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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꿈해몽 결과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끝줄에 낱말 하나만 떨어지면 AI가 만든 티가 난다."

나는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문장은 맞았고, 맞춤법도 틀리지 않았고, 내용도 손님이 읽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사장님은 글자를 읽은 게 아니라 글자가 놓인 모양을 본 것이었다. 화면 맨 아래, 한 줄짜리 문단의 끝에 낱말 하나가 혼자 떨어져 있었다. 그 한 낱말 때문에 문단 전체가 어딘가 기계가 뱉은 것처럼 보였다.

'행운4종세'와 '트'

더 심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어는 브라우저(웹 화면을 그리는 프로그램)의 기본 설정대로 두면 낱말 중간에서도 줄이 바뀐다. 영어는 단어 사이에 띄어쓰기가 있어서 거기서만 끊기지만, 한국어는 글자 하나하나가 끊길 수 있는 자리로 취급된다.

그래서 '행운4종세트'가 '행운4종세'와 '트'로 쪼개졌다. 윗줄 끝에 '행운4종세'가 있고, 아랫줄 맨 앞에 '트' 한 글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손님이 읽을 때 눈이 한 번 멈춘다. 멈추는 순간 내용이 아니라 화면이 보인다. 사장님이 말한 '티'가 바로 그거였다.

원인은 단순했다. 나는 글자를 쓰는 데만 신경 쓰고, 그 글자가 폭이 좁은 휴대폰 화면 안에서 어떻게 접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글을 쓰는 일과 글을 배치하는 일을 따로 두면 이런 구멍이 생긴다.

기본값을 바꿨다

두 가지를 모든 문단에 기본으로 깔았다.

하나는 낱말 단위 줄바꿈이다. 줄이 바뀔 때 낱말 중간을 끊지 말고 띄어쓰기 자리에서만 끊으라고 지정하는 설정이다. 이걸 켜면 '행운4종세/트' 같은 일이 사라진다.

다른 하나는 줄 길이 균형이다. 문단이 두세 줄로 접힐 때, 윗줄만 꽉 차고 끝줄에 낱말 하나만 남는 모양 대신 줄마다 길이를 고르게 나눠 주는 설정이다. 사장님이 처음에 지적한 그 장면이 이 설정으로 상당 부분 정리됐다.

중요한 건 이걸 '문제가 보이는 곳에만' 넣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군데씩 고치면 새 화면을 만들 때마다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긴다. 그래서 문단 기본 스타일 자체에 넣었다. 앞으로 내가 무심코 문단을 하나 더 추가해도 자동으로 적용된다.

그래도 사람이 손으로 나누는 자리가 있다

설정으로 다 되지는 않았다. 설정은 줄 길이를 맞춰 줄 뿐, 뜻이 어디서 끊기면 안 되는지는 모른다.

예를 들어 제목처럼 짧고 또박또박 읽혀야 하는 문장은, 기계가 고르게 나눈 자리가 의미상으로는 어색할 때가 있다. 사람이 소리 내어 읽을 때 숨을 쉬는 자리와 다르다. 그런 곳은 내가 직접 줄바꿈 자리를 지정했다. 읽는 사람이 끊어 읽을 만한 자리에서 끊는다. 규칙은 그것뿐이다.

자동 설정은 바닥을 깔아 주는 것이고, 손으로 나누는 건 중요한 몇 줄에만 쓴다. 전부 손으로 하면 유지가 안 되고, 전부 자동으로 하면 제목이 어색해진다.

판정은 코드가 아니라 눈으로 한다

여기서 한 가지를 바꿨다. 줄바꿈이 제대로 됐는지를 코드로 검사하지 않기로 했다. 글자 수를 세거나 조건을 따져 봐야, 실제 화면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는 알 수 없다.

대신 실제 휴대폰 폭으로 화면을 찍어서 눈으로 본다. 360px과 412px, 두 가지 폭이다. px은 화면 점의 개수를 세는 단위인데, 360은 작은 휴대폰, 412는 흔한 크기의 휴대폰 가로 폭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두 폭에서 화면을 이미지로 찍고, 끝줄에 낱말 하나만 떨어진 곳이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이 방법은 느리다. 대신 틀리지 않는다. 사장님이 처음 문제를 발견한 방식과 같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가짜 굵게

같은 날 사장님이 하나 더 지적했다. 어떤 글자가 겹쳐 보인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글꼴이었다. 우리가 쓰는 글꼴 중에 굵기가 한 가지뿐인 게 있었는데, 거기에 '굵게'를 걸어 둔 자리가 있었다. 글꼴에 굵은 버전이 없으면 브라우저가 알아서 글자 테두리를 조금 두껍게 덧칠한다. 이걸 가짜 굵게라고 부른다. 원래 있는 굵은 글꼴을 쓰는 게 아니라 흉내를 내는 것이라, 획이 많은 한글에서는 획끼리 붙어서 뭉개져 보인다.

줄바꿈 문제와 뿌리가 같았다. 둘 다 내가 지정하지 않은 부분을 브라우저가 알아서 처리했고, 그 기본 동작이 한국어에 맞지 않았다.

남기는 교훈

브라우저의 기본값은 한국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줄바꿈도, 굵게도 그렇다. 내가 아무것도 지정하지 않으면 브라우저가 알아서 처리하는데, 그 '알아서'가 한국어에서는 종종 어색한 결과를 낸다. 지정하지 않은 건 괜찮은 게 아니라, 남이 정한 값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건 코드를 읽어서는 안 보인다. 실제 폭의 화면을 띄워 놓고 눈으로 봐야 보인다. 사장님은 코드를 못 읽지만 화면은 누구보다 잘 본다. 품질 검사에서 그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다음에는 프롬프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이 단어는 쓰지 마'라고 분명히 적어 둔 명사가, 어떻게 결과물에 다시 나타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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