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3대 함정
며칠 전 15번째로 함께 팁스를 준비한 기업의 최종 선정 발표가 났다. 이런저런 이유로 발표가 밀려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되어 개인적으로 팁스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100%의 선정률을 유지하고, (최대 15억원을 지원하는 신설 프로그램인) 딥테크 팁스 선정 레퍼런스를 더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는 기록이지만 돌이켜 생각을 하면 “운이 좋았다”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당연히 선정되어야 하는 좋은 기술 기업들만을 클라이언트로 만났고, 그렇기에 내가 한 일은 당연히 선정되어야 하는 기업들이 선정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를 막아주는 것 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런 최악의 경우는 생각보다 종종 발생한다.
그런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해, 팁스에 한정되지 않고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에서 흔히 보이는 아쉬운 점을 짧게 적는다.
전문가의 함정
“교수님이/동료 연구진이/업계 전문가들도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는 것은 함정이 많다. 짧게 말하면, “그래서요?”라는 질문을 되묻게 한다. 기술 자체가 획기적일 수는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이 (개발 관점에서) 차별적인 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 심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래서 이 기술이 어떻게 비즈니스적인 효용을 갖는가이다. 투자자들은 이 기술을 통해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강조하는 기술 격차가 어떤 식으로 시장 내 독점우위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기술에 대해 더이상 알고싶어하지 않는다.
자기 확신의 함정
디스콰이엇에 적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창업이 (나에게는) 할만 할 것’이라는 믿음은 큰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할 수도 있다. 앞서 적은 것과 같은 차별적인 기술 역량을 갖춘 창업가라면, 기본적으로 능력자들일 것이다. 그래서 창업과 비즈니스에 대한 자료를 읽는다면 다른 이들보다 쉽게 이해할 것이고, 어쩌면 쉽게 초기 지표들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마약처럼 나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창업은 굉장히 낮은 확률의 게임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적인감각과 실력과 운이 모두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그런 부분에 스스로 강점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연관 업체에 기술/솔루션 자체를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열심의 함정
연구자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하다. 지리한 학습의 과정을 거치고 파고 들어야 하는 업의 특성 상, 참고 인내하는 데에 강하다. 그러나 창업은 끊임없는 포기의 과정이다. 한정된 리소스를 활용하여 어떻게 우선순위를 매길 것인지, 어떤 시점에서 회사의 전략을 바꿔야 할 것인지, 이 시장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것은 결국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를결정하는 과정이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열심은 기본이다. 그러나 열정을 쓸 수 있는 효율적인 길을 찾자. 창업 멘토링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나 또한 냉정한 자본시장에서 매번 깨지며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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