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연
저는 주말 오전에 쿠팡이츠를 자주 이용합니다. 주문하는 식당과 메뉴도 대체로 동일합니다. 그래서 주문 금액이 눈에 익어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결제 금액이 더 저렴하게 느껴졌습니다. “착각인가? 쿠폰이 적용됐나? 어쨌든 저렴하면 좋지 뭐”라는 생각에 평소보다 더 기분좋게? 결제를 완료했습니다.
이후에 결제 금액이 매번 다른 것을 인지하고 결제 화면을 살펴본 뒤에야 금액이 저렴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보유한 쿠팡 캐시가 자동으로 모두 사용하도록 설정되어 있었고, 캐시만큼이 차감된 최종 결제 금액을 보면서 저렴하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최종 결제 금액이 워낙 강조되어 있어 쉽게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 돈을 사용해 스스로 결제율을 높이고 있던 것이었죠.
* 쿠팡 캐시 = 쿠팡에서 구매 시 일정 %로 적립해 주는 포인트
얼마 전 소비자 심리학 관련 영상에서의 “가격은 격렬한 고통을 수반한다”라는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MRI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가격을 지각하는 행동이 뇌에 극심한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가격 표시 방법에 따라 고통의 정도가 달라져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60,000원 vs 16만 원 두 가지 표시 방법 중에서도 전자에서 고통의 크기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쿠팡이츠가 실행한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사용자의 보유 포인트로 최종 결제 금액을 낮춘다. 2) 사용자가 최종 결제 금액에만 집중하도록 만든다. 명확히는 가격 표시 방법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의 고통을 줄이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동 캐시 전체 사용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캐시는 어차피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 이런 불만이 많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결제율이 높아지는 이득이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심리라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위 내용을 알고서도 여전히 실제 결제 금액이 저렴해졌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마침 운영하는 서비스의 결제율 개선이 고민이라 사용자에게 고통을 주는 영역이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이신 서비스에 결제 단계가 있다면 아래 내용을 점검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현재 가격 표시 방법이 사용자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진 않나요?
📌 표시 방법을 어떻게 바꾸면 현재보다 고통을 줄일 수 있을까요?
📌 가격 표시 방법 외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