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밥트레인 (1) - 경력 0년차의 비영리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선정 후기
이 글은 식품 기부 문화 개선 및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 “밥밥트레인”의 여정을 담은 수기입니다. 단체 설립부터 식품 기부 모바일 앱 “밥뿌”를 개발하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해당 프로젝트(밥뿌)는 아산나눔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는가?]
현재 프로젝트 마감까지 3주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비영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문제 정의, 가설 및 예산안 구체화와 서류 작성, 피칭, 질의 준비를 하고,
팀원을 모아 드림팀을 꾸리고 역할을 배분하고, 조직문화를 정의하면서,
법률 검토나 행정 업무, 그리고 세무 업무를 알아보고,
회사 밖에서 정말 0부터 개발해보고 ,
영업 자료를 만들고 콜드 메일을 보내어 미팅을 준비하고,
피봇까지 몇 차례 진행하면서 팀원들에게 이를 어떻게 알릴지 고민했던,
그리고 이 모든게 현재 진행 중인! 배움과 도전의 연속이었던 지난 4개월의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고자 한다.
[뜻밖의 여정]
회사원으로 일상을 보내던 중 아산나눔재단에서 주최한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https://asan-nanum.org/notice/2024-2nd-nonprofit-startup/
어차피 회사에 몸 담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부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영리 목적이 아닌 "비영리단체(NPO)"를 운영하면서
사회 혁신 아이디어를 가지고 가설 검증을 하는 것이 목적
활동 경력이 없는 미설립 팀, 즉 사이드 프로젝트도 지원이 가능
하다는 특징이 있었기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지원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초기 제안 아이디어: 급식 잔식 기부 활성화 방안]
제안한 주제는 “음식물 선순환을 위한 안전한 급식 잔식 기부”였다.
음식물 폐기 문제에 대해서는 고등학생때부터 관심이 많았다(관련 법제정 서명운동을 추진한 적도 있다).
밥을 정말 좋아했기에 대학 4년 동안 급식봉사를 했었고, 이 경험을 통해 식품 위생 안전 문제의 중요성 또한 체감하였다.
따라서 “음식물 폐기”와 “식품 안전” 두가지 키워드에 집중하여 잔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였다.
현재 안전상의 이유로 급식 잔식은 외부 반출이 법적으로 제한되어있어 기부가 쉽지 않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잔식을 폐기하기 보다는 급식소에서 보관 한 후,
저녁 시간에 아동급식카드 대상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하였다.
잔식을 급식소에서 보관 후 재배식하게 된다면
반출하지 않기에 교차오염 위험이 적고
음식물 폐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아동급식카드는 한끼당 약 8000원이 지원되는데 물가상승과 낙인효과 문제로 식당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또한 결제 대금을 수익으로 인건비 및 사업유지비를 충당하여
지속가능한 잔식 기부 모델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기획(문제정의, 목적, 실행안, 기대효과, 예산안 등의 세부 내용을 포함한다.)으로 옮겨서 적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들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조리 음식을 배식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어서 사례가 딱히 없었고,
국내에서는 학교 행정과 관련된 것들이라 정보가 완전히 오픈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보니
이 프로젝트가 어떤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적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심지어 어디까지가 관련 법률인지 알기도 어려웠다.
메인 주제는 "기술을 이용하여 버려지는 잔식을 공동체 내에서 매칭하자!" 로 잡고 세부 틀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큰 목표는 세 가지로 삼았다.
1. 학교 몇 곳을 표본삼아 개방을 하고 잔식을 배식하되, 플랫폼을 만들어 식수 공지 및 예약 기능을 넣는다.
2.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스케일업했을 때, 모든 학교를 팀에서 관리하기 어려우므로 1번의 효과를 입증하여 급식 자체를 반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 (현재는 푸드뱅크 기부만 합법)
3. 급식을 결제한 수익금은 서버/DB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냉동 탑차 구입에 활용한다.
[서류전형 통과 및 발표 심사]
무려 160개 팀이 지원하였고 대부분 몇 년간의 경력을 가진 기설립 단체들이었으나 놀랍게도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총 16팀이 서류 전형에 선발되었고 이 중 10팀이 최종 선정된다고 하였다.
발표 심사는 7분간 아이디어 발표 후 8분간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예상대로 두 가지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 질문이 들어왔다.
경력도 없고 상근 인원도 없는 (동아리 같은) 단체인데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가?
—> 실력은 확실하다. 사회에 1인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신청했으며, 전업에 버금갈 만큼 투자하고 몰두할 것이다.
만약 식중독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회사에서는 급식이 남으면 포장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뛰어난 급식 시설이 아닌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되다 보니 법이 달라서 가능한 것일 뿐, 냉장/보온 시설에 계속 들어가 있는 잔식이 오히려 더 안전할 것이며 보험에 가입하여 위험을 최소화하겠다.
이후 여러 법률 전문가, 교육청 학교 관계자들의 자문을 통해 식중독뿐만 아니라 학교시설 대여 및 급식 인력 부족 등 다양한 문제로 초기 아이디어는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지만, 최종 선정되어 프로젝트 진행하게 되었다.
이렇게 회사 동료와 대학 동기들로 구성된 5명의 동료와 4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NPO이기 때문에 당연히 풀열정노페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기술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보고자 선뜻 모여준 팀원들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시작했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굉장히 만족스럽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물론 어려움도 많이 있었고, 남은 기간에도 난관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로 기록해 보려고 한다.
보다 쉽고 재밌는 식품 기부를 돕는 모바일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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