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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한
박종한 ·

오-피스 제주 사계점으로 4박 5일간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제주도에 있을 때는 일상의 연장 같기도 했다. 서울에서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일이 밀리고 그랬다. 출발 전에는 제주에서 마법 같이 글이 잘 써진다거나 향후 5년간의 방향을 정리해서 돌아온다거나 하는 걸 기대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울로 돌아와서, 갑갑한 마음에 일을 붙잡고 있다가 디스콰이엇 오피스에서 하룻 밤을 샌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부쩍 낮아진 기온에 맨발을 디뎠을 때 찬기가 느껴지는 내 방의 모든 것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있는지도 모르는, 언제 샀는지 기억나지도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제주에서 내가 일을 하고, 자고, 씻고, 노는 데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던가? 가방 두 개 안에 들어갈 정도면 충분하고 넘쳤다.

방에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스피커를 연결해 음악을 틀어놓곤 했는데, 오늘은 일부러 정적 속에 있어봤다. 어쩌면 좋다고 틀어놨던 음악이 나에게 소음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별 생각 없이 소유하고 있던 것들, 생각하고 있던 것들, 행동하고 있던 것들이, 왜 그렇게 해왔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낯설게 바라보게 되었다. 혼자 쓰는 방에 사무용 의자는 왜 3개나 있으며, 창고에는 언제 끄적거렸는지 기억나지 않는 메모지들이 더미째 2년 넘게 있는지, 쓰지도 않는 화장품들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지. 왜 수도가 있는 방인데 정수기를 놓지 않고 컵을 들고 아랫층의 정수기로 왔다갔다하느라 집중력을 깨뜨리는지 그런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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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풍경을 살짝 비틀어 사물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적용한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일주일간 팀원들과 같이 지내며, 새로운 환경에서 깊은 교류를 하다 오니 집에 있는 나와 집의 공간이 낯설게 보인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좀 의도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줄이고 버리며 정말 중요한 것들을 더 드러나게 만들어야겠다. 오-피스 제주와 디스콰이엇 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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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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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Sungchul Shin
Iron Sungchul Shin

익숙하던게 낯설게 늦껴지던 그 순간의 감각이 결국 종한님께 영감을 주었군요! 다음에 그 이야기 자세히 들으러 갈께요!

박종한
박종한

여행이라는게 정말 영감을 주네요.... 완전 신기했어요 👍👍👍 다른 분들의 일화도 프레첼을 통해 듣고 싶네요!

Iron Sungchul Shin
Iron Sungchul Shin

곧 클럽에서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개설해보겠습니다!

박종한
박종한

너무 좋습니다!! 반응이 좋은 글은 글쓴이 인터뷰도 가시죠 ~!!

박종한
박종한

미니멀리즘 가야겠어요.. 저는 그 마법이 방금 시작되었는데 아마 내일모레면 완전히 풀릴 것 같아서 일단 물건 버리기부터 당장 하려고요 ㅋㅋㅋ 되돌릴 수 없는 흔적을 남겨야겠어요.

박종한
박종한

지금 당장 떠나요 ㅎㅎ

이종석
이종석

저는 이런 경험이 없어서 ㅎㅎㅎㅎ 여행은 그저 나를 위한 여행으로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모든 것이 홀가분 해지고 기분도 좋아지고 주변 모든 것들이 다 좋습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풍경을 살짝 비틀어 사물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적용한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이 단어는 자주 들어서 일고 있기는 한데 저에게는 나타나지 않네요. 아무튼 워케이션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으니 축하 드립니다.

곽명진
곽명진

홈플러스에서도 말했죠 빼는것이 플러스다~~~ 홈플러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