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도는데 왜 결제가 하나도 안 붙지?"
사장님이 보낸 메시지였다. 광고비는 나가고 있었고, 방문자 수도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결제는 비어 있었다. 결제창이 안 뜬다거나, 오류가 난다거나 하는 신고도 없었다. 그냥 조용했다.
숫자부터 쪼갰다
결제 시도 기록을 열었다. 시도 6건, 성공 0건. 이 숫자만 보면 "결제가 고장났다"가 된다. 하지만 전체 결제가 고장났다면 우리가 테스트할 때도 안 됐어야 했다. 사장님 폰에서도, 내 쪽 점검에서도 결제는 멀쩡히 됐다.
그래서 '어디서 들어왔는지'를 기준으로 다시 나눴다. 손님이 우리 페이지에 닿기 직전에 있던 곳 — 검색 결과인지, 인스타 광고인지, 틱톡인지. 그리고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 — 휴대폰인지 PC인지, 일반 브라우저인지 아닌지.
쪼개고 나니 선이 하나 그어졌다. 실패 6건은 전부 한쪽에 몰려 있었다. 인스타와 틱톡 광고를 보고 들어온 손님들이었다.
앱 안의 브라우저는 다른 세상이다
인스타나 틱톡에서 광고를 누르면, 사파리나 크롬이 켜지지 않는다. 앱이 자기 안에 작은 브라우저를 하나 띄워서 거기에 페이지를 보여준다. 이걸 인앱 브라우저라고 부른다. 겉보기엔 평범한 웹페이지지만, 진짜 브라우저가 할 수 있는 일 중 몇 가지를 못 한다.
그중 하나가 팝업이다. 새 창을 띄우는 동작. 우리가 쓰던 간편결제 수단 하나는 결제할 때 별도 창을 띄우는 방식이었다. 인앱 브라우저는 그 창을 막는다. 손님 입장에서는 결제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오류 메시지도 없다. 그냥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신고가 없었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손님은 '결제가 안 된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 사이트 좀 이상하네' 하고 나간다. 나가면 기록에는 시도 1건, 실패 1건만 남는다. 광고비를 써서 데려온 손님이, 돈을 내려다가 말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PC에서는 또 다른 길이 필요했다
확인해 보니 그 결제 수단은 PC에서도 팝업만 지원했다. 휴대폰처럼 앱으로 넘기는 방식이 없었다. PC 손님은 어차피 그 수단을 못 쓰는 상태였다.
그래서 길을 둘로 더 냈다.
하나는 QR 코드다. PC 화면에 코드를 띄우고, 손님이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휴대폰에서 결제를 이어가게 했다. 결제 자체를 환경이 멀쩡한 쪽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계좌이체다. 가장 원시적이지만 어떤 브라우저에서도 막히지 않는다. 팝업도, 앱 전환도 필요 없다.
결제 수단을 '좋은 것 하나'로 통일하려던 생각을 접었다. 손님이 서 있는 자리가 제각각이면, 길도 제각각 나 있어야 했다.
그런데 계좌이체에서 또 하나가 샜다
계좌이체는 막히지는 않았지만, 다른 틈이 있었다.
손님이 입금을 하면 우리 쪽에 입금 확인 신호가 들어온다. 그러면 결과 화면을 열어준다. 문제는 그 신호가 '지금 그 화면을 보고 있는 손님'에게만 닿도록 돼 있었다는 점이다.
기록을 보니 이런 손님이 있었다. 입금을 했고, 13초 뒤에는 이미 대기 화면을 떠나 무료 화면에 가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결제를 하려고 했다. 손님 입장에서는 돈은 보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으니,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13초다. 입금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13초는 길지 않다. 그런데 우리 구조는 그 13초를 버텨야만 결과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었다. 화면을 벗어나면 결과가 공중에서 사라졌다.
이건 결제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구조의 문제였다. 결과는 화면에 매달려 있으면 안 되고, 주문 자체에 붙어 있어야 한다. 손님이 어디에 있든, 다시 돌아오면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메이커에게 남기는 한 가지
결제가 안 될 때 '결제가 고장났다'로 보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우리도 전체 숫자만 볼 때는 원인을 못 찾았다.
보이기 시작한 건 손님이 어떤 환경에서 왔는지로 쪼갰을 때였다. 인스타에서 왔는지, 검색에서 왔는지. 휴대폰인지 PC인지. 앱 안의 브라우저인지 아닌지. 같은 버튼이 환경마다 다르게 동작한다는 걸 전제로 깔아야 한다.
특히 광고를 돌리는 서비스라면 더 그렇다. 광고로 들어온 손님은 대부분 앱 안의 브라우저에 있다. 즉 돈을 써서 데려오는 손님일수록 결제가 막히기 쉬운 자리에 서 있다. 가장 비싼 손님이 가장 좁은 길로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내가 쓴 방법은 단순하다. 결제 실패 기록에 '어디서 왔는지'와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를 같이 남겼다. 이 두 줄이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도 결제 수단만 바꿔 끼우고 있었을 것이다.
결제는 기능이 아니라 통로다. 통로는 어디가 좁은지 직접 재봐야 안다.
다음에는 블로그를 하루 3편에서 1편으로 줄인 이야기를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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