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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택
오성택 ·

실패회고.1 문제정의는 절대 만능이 아니다.

지난 포스팅에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남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느꼈던 것들을 담백하게 풀어내보겠습니다.


저는 세계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갈 수 없습니다.

막연하고 허황된 목표입니다. 왜 일까요?, '세계 여행'을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한바퀴 돈다. 단 10개 국가만 공항 밖에서 여행한다.
  • 10개 국가에서는 매일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에서 자고 싶다.
  • 기간은 2년으로 하되, 돌아왔을 때 현재 수익의 70%를 유지하고 싶다.

문제와 제한 조건을 정의하면 '전략'과 '할 일'이 생기게 됩니다.


회사는 타겟하는 시장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익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시장에서 명확한 문제를 잘 소유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조직이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임팩트 조직 역시 같습니다.

특정 사회문제에서 미션을 찾아 브랜드를 구축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당사자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다행히 최근 ESG 트렌드로 인해 비영리 섹터에서의 초기 투자가 조금은 더 원활해진 것 같습니다.


문제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상태에 어긋나는 현재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현재 상태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drill down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현상'의 근본원인을 찾고 문제를 수치화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임팩트 조직에서 사회문제를 정의할 때는 조금 더 과하게 '명확'하고 냉철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과 당사자에 대한 진정성과 같은 부분을 고려해야하기 때문도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우리는 자원과 기회가 부족한데 사회문제는 너무 큰 이야기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를 사회문제라고 합니다.

  1.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 (온난화, 난민, 교육불평등)
  2. 당사자가 소수일지라도 그들의 생존에 심각한 결핍과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무연고 독거노인)
  3. 문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하여 개인의 노력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 (폐쇄적 조직문화: 태움 등)


우리는 Secondary Research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다양한 요소를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포괄적인 이해를 돕는 측면에서 유효합니다.

  • 임팩트 벤처나 사회적 기업에게는 비즈니스의 당위성에 대한 준거가 될 것입니다.
  • 또한 학술, 정책 개선, 인식 제고, 기부금 모집 등 거시적인 해결책 마련에 도움이 되겠지요.


리서치에서 찾은 데이터들은

  • 문제의 역학관계에 대한 구조도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 우리 사회가 관심과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 Why를 주장하는데 활용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위성', '요소 파악'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음 문장 중 솔루션 도출이 가능한 문제정의는 무엇일까요?

  1. 대한민국 소방관의 PTSD 유병률 5.1%, 소방관 자살자는 현장활동 순직자의 3배
  2. 유발환경에 불가항력으로 노출됨에도 예방과 관리보다 진단과 치료에 집중한 소방관 PTSD 정책
  3. 문제 당사자인 소방관과 가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정책
  4. 소방관의 소명의식과 PTSD에 대한 안정장치가 양립하지 않음


다소 철학적으로까지 보이는 문장들, 발생한 '사실', 지표로 나타낼 수 없는 변수들이 보입니다.

아래의 자료만 가지고는 문제를 바라보는 접근 방향을 정할 수는 있어도

Product의 핵심 가치나 유저에게 필요한 기능을 정의할 수 없을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솔루션에 활용하며 팀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이 되는 문제정의를 할 수 있을까요?

파악한 여러 원인을 포괄하는 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 문제정의가 아니다.
한 문장의 각 단어들을 아주 명확하게 정의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문제정의다.

조금 더 풀어서 쓰면

문제정의는 아래의 요소들을 리서치를 통해 정의하고 또 정의하고, 또 정의하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 당사자가
  • 특정 환경에 의해서 겪고 있는
  • 세부적인 문제를
  • A 수준에서 B 수준까지 개선하겠다.


eg, 어떻게 하면 소방관이 익명으로 동료상담사에게 온라인 상담할 수 있는 접근성을 늘릴 수 있을까?

  • 소방관: 연령, 성별은?, 보직은?, PTSD 위험 수준은?, 지역은, 소방관서-센터-지역대 규모는?
  • 익명: 익명을 보장받는다고 인식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다른 지역 동료상담사면 익명이 보장되는가?
  • 동료상담사: 소방관 경력 n년 이상?, 대상 소방관과 동일한 보직만?, 동료상담의 정의는?
  • 상담: 공인 상담 자격을 갖춘 상담사에게 5회기 이상의 상담?, 상담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
  • 온라인 상담: 전화?, 메일?, 텍스트 상담을 하려면 본인의 마음을 글로 정리해야하는데, 애초에 PTSD로 인해 혼란스러운 마음이 글로 정리가 가능한가? 무엇이 온라인 상담이지?
  • 접근성을 늘린다: 접근성이란 무엇인가, 지금 접근성은 몇 %이고, 이걸 어떻게 몇% 늘릴 것인가?

현재 n건인 연간 동료상담사 1인당 상담 건수를 10% 증가시키겠다.

대조군(비소외계층)이 있을 경우: eg, 경찰의 1인당 내부 상담센터 이용건수와 비교


오늘 포스트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현상을 파악하고 당위성을 찾는 것과, 실제로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활용되는 문제정의는 다르다.

문제정의는 만능이 아니다.


(1) 사회문제의 구성 요소 파악

(2) 구성 요소에 대한 팩트 확인

(3) 사회적, 학술적으로 원인으로 지목된 문제 파악

(4) 문제가 당사자의 삶에 끼치는 영향 파악

vs

(1)대상자 정의

(2)거시적 문제를 명확한 패인포인트로 세분화

(3)세분화 된 패인포인트의 현재 수준을 정의

(4)개선 방향과 문제해결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정의



다음 포스트

  • 2.11. 사람 중심 문제정의(Human centered-Problem Finding)가 중요한 이유
  • 2.18. Outcome과 Impact는 다르다.
hearO

대한민국 소방관을 위한 상담 APP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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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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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문제 정의와 해결에 대한 정성적/정량적 기준을 '잘' 하기만 해도 그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에요. 성택님 글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중요성을 깨닫게 되네요. 다음 포스트들도 기대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