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하게 서비스를 깎다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스타트업은 뾰족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죠. 그래서 더 뾰족해지도록 계속 깎아왔던 지난 과정을 한 번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디어->프리토타이핑->유저 인터뷰->MVP)
작년 가을에 '거대한 디자인 커뮤니티로 뭘 할 수 있을까요?'란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게 작년 가을이라니 믿기지 않네요
그 사이 틈틈히 2개 아이디어로 프리토타이핑을 진행해봤습니다. (Instagram과 Typeform을 사용, 비용은 총 150만원 정도 사용)
Typeform 결과는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서비스 소개를 담은 인스타 페이지를 만들고 프로필 링크의 설문을 작성하면 가장 먼저 알려준다고 하는 흔해 빠진 방식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2만명 노출 중 1460명이 프로필까지 따라왔고, 778명이 링크를 클릭해서 144명이 설문을 마쳤습니다. 각각 7% / 53% / 19% 정도 되겠네요.
분명 5분 안에 끝나게 설계했는데 왜 16분이나 걸리셨을까요
이게 충분한 숫자인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1개보다는 휠씬 좋았어요. (3% / 45% / 10%)
그래서 그냥 해보기로 했습니다.
선택된 아이디어는 '클라이언트가 디자이너가 준 시안에 대해 더 효율적인 의사 결정과 내부 보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디자인 평가 리포트 SaaS' 였습니다. 디자이너과 비디자이너들을 이어주는 오픈 서베이 + 구글 애널리틱스를 생각했던거죠.
영 디자이너 / 베테랑 디자이너 / 스타트업 담당자 / 대기업 담당자 - 총 4개 페르소나로 설문을 진행. Typeform에서 각각 다른 Logic을 설정할 수 있는건 좋았지만, UX가 직관적이진 않았음
그런데 현업에 계신 디자이너분들과 인터뷰 하다보니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과연 기업 담당자가 외부 서비스에 돈까지 주고 본인의 일과 권한을 맡기려고 할까?' 특히 제가 현업에 있을 때 실무자가 컨펌한 시안이 가장 마지막에 윗선에서 뒤집어지는 경험들을 했기 때문에 더 그랬어요.
그러던 와중 EO에서 우연히 이런 영상을 봤습니다.
사수가 없으면 다른 회사에라도 이메일 보내서 물어보라는 전투적인 조언을 주시는 중
저와 연관된 스타트업에서도 이런 상황을 많이 봤거든요. 보통 디자이너가 1명 밖에 없는 경우가 많고 만약 시니어 디자이너가 있더라도 풀타임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디자인 과정의 상당수가 의사 결정에 달려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주니어는 여러 선택지 안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반면, 제 주변 20년 이상 디자인 하신 분들은 본인은 매너리즘에 빠져있더라도 영 디자이너들 작업에 피드백 주시는건 좋아하시고 잘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짬바가 있으니까요 단지 그게 계속되다보니 요청이 너무 와서 현타가 오셔서 돈을 받으시거나 그만 두시는 경우를 보기도 했습니다.
일단 시작은 이 둘을 연결해 줄 수 있다면 어떨까?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적절한 보상과 지위 시스템만 만들어준다면 어떤 플라이휠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제 첫글에 의견을 주신 @S W I 님의 도움도 컸습니다)
보상 시스템과 지위 시스템을 기획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책.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그렇게 계속 깍여나가던 아이디어는 결국 저번달부터 MVP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백앤드는 끝났고 프론트도 60% 정도 완료되었어요. 6월 초에 국내 모 유명 대학에서 교수님과 학생들 협조를 받아 MVP 테스트를 할 수 있게도 합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너무 깍인게 아닐까'와 '내가 검증하고자 했던 가설이 이걸로 충분히 검증될까' 사이에서 매일 고민합니다.
'뾰죽함'은 중요하지만 이제 시대는 MVP라도 허접한 프로덕트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가 된 거 같기도 하거든요. Red Antler 같은 곳을 보면 더 그런 거 같고요.
그럴 때마다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서 YC의 현 대표이자 트위치의 파운더인 이 형의 실제는 저보다 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을 되새깁니다. 'Don't Fall in Love with your MVP.'
목욕할 때 보면 좋습니다
그래서 이제 지금 제작 중인 서비스를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네요.
일단 목욕부터 하고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이어서 적어 보겠습니다.
모든 창업자분들 응원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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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제작중인 서비스 모습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디스콰이엇에서 늘 도움 받고 있어서, 제 경험도 이어서 공유해보겠습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 !!
저도 응원해요 Zim님!
감사합니다 종한님!
Zim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75에 선정 되었어요 :) https://stib.ee/Y2f7
🫡🫡🫡
2달만에 그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서울디자인소사이어티'를 앱스토어에서 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