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할지 접을지 정하기로 했고, 그 전에 확인할 게 하나 있어서 일주일간 지인 한 명과 매일 아침 같이 일을 시작해봤다. 이 글은 그 판정 과정을 끝까지 기록하는 연재의 1화다.
만든 앱은 StartRoom이다. 정한 시간에 파트너와 방에 들어가서 오늘 할 일을 서로 적고, 같이 타이머를 켠다.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끼리 매칭해주는 구조로 만들었는데, 사람이 없으니 매칭 자체가 안 됐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모르는 사람 말고 아는 사람 한 명이랑 하면, 뭔가 다르게 느껴질까.
규칙은 단순했다. 9월 15일부터 평일 5일, 매일 아침 10시, 지인 한 명. 그동안 앱은 한 줄도 고치지 않았고, 매일 질문을 하나씩 했다.
첫날은 됐다
"이거 없었으면 몇 시쯤 시작했을 것 같아?"
"오늘보다 늦게 시작했을 것 같아. 집중이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시작은 했어. 일찍 시작해서 뿌듯해."
이 앱이 하려는 게 정확히 그거다. 집중이 아니라 시작. 나도 비슷했다. 상대가 지금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위안이 됐다.
안 된 것도 첫날부터 나왔다. 상대는 세션 중에 이모지를 여러 번 보냈는데, 알림이 없어서 나는 받은 줄도 몰랐다. 둘 다 폰이 아니라 노트북으로 일하다 보니, 세션을 켜둔 사실 자체를 잊었다.
그날 밤 내 메모에는 고치고 싶은 게 14개 적혀 있었다. 다시 읽어보니 실제로 막혔던 건 대여섯 개였고, 나머지는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였다. 겪은 것과 떠올린 것은 다르다. 이번 주에 가장 많이 한 일이 둘을 가르는 일이었다.
10시는 이틀만 지켰다
월요일 10시 5분, 화요일 오후 3시 반, 수요일 10시, 목요일 오후 1시. 약속한 시간에 들어간 건 5일 중 이틀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매일 같은 사람과 같은 시간에 하는데도, 앱에서는 방을 매번 새로 만들고 초대해야 했다. 전날 예약을 안 해두면 "언제 하지"를 그날 다시 고민하게 된다. 해보고 알았다. 약속된 시간이 강제성의 거의 전부였다.
10분이 아니라 5시간이었다
10분만 같이 버티면 흐름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만든 앱이다. 그런데 실제 세션은 6시간, 2시간, 8시간, 6시간이었다. 우리는 이걸 시작 버튼이 아니라 하루 종일 켜두는 작업 타이머로 썼다. 그러다 100분을 넘기자 타이머가 00:00으로 돌아갔다.
금요일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일은 했다. 그런데 StartRoom은 켜지 않았다. 습관이 아직 안 붙었고, 이미 조금 늦게 시작한 날이었고, 누가 먼저 열자고 하지도 않았다. 방을 여는 역할은 내가 맡기로 했었는데, 그날은 내가 느슨해졌다.
돌아보면 이 앱이 잡아줘야 하는 게 정확히 그 순간이다. 늦었고, 아무도 부르지 않고, 그냥 혼자 시작해버리는 순간. 그 순간에 앱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방을 열어야 할 사람이 열지 않았으니까.
제일 중요했던 질문
"나 말고 모르는 사람이었어도 똑같았을 것 같아?"
"친구랑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아는 사람이면 약간 압박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면 못 해도 괜찮을 것 같거든."
처음 만든 익명 매칭이 왜 안 됐는지가 이 한 문장에 들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었다
"돈 내고 써야 한다면 쓸 것 같아?"
"아니. 아직은 그냥 구글 밋 쓰면 돼."
다음 주에도 할 거냐는 질문에는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였다.
그래서 결론은, 아직이다
일주일 동안 알아낸 건 세 가지다. 시작은 됐다. 아는 사람이라서 됐다. 그리고 지금 앱 그대로 판정하면 앱이 아니라 결함을 재게 된다. 매일 방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보낸 이모지가 보이지 않고, 켜둔 걸 잊게 되는 앱으로 "사람들이 계속 쓰는가"를 물으면, 그 답은 결함에 대한 답이 된다.
그래서 순서를 정했다. 10월 말까지는 이번 주에 실제로 막혔던 것만 고친다. 떠오른 아이디어는 이름만 적어두고 전부 뒤로 미룬다. 그다음 친구끼리 짝지어 온 사람들과 판정 실험을 한 번 한다. 어떻게 판정할지는 미리 적어두었다. 결과가 나오면 그 기준과 함께 공개한다.
결론이 나면 여기에 쓴다.
11월 2일부터 2주간, 친구 한 명과 둘이 매일 아침 같이 시작해볼 분을 찾고 있다. 관심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정한 시간에 파트너와 방에 들어가 오늘 할 일을 적고 같이 타이머를 켭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 미루지 않고 시작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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