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엽

정호엽님의 아티클

정호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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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회의록을 사안 단위로 다시 엮는 ‘잘하나’를 만들고 있습니다. 점수와 순위 대신, 기록과 원문을 연결합니다.

공개되어 있는데, 왜 읽을 수 없을까

지방의회 회의록은 이미 모두 공개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몇 년 동안 어떻게 논의됐는지 알고 싶으면

수십 개 회의록을 직접 찾아다녀야 합니다.

처음에는 검색을 잘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만들다 보니 검색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이야기가 여러 해,

여러 회의,

여러 사람의 발언에 흩어져 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회의록을 한 건씩 보여주는 대신,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 읽을 수 있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거제의 국가정원 이야기는,

한두 번의 회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업을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장소와 방향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계획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 과정을 알려면 서로 다른 시기의 회의록을 계속 오가야 하고

이렇게 흩어진 기록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 봅니다.

어디서 이야기가 시작됐는지,
그동안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무엇을 두고 의견이 갈렸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대신 그 과정에서 한 가지는 지키려고 했습니다.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판단하지 않기

회의록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나 정책에 점수를 매길 자격까지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잘하나는 점수나 순위를 만들기보다
읽을 수 있는 기록을 만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내용은 다시 실제 회의록으로 돌아가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AI와 코드는 사람이 읽기 어려운 양의 기록을 부지런히 읽는 데 쓰고,
무엇을 보여줄지와 어떻게 말할지는 다시 사람이 살펴봅니다.

아직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나고 자란 거제의 회의록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조금씩 더 많은 의회의 기록을 읽고 있습니다.

공개되어 있다는 것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잘하나는 그 사이를 메워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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