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도 당신이 기업가입니까?
요즘 짬짬이 초등학교 5학년 수학과외 봉사 중이다.
학생의 취미는 (요즘 초딩들 다 그렇듯) 모바일 게임. 게임은 주로 아이패드로 한다.
그런데 설치한 모바일 게임 갯수를 듣고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아이패드에 설치된 게임이 100개가 넘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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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게임하느라 밥거르기 일쑤. 학교 공부는 뒷전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부모님이 방치해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 in이 아이가 유독 자제력이 부족해서?
나는 이 사태가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고 가르쳐온 놈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삼게 되면 기업가 정신이 ‘극도의 Monetizing 마인드셋’과 다를 바 없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 이딴 소리 하게 되는 거다.
이게 왜 문제냐고?
고객 = 사람 = 동물(짐승)이다. 고객들이 반응하는 것 중 상당수는 짐승들이 반응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SEX SELLS (‘성’은 무조건 팔린다) 라는 말도 있는 거고, 온리팬스가 아마존, 애플, 구글, MS보다 생산성 좋은 초거대기업이 되는 거다.
(참고로 온리팬스의 2023년 직원 수는 42명. 직원 1인당 순수익은 410억원.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13-28배. 이걸 전부 온리팬스 경영진의 우수한 경영 능력 덕택으로 설명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가? 진심으로?)
온리팬스 뿐만 아니라 다 비슷비슷하지 않나.
어떻게든 한 영상이라도 더 보게 만들려고 썸네일로 낚시하고, 다크패턴으로 속여가면서 돈내게 만들고, 1분이라도 더 붙잡아두려고 자극적인거 띄우고 있는 게 요즘 ‘트렌드’이지 않나.
(타 회사의 다크패턴을 레퍼런스삼아 공부하고, 더 교묘하게 따라하던데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그래. 나도 학부 1학년 수업시간에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어딘가 늘 찝찝했다.
‘밥을 먹는 목적은 맛’이라는 말이랑 똑같다고 생각했다.
곱씹어볼수록 찝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밥을 먹는 목적은 생존이고, 맛은 부수적인 요소 아닌가 싶었다.
내 생각에 기업의 진짜 목적은 ‘더 나은 미래의 현실화’이다.
기업의 목적은 ‘더 나은 미래의 도래를 앞당기는 것’이고, 이윤창출은 부수적인 것 아닌가 싶다.
더 나은 미래를 현실화하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인력도 필요하고, 사무실도 필요하니까 돈이 필요한 것뿐이다.
‘기업가’라는 사람들이 고객의 니즈를 최우선 가치삼아 회사 운영하면 안된다.
고객의 니즈 운운해야하는 사람들은 CPO랑 기획자들이지, 기업가들은 그러면 안된다.
기업가라면 스페이스엑스나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이지, 온리팬스에 시간 쏟는건 아니라는 말이다.
피터 틸도 말하지 않았나. ‘우리가 원하던 건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였지, 140자(트위터)가 아니었다’고.
다시 내가 가르치는 초딩의 예시로 돌아와보자.
이 친구 아이패드에 설치되어있는 100개의 게임과 잃어버린 집중력은 누구 탓인거냐.
그걸 걔 부모님 탓, 유전자 탓만 할 수 있는거냐?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라고 말하는 자들과 열성 추종자들의 환상적인 티키타카가 만들어낸 걸작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이윤 창출, 더 강력한 고객의 lock-in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있으니까 초딩 아이패드가 저 지경이 됐지)
하지만 맹자 선생님 말씀을 곱씹어보고 그게 올바른 삶의 의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화살을 만드는 이는 사람을 해치는 방법을 고민하고, 갑옷을 만드는 이는 사람을 구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화살을 만드는 이가 되지말고, 갑옷을 만드는 이가 되어라.”
(제가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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