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만든 앱을 계속할지 접을지, 판정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연재의 2화다. 지난 화에서는 일주일 동안 지인 한 명과 매일 아침 같이 일을 시작해본 이야기를 썼다. 이번 화는 그 일주일에서 나온 메모를 가른 이야기다.
일주일 동안 메모가 일흔 개 쌓였다. 내가 쓰면서 적은 게 쉰한 개, 파트너에게 물어서 받은 게 열아홉 개.
주말에 전부 펼쳐놓고 고칠 것을 고르려고 했는데, 고르기 전에 가를 게 하나 있었다. 실제로 막힌 것과, 쓰다가 떠오른 것.
열네 개 중 대여섯 개
첫날 메모가 열네 개였다. 가르고 보니 실제로 막힌 건 대여섯 개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였다. 영상으로 얼굴 보면서 하면 어떨까, 지난 기록을 예쁘게 보여주면 어떨까, 공유 템플릿이 근사하면 좋겠다.
혼자 만들면 이렇게 된다. 쓰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같은 몸에 들어 있으니까. 앱을 쓰는 동안 나는 앱을 쓰고 있지 않았다. 다음 버전을 설계하고 있었다.
"있으면 좋겠어?"와 "돈 내고 쓸래?"
파트너 쪽도 비슷했다. 열아홉 개 중에 "이게 불편했다"는 몇 개 안 됐고, 대부분은 "이런 것도 되면 좋겠다"였다. 영상 통화, 채팅, 메모 기능. 듣다 보면 전부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질문을 바꾸니까 답이 달라졌다. "있으면 좋겠어?"에는 다들 그렇다고 한다. "돈 내고 쓸래?"라고 물으니 바로 아니라고 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진짜 답이 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었다
겪은 것만 고친다. 떠올린 것은 지우지 않고 이름만 적어서 다른 칸으로 옮겨뒀다. 나중에 필요하면 꺼내고, 지금은 손대지 않는다.
가르고 나니 열 개 남짓이 남았다. 일흔 개 중에서.
가장 큰 하나는 금요일에 있었다
지난 화에 금요일 얘기를 썼다. 일은 했는데 앱은 켜지 않았다고. 그때는 내가 느슨해진 거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그날 앱을 열지 않았다. 켜지 않은 게 아니라 열지 않았다. 아침에 생각도 나지 않았고, 폰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파트너 쪽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같이 일했는데, 금요일에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앱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앱은 누가 먼저 방을 만들어야 알림이 간다. 방이 없으면 보낼 알림도 없다. 그러니까 매일 아침 둘 중 하나가 "오늘 할래?"라고 말을 꺼내야 하루가 시작되는 구조였다. 그 역할은 내가 맡고 있었고, 금요일에 내가 멈췄다.
열 시에 하기로 해놓고 닷새 중 이틀만 지킨 것도 결국 같은 이유였다. 매일 "오늘은 몇 시에 할까"부터 다시 정해야 했으니까.
고칠 것은 정했다. 어떻게 고칠지는 다음 화에 쓴다.
정한 시간에 파트너와 방에 들어가 오늘 할 일을 적고 같이 타이머를 켭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 미루지 않고 시작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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