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창업의 첫 발을 딛으며 깨달은 7가지
2022년은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랜식을 설립한 해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한 만큼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주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한 해였기 때문에 늦게나마 회고로 기록을 남겨봅니다!
1.쏘카에서의 배움
쏘카에서는 3.5년간 근무했고, 대학 졸업 후에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입니다. 제가 쏘카를 첫 회사로 선택한 것은 지금까지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능력 있고 헌신적인 동료들과 일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있던 데이터그룹이라는 조직은 실제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데이터 분석가부터 팀장까지 다양한 눈높이에서 일을 할 수 있었고, 폭넓은 도메인에서 프로젝트를 경험했습니다. 수요 예측 및 차량 재배치 알고리즘, 보험 사기 탐지, 딥러닝 기반 차량 파손 탐지, 안전운전 스코어링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운영 효율화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2.공동창업자들과의 만남
법인 설립은 2022년 7월이었지만, 현재 공동창업자들과는 이미 2021년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1년이 넘는 시간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었고, 어떠한 사람들인지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법인 설립 이전에는 대표 제임스만 풀타임을 유지한 채, 공동창업자들은 1년간 파트타임으로 기여했습니다. 해당 기간은 총 세개의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피봇하는 긴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공동창업자들 외에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3.진짜 함께하는 다이어트 단톡, 랜식의 MVP
랜식의 MVP는 카톡 오픈 채팅 기반으로 시작했습니다. 몇 달간 자원을 투입해 개발하지만, 뒤늦게 고객의 수요가 없음을 알게 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대표 제임스는 매주 인원을 모집해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고, 매일 새벽마다 유저들이 올린 수백 개 음식의 칼로리를 직접 계산했습니다. 저는 별도의 앱 개발 없이 정리된 액셀에서 데이터를 읽어 파이썬 기반으로 이미지 파일로 리포트를 생성했습니다. 굉장한 노동력이 투입됐지만 이러한 형태로 70%의 잔존율을 유지하며 150명 이상 유저까지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4.랜식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시드 투자 유치 이후, 2022년 하반기에는 랜식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런칭하고 운영해보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서버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음식 검색, 건강 행동 인증, 음식 피드, 채팅 기능 연동 등 다양한 기능을 한두 달간 구현하였고, 클라이언트를 맡아주신 세오칸과 합을 맞춰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매주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2주마다 챌린지를 열고, 유저들의 잔존율을 끌어올리고자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나갔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유저들의 잔존율 끌어올리지는 못했고, 2022년 겨울 저희 팀은 피봇팅을 결정했습니다.
카톡 기반의 MVP에서의 간편한 경험을 앱에서 동일하게 구현하기란 쉽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다운-가입-신청 등의 퍼널을 거치며 고객 획득 비용은 두세 배 상승하며, 충분한 유닛 이코노믹스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의 객관적인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표와 관점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5.고객의 진짜 문제와 해결책
저희가 대상으로 하는 고객의 문제는 체지방을 감량하고, 건강한 신체를 갖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함께하는 다이어트 단톡, 랜식’은 고객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했습니다. 헤비 유저분들 중에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이후 저희 팀은 고객의 문제에 더욱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대표 제임스는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혈당과 관련한 수백 개의 논문을 읽고 혈당과 다이어트에 관한 과학적 근거들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연속혈당측정기를 몸에 달고, 두 달간 백여 가지의 음식을 테스트하고 혈당을 낮추는 생활 습관들을 직접 실천했습니다. 이를 통해 혈당 조절의 건강상 이점(체지방 감량, 골격근량 유지)을 팀 전체가 경험하였습니다. 우리가 풀고 있는 문제를 더욱 뾰족하게 정의하고, 솔루션이 작동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자 팀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명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6.글루코핏의 Go-To-Market 전략
현재 만들고 있는 제품 ‘의사가 만든 혈당 다이어트 솔루션, 글루코핏' 은 (a)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b) 건강한 혈당을 만들기 위한 교육과 코칭, (c) 분석 리포트 등으로 서비스가 구성됩니다. 또한 객단가는 40배 정도 높은 고관여 상품입니다. 따라서 이전에 운영했던 ‘진짜 함께하는 다이어트 단톡 어플, 랜식’ 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 전략을 가져가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SNS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상담 신청까지 유입시킨 고객이 결제까지 전환하는 비율은 1%를 달성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글루코핏에 적합했던 첫 번째는 전략은 찾아가는 혈당다이어트 부스 (이하 혈당부스) 입니다. 혈당부스는 점심시간에 회사를 방문해 식전/식후 혈당을 측정하고 검진해주는 이벤트입니다. 혈당부스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사람마다 식후 혈당이 다르다’라는 글루코핏의 핵심 경험을 점심시간에 직접 방문해서 채혈을 해주는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또한 ‘아직 낯설고, 낮은 신뢰도를 지닌다.’라는 문제를 오프라인에서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달간 매일 점심마다 회사를 방문해 혈당 건강을 점검해드리고, 글루코핏에 대해 소개해 드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찾아가는 혈당다이어트 부스 2월 신청 ✅
