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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

세컨드브레인은 어떻게 슈퍼 세컨드브레인이 되는가 | 백서 4장

기억을 맡기던 AI가 언제부터 나를 대신해 경험을 쌓기 시작할까요? 메모·거울·조언자·대리인을 거쳐 슈퍼 세컨드브레인으로 옮겨가는 다섯 단계와, 경험의 양이 교차하는 순간을 살펴봅니다.

세컨드브레인은 어떻게 슈퍼 세컨드브레인이 되는가 | 백서 4장

메모에서 거울로, 조언자에서 대리인으로, 그리고 그 너머

돌아보면 변화는 한 번에 오지 않았다. 계단이 있었고, 나는 한 칸씩 올라갔다. 칸마다 그럴듯했고, 편리했고, 되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그림 7. 다섯 칸의 계단. 칸마다 AI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 달라진다.

그림 7. 다섯 칸의 계단. 칸마다 AI가 나에게 건네는 말이 달라진다.

첫 번째 칸, 메모. 부탁은 단순했다. 기억해줘. 회의 내용을, 그 사람의 이름을, 내가 했던 약속을. 이 단계의 AI는 성실한 서기다.

두 번째 칸, 거울. 기록이 충분히 쌓이자 AI가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최근 석 달 동안, 금요일 오후에 내린 결정을 월요일에 뒤집은 일이 네 번 있었습니다.”

나는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 기록이 패턴이 되었고, 패턴이 나를 비췄다. 불편했고, 정확했다.

세 번째 칸, 조언자. 패턴을 아는 존재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당신이라면 이 제안은 거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롤로그의 그 장면이다. 피곤한 날의 나보다 기록 속의 내가 더 나다웠고, 조언을 따르면 후회가 적었다.

네 번째 칸, 대리인. 조언이 열 번 중 아홉 번 맞으면 사람은 묻는 일을 그만둔다. 승인 버튼을 누르는 것이 요식 행위가 되고, 어느 날부터는 버튼도 누르지 않는다. “제가 대신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그래”라고 답한 날을 나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만큼 자연스러웠다.

다섯 번째 칸. 네 번째 칸까지는 양의 변화다. 더 많이 기억하고, 더 정확히 비추고, 더 자주 맞히고, 더 많이 대신한다. 다섯 번째 칸은 성격이 다르다.

두 선이 교차하는 날

그림 8. 개념도. 실제 수치가 아니라 두 선의 관계를 그린 것이다.

그림 8. 개념도. 실제 수치가 아니라 두 선의 관계를 그린 것이다.

내가 하루에 만들어 내는 경험에는 천장이 있다. 하루는 24시간이고, 나는 한 번에 한 곳에만 있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다.

에이전트 군단에는 그 천장이 없다. 열 개가 백 개가 되고, 저마다 동시에 사람을 만나고 일을 처리한다. 그들이 만드는 경험의 양은 어느 날 내가 만드는 양을 넘어선다.

그날 이전의 SSOT는 나에 대한 기록이었다. 에이전트들은 내 기록을 읽고 일했다.

그날 이후의 SSOT에는 내가 겪지 않은 경험이 더 많다. 내가 만난 적 없는 사람과의 대화, 내가 가 본 적 없는 현장, 내가 내리지 않은 결정과 그 결과. 그런데 그 경험들은 모두 나의 가치관으로, 나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나의 경험이라고 부르기는 망설여지는데 달리 부를 이름도 없는 경험들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뇌에 하루치 경험을 올려 보낸다. 다른 에이전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슈퍼 세컨드브레인은 AI가 나를 많이 아는 상태를 가리키지 않는다. AI 군단이 나보다 더 많은 ‘나의 경험’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상태다.

《슈퍼 세컨드브레인》 백서 4장을 나눕니다. 원문: https://hanulssb.tistory.com/5 . 도표는 백서 원본입니다. AI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과 실행을 맡기는 일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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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억을 돕는 단계를 넘어 내 일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같은 질문을 이야기로 풀어낸 《슈퍼 세컨드브레인》 웹툰 1화를 네이버웹툰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bit.ly/ssb-dq-wp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