑이 제대로 동작하려면 유의미한 사업시도가 있어야 하는

과연 그럴까요? 사실은 유의미한 사업시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유의미한 사업시도가 있으면 인지도와 신뢰도가 생기고,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사업의 시도 경험이 아니라 창업 씬의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지도와 신뢰도입니다. 개인이 대중으로부터 인지도와 신뢰도를 얻은 상황을 보통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했다"라고 말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퍼스널 브랜딩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기존 직업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을 알린다.

  • 커뮤니티에 창업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티클을 꾸준히 발행한다.

  • 개인 블로그에 창업을 준비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 꾸준히 올린다.

실제로 주변의 여러 창업가들과 코파운더들의 사례를 보면 퍼스널 브랜딩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콰이엇, 이오플래닛, 링크드인 등의 커뮤니티에 경험담을 꾸준히 올린다든지, 많은 인터뷰에 응한다든지, 센드버드의 김동신 대표님처럼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든지 등 여러 방법을 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아티클을 발행하는 것 또한 결국 퍼스널 브랜딩의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일입니다. 과연 이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일일지 의심스러운 분이 계시다면 제 행보를 지켜보는 것이 괜찮은 검증 수단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ROI

아무리 효과가 좋은 일이라 해도 비용이 효용을 상회해버린다면 의미가 없겠죠. 퍼스널 브랜딩은 아티클 등 무언가를 꾸준히 생산해내야 하는 일이기에 얼핏 비용이 큰 작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 아닙니다.

창업가에게 있어서, 아니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학습과 회고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학습과 회고의 효과를 누적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기록]이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바로 일기와 독후감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줄 정도로 이 효과는 매우 큽니다. 하지만 일기와 독후감만으로는 보통, 물론 사람마다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인생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냥 써놓고 어딘가 구석에 방치되어 기억에서 사라져버리죠.

하지만 자신의 이 개인적인 기록을 공개적인 곳에 타인을 위하여 작성한다면 어떨까요? 유의미한 사건이나 내용을 유심히 골라서 남의 시각까지 고려해가며 글을 작성하게 될 것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이렇게 다방면으로 깊이 고민한 글은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브랜딩을 위해 글을 시리즈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과거의 글을 다시 들춰보게 될 것이고,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통해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의 사회적 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창업가가 필연적으로 해야만 하는 성장에 약간의 시간을 더 투자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이점까지 일석이조로 취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창업의 과정에서 대부분의 일은 한 번 시작하면 이해관계자가 엮이면서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멈출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이 얼마나 바쁘냐에 따라 유동적으로 계획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ROI 관점에서 굳이 안 할 이유를 찾기가 더 힘든 것이죠.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막상 자신을 알리기 위한 글을 쓰려고 하면 막막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꼭 공개적으로 게시글을 포스팅하는 것에서 시작하기보다는 단순한 개인 회고를 쓰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뭔가 거창하게 시작하려고 하면 포기하기만 더 쉬워지니 형식에 얽매일 필요 없이 그냥 일 단위든 주 단위든 내가 알아보기에 충분한 정도로만 정리를 해두면 됩니다.

retrospect-example.png제가 실제로 작성한 회고의 일부분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새롭게 안 사실이 생겼을 때 바로바로 메모해두었다가 매주 일요일 점심 식사 후 30분 ~ 1시간 정도를 할애해서 한 주를 다시 돌아보고 메모해둔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요일 점심 식사 후가 급한 일도 잘 없고, 밥 먹은 후 생산성도 떨어지는 시간이라 그 때를 잡아놨습니다.

zoro-too-much-accidents.jpg어차피 사업을 하다보면 별의 별 일이 계속 튀어나오는데 보이는 족족 일단 다 적어둡시다.

회고를 작성하는 게 어렵거나 꾸준히 회고할 의지력이 부족하다면 여러 사람과 함께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메모어 같은 회고 모임도 있고, 꼭 회고가 아니더라도 독서 모임 같은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나중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소스를 차곡차곡 쌓아두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Closing

창업씬에서 이름이 제법 알려진 사람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네임드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분명 듣보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때 느꼈던 답답함을 동력으로 퍼스널 브랜딩에 꾸준히 힘쓴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투자 대비 효과가 크고, 딱히 진입장벽이랄 게 없는 일이니만큼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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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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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이상래

퍼스널브랜딩에 매우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써, 매우 공감갑니다.!! "처음부터 네임드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고 분명 듣보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때 느꼈던 답답함을 동력으로 퍼스널 브랜딩에 꾸준히 힘쓴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