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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경
한서경 ·

일기는 초등학생때나 쓰는 건 줄 알았다


요즘들어 필기의 중요성을 느끼는 중입니다. "한팀장, 저번에 요청했던 거 다 했어?" "아 맞다!" 의 대화가 몇번 이어지고 나니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업무가 너무 많아서/바빠서 잊어버렸다' 라고 변명하기에는 세상에 저보다 더 일이 많고 바쁜 분들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모든 기계들이 스마트해져가는 세상에서 인간의 기억력에만 의존하려는 건 어떻게 보면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GPT-4라서 하루에 들었던 모든 말을 기억하지 않는 이상 필기는 필수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다만, 필기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겠죠. 눈 앞에 보이는 포스트잇에 아무렇게나 적어두고 책상을 어지럽혀서 찾을 수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요.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터라 자주 보는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방' 에다가 써놨는데, 아시겠지만 계속 써넣다보면 메시지가 자꾸 위로 밀려서 결국 오래된 메모는 읽을 수가 없게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지금은 에버노트, 슬랙 등으로 다변화하려고 하고 있지만 분류가 애매해져서 어디에 정착할 지는 고민 중입니다. 노션도 좋은데 계속 쌓이면 정리가 안 되는 건 똑같더라고요. 


예전에 같이 일하던 파트너사와 "회고 미팅" 을 한 적이 있습니다. 회고전은 들어본 적 있지만 회고 미팅은 뭐지? 이미 그 프로젝트는 잘 끝났는데 그걸 가지고 또 뭐 할 말이 있나? 같은 생각을 가지고 회의에 들어갔는데, 결과적으로는 꽤 인상 깊었습니다. 기존에 했던 업무를 돌아보면서 '이 방식이 최선이었을까' 를 고민하는 내용이었어요. 돌이켜 보면 프로젝트에서 자잘한 문제들이 발생했지만 여차저차 해결했었는데 저는 결론만 보고 "결국은 잘 끝났잖아!" 하면서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던 것 뿐이었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던 게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이런 식으로 해보자, 라는 내용을 토론하고 회의는 끝이 났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잠깐 하자면, 저는 어릴때부터 일기 쓰는 걸 정말 싫어했습니다. '다시 읽지도 않을 건데 굳이 왜 써?' 라는 마음으로요. 현재를 즐기자는 사람이었기에 과거의 행적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미련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예전 앨범을 보는 것도 잘 안 하고... 뭔가 현재에 불만이 있으니까 예전에 만족스러웠던 과거를 보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록과 저는 평생 어울리지 않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떠올려보면 기록을 열심히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학생때 오답노트 였습니다. '저번에 틀렸던 문제인데 왜 또 틀리는 거야. 바보 같아. 정리해서 다시는 안 틀릴래!'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오답노트를 만들고 나니 오답률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틀린 문제를 적고, 왜 정답이 아닌지를 파악하고, 그러면 어떤 게 정답인지를 적고.. 


회고 미팅도 오답 노트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 업무 진행 과정에서 어떤 문제(불편함)가 있었는지 [틀린 문제] 
  • 그 문제가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왜 정답이 아닌지] 
  • 다음에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게 정답인지] 


무언가를 기록하는 순간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어렴풋하게 생각하기만 했던 걸 적어내려가면 뇌가 논리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중요한 건 문제가 발생한 바로 그때 기록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잊어버리거나, 문제를 찾기 위해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수도 있거든요. 


잘 잊어버리는 만큼 메모를 하려고 노력하기에 나름 뭔가를 기록하는 법은 터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원문에 가깝게 기록해버리기 때문에 정리는 또 해야 하는... 🥲단순 기록 자체는 큰 의미가 없고 그걸 가지고 어떻게 활용을 하냐가 더 중요한 것이기에 차차 연습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대신에 (ㅋㅋㅋ) 디스콰이엇 메이커로그를 통해 기록해보기로 했어요. 1 makerlog/week 를 거창하게 목표로 잡았지만... 잘 할 수 있겠죠? 실패하면 실패한 대로,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배우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


🔥 오늘의 미션 : 자기 전에 오늘 하루를 회고해보기!


  • 출근 전 : F45 출석. 💪
  • 업무시간 중 : 데모데이 발표자료 취합, AWS에 포폴사 리스트 회신, 파트너십 관련 미팅 잡기
  • 업무시간 후 : 디어먼데이/플렉스 팀의 토스 조직문화 세미나 청취, 데모데이 체크리스트 작성, 디스콰이엇 메이커로그 작성
  • 잘한 점 : 필요한 부분은 야근으로라도 처리! + 오랜 숙원사업이던 메이커로그를 드디어 작성
  • 아쉬운 점 : 원래는 휴대폰 알람 없이 잘 일어났는데 최근에는 알람으로 눈뜨고 있음. 저녁약속이 많아서 그런것 같지만 평일에 시간관리를 좀 더 잘하면 좋을 것 같다. 잠을 많이 자자. + 요즘 놓치는 게 많다. 메모를 잘 해두고, 스스로를 과신하지 말고 꼭 슬랙봇으로 리마인더를 걸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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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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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저도 Daily Planning & Shutdown을 하고 있어요 ㅎㅎ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한서경
한서경

오 플래닝은 계획인 것 같은데, 셧다운이 회고인가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네 오늘 어떤 일을 했고, 놓친 일은 무엇이고 내일은 어떻게 일할 건지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루틴이에요

한서경
한서경

오 어감으로는 뭔가 컴퓨터 종료(?) 같은 느낌인데, 한번 셧다운을 좀 더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