두 번째는 랜선혈당관리팟 (이하 랜혈팟) 입니다. 랜혈팟은 2주간 단체 코칭의 형태로 혈당 다이어트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직 초기 유저가 부족했던 상황이었고 혈당 다이어트라는 낯선 개념의 허들을 최대한 낮춰, 가능한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테크 업계에서 친숙한 커뮤니티의 방식을 택했고 자신의 혈당을 인증하는 챌린지 형태로 기획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40명 이상의 초기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실제 혈당 조절을 통해 감량에 성공하는 케이스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랜선혈당관리팟 1,2월 멤버 모집중 🧑🤝🧑
7.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던 한 해
저는 본래 도움을 잘 요청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2022년은 제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한 해였습니다. “우리 같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개발 한번 해봐요”, “마케팅 전략을 한번 점검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 제품을 한번 써봐 주세요”, “제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조언을 구해왔습니다. 감사하게도 대부분 기대 이상의 도움과 조언을 주셨고, 덕분에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가며 2022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글루코핏과 관련한 대화에 항상 열려있습니다! peter@lansik.us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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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여기서 이메일을 받았던 거였네요 ㅎㅎ (제가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 드렸는데, 최대한 참석하는 방향으로 답장드리겠습니다.) 우선 피터님의 스토리가 인상적이고, 또 처음부터 풀타임 하신 대표님도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루코핏과 관련해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우선 타겟을 정말 잘 잡으신 것 같아요 ㅎㅎ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에게 이메일... 받고 나서 며칠 간 머릿 속을 채웠던 ㅋㅋㅋㅋ) 요즘 당 피크라는 단어를 제가 한국 나이로 27살인데 벌써부터 많이 듣고, 저도 개인 정보라 그렇지만 같은 현상을 작년부터 겪고 있어서 되게 문제 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혈당에 대해서는 식단, 불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매우 관심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헬스케어 분야 투자 쪽으로 일을 했다면 이미 스타트업 몇 개가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계속 더 찾아봤을 것 같아요. 문제점을 다 분석해서 레포트로 올렸을 것 같기도 합니다. 건승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이정민 CSO님! 마루에 입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러주시면 혈당에 대한 고민이나 원리에 대해 저희 대표님이 상세하게 설명해주실 것 같습니다! 조만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의견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문제점을 다 분석해서 레포트로 올렸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VC 관점에서 스타트업들이 개발 중인 제품들의 문제점을 분석하신다는 말씀일까요? 혈당이 중요하지만 아직 잘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일까요? 제가 투자 분야의 업무 흐름은 잘 알지 못해 궁금증이 있어 여쭈어봅니다.
답장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말씀은 의료 기기나 서비스 프로덕트에서 각각 잡고 있는 시장의 영역과 함께 유사 프로덕트를 비교하고, 시장에서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각 프로덕트가 어떻게 잘 풀고 있는지, 프로덕트가 nice-to-have 인지 must-have 인지를 비교했을 것 같습니다. VC 레벨에서는 지표 기반으로 조금 더 해석할 것 같고요. 사실 당뇨와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팀은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장 크기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연하게도 여전히 못 푸는 문제가 있거나 기존 회사가 잘 못 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사 입장에서는 그걸 잘 해결하려는 팀을 찾을 것 같습니다!(저는 투자심사역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네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가지 첨언드리자면 저희는 현재 질병보다는 체지방 감량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기술 요소는 같기 때문에 말씀해주신 관점에서 저희 팀도 면밀하게 분석을 해볼 필요는 있어보이네요 ㅎㅎ
팀을 만들어 프로덕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게 부럽기만 합니다. 저도 팀 빌딩을 한다면 위의 글처럼 처음에는 저만 풀이고 나머지는 파트타임으로 합류하다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다른 쪽에서 힌트를 ㅋㅋ ) 저는 2006년도 피부관리실 체인사업을 운영했었습니다. 20여개의 점포를 개설하다 여의치 않아 사업을 접었는데 그때 미만 고객의 다이어트를 돕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리 직원들이 직접 연락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하는 식의 적극 프로그램이었는데 이건 실패였습니다 ( 참고로 전 남자입니다 ) 처음 1,2번은 반겨하다가 고객은 엄청 싫어합니다. 사람의 심리 그리고 행동 패턴 근원적 욕망을 잘 지켜봐야 유저가 숨기는 니즈를 찾을 수 있는데 필요하다고 강요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제 경험 상 그렇다는 거니 근거는 없음 - 만약 저라면 처음부터 다이어트의 프로그램 서비스에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동의만 하는 정도로 만들고 다이어트의 어려움을 서로 공유하는 댓글이 많이 형성되게 하는 쪽으로 해보고 싶네요 왜 평생 다이어트로 고민할까요?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 적인 느낌 ㅋㅋㅋ
좋은 경험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