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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o Shin
Jaeho Shin ·

손정의? 레이달리오? 어쩌라고

나는 내 아이폰의 검은 화면을 톡 치면 화면이 켜진다는 사실에 익숙하다.

그러나 화면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른다. 손끝의 반응에는 익숙하지만 원리에는 무지하다.

우리는 익숙함과 이해를 착각한다.

그리고 그 구분이 무너질 때 우리는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숭배하게 된다.

나는 손정의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가 그랬다.

알리바바의 마윈을 만나 단 5분 만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결심한 남자.

‘늑대는 늑대를 알아본다’는 말에 나는 매료되었다. 기세가 통찰처럼 보였고, 속도가 지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건 객기에 가까웠다. 숙고의 부재를 용기로 포장한 결정.

결국 그는 같은 방식으로 위워크에 수조 원을 쏟아붓고, 18조 원을 잃었다. 늑대를 본 줄 알았지만 늑대처럼 보이던 개에게 속은 셈이었다.

레이 달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도 그렇다.

그는 “원칙”을 통해 인간 이성과 합리성의 전형으로 추앙받았다. 나도 추앙했고.

그러나 시간이 흘러 각종 언론과 특히, 책 The Fund가 밝힌 그의 모습은 ‘이성의 화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철저한 원칙주의자처럼 보였던 그는 실제로는 불안정했고 조직을 사이비 종교처럼 몰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 나는 그가 만든 시스템과 “원칙”이라는 책에 익숙해져 그를 이해했다고 착각했다.

많은 사람들은 손정의와 레이 달리오 같은 거대한 이름 앞에서 생각을 멈춘다. 그들이 가진 부, 명성을 마치 진리의 무게처럼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이해가 아니라 체념이다.

“저 사람은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돼.” 이 말이랑 다를 바 없다.

‘독립적 사고’는 세상을 불신하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익숙함 앞에서 멈추지 말라는 뜻이다.

메신저에게 압도되지 않고 스스로 묻고, 납득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있어야 진짜 이해다.

독립적인 사고, 자기 머리로 생각한다는 말의 뜻을 이제야 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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