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김정현
김정현 ·

<빵순이 메이킹로그 3편> PMF 찍먹하기

3편입니다!

Previous >

1편: 크로스펑셔널 스쿼드팀이 일하는 법

2편: DDD 워크샵


3편, PMF 찍먹하기

이 세상에 나온 모든 초기 프로덕트는 충분한 PMF(Product Market Fit)에 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며 때로는 이 프로세스가 매우 고통스러울 수도,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운 2024 한 해 였습니다. 저를 비롯해 대부분의 PO, PL, 프로덕트 메이커들에게는 초기에 자신이 만들게 될 제품의 가능성을 꿈꾸는 허니문(Honeymoon)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열정이 가장 많은 때이기도 하구요. 저 역시 먼저 다른 제품 개발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선험적으로 이를 알고 있었고 때문에 더 경계해야 했습니다. 마케터들은 마켓핏, 팔리는 상품에 대한 감각이 훨씬더 예민해서, LENA님의 기여도 이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훌륭한 프로덕트", "좋은 서비스"에 대한 관점은 직군에 따라 무한히 확장하며 그 형태나 기준도 상이한데, 사실 이건 결국 "제품"이므로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명제를, 직감과 영감에 취한채 망각해버리면 이로인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며, 소중한 자원을 모두 소진하고 결국 프로젝트는 실패로 결론지어지기도 합니다. 많은 창업 가이드라인에서 초기에 돈을 조금 들여서라도 MVP를 가지고 PMF를 충분히 찾고, 확신이 생기면 본격적으로 뛰어들라고 권하는 것은 이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빵순이 팀은 프로덕트팀이 아니라 스쿼드 팀이라 많은 제약이 있었음에도, PMF 몇가지를 가까스로 찍먹해볼 수 있었습니다. 'NPS(Net Promotor Score) 순수 추천 고객 지수 설문'에 대한 깔끔한 정답으로 주변에 <빵순이>를 권할 수 있는 정도로 PMF를 완벽히 찾지는 못했지만, 저희가 어디까지 실험을 했고 어떤 결론을 건져냈는지 정도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내이웃의 빵순이들이 진짜 쓸 것 같은 서비스를 만들자

그렇다면 빵순이가 처음으로 찾은 PMF는 무엇이었을까요? 저희는 베이커리/케이크/디저트 고관여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Product-Problem Fit부터 먼저 발견했습니다. 평일 아침이나 낮에 인기 베이커리 맛집 앞을 한번 가보시면 엄청난 대기라인에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이 진성 빵순이&빵돌이들은 평일에 오직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 휴가계까지 내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습니다. 이 정도의 오픈런 없이는 원하는 빵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고, 빵구매에 성공하면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며, 줄이 서도 자신의 앞에서 빵의 재고가 소진되면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참 모자란 것이지요. 저희는 이들의 경험이 궁금해졌고 또 그들이 쓸만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시도했고, 간단한 설문조사도 진행했어요.

스크린샷 2025-01-24 오전 11.26.02.png

스크린샷 2025-01-24 오전 11.31.20.png

스크린샷 2025-01-24 오전 11.31.35.png

스크린샷 2025-01-24 오전 11.32.12.png

스크린샷 2025-01-24 오전 11.33.14.png

🗒️ 요약(5.27 1차 설문)

  1. 메인 타겟은 2030 여성, 서브 타겟은 중장년층 여성

  2. 프리미엄 객단가 올라간 유료 예약서비스 사용 의사 있음

  3. 빵을 구하기 위한 치열한 빵케팅과 줄서기 경쟁에 대한 피로도 확인

🗒️ 요약(6.7 2차 설문)

  1. 총 3번의 B2C 필드 리서치를 나갔고, 현재까지 유료 프리미엄 예약 서비스 쓰겠다는 예비 고객은 129명. (구글설문+메이즈 통합 기준, 총 159명 대상 설문.)

  2. 2030여성 메인 타겟들의 평균 객단가는 2~3만원 -공동구매 이용에 대한 1차 니즈 확인 (37명 중 28명, 약 75%)

  3. 카카오 채널 친구 추가에 대한 수요 확인 (37명중 32명, 약 86%)

  4. 프리미엄 예약서비스에 대한 기대점 확인 ——>인기 디저트/빵을 웨이팅 없이 즐길 수 있음(64%), 거리가 먼 지역의 디저트/빵을 집에서 즐길 수 있음(18.9%), 조금 더 저렴하게 빵을 구입할 수 있음(5%), 비건 디저트/식사 빵을 공동구매하여서 건강을 챙길 수 있음(2%)

저희 빵순이 크루들이 만났던 B2C 예비 유저들은 높은 객단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로열 높은 소비자들로, 약간의 웃돈을 주고 줄서기 과정 없이 원하는 인기상품을 확실하게 손에 넣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었습니다. 대략적으로 전체 구매액의 10%를 더 낼 생각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이는 조금 놀라웠습니다. 보통 배달앱 사용시 '배달팁'은 최대한 덜 내려는 게 소비자 심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의 빵에 대한 사랑과 충성도가 엄청난 경우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주 인기있는 빵집에서 항상 재고가 남지않고 수요가 더 많은 상품군 한정으로, 픽업시간이 자유로운 조건의 프리미엄 예약 서비스를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예약 프로세스보다 폐쇄적으로 특정 고객들에게만, 한정판 예약을 받는 모양새와 비슷하죠.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처럼 프리패스권에 대한 호감도도 꽤 있는 편이라 이벤트성으로 이에 대한 추가적인 실험도 욕심이 나고 말입니다.

사장님을 도와줄 수 있는 IT 서비스는 무엇일까?

그런데 사장님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니 조금 다른 문제가 이었습니다.

  • '줄서기'는 B2C 사용자들에게는 되도록 없으면 좋은 '불편함'이었지만 어떤 B2B사장님들에게는 그 자체가 '광고판'

  • 같은 상품을 예약가로 더 비싸게 팔면 손님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까 망설이게 되는 문제

  • 한 번 오고 말 뜨내기 손님 유치나 관리에는 큰 관심이 없음. 단골 고객 관리에 대한 니즈가 더 큼

  • 1~2명의 소규모 관리자가 매장을 관리하다보니 현장운영과 예약업무를 동시에 병행하기 어려움

  • 더 많은 손님을 막연히 많이 받아들이는 것은, 수제 제작이라는 베이커리/디저트 업계의 특성상 하루 제작 물량의 한계가 있기때문에 무한히 커질 수 없음.

  • 1년중 물량을 초과해서 대량생산하는 시즌은 크리스마스, 가정의 달 5월 정도로 고정되어 있음

  • 배달을 위한 실시간 재고 관리까지할 현장 여력이 없음.

위의 리스트업해 둔 내용이 저희가 현장에서 발견한 사장님들의 현실적인 면면이었고, '긴 웨이팅'이라는 문제는 '당연시되는 불편함(Hard Fact)' 정도로 일반 소비자만큼이나 당장 해결해야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직접적으로 가격을 올려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위 반응을 민감하게 느끼시는 것도 있었어요. 그렇다면 B2B 사장님 고객들에게는 픽업예약의 다른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서 그들이 관심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장님이 매력을 느낄만한 작은 솔루션, 그들이 당장 해결해야 하는 발등에 불떨어진 문제 (Hair on Fire)는 무엇인지를 다시 주목했습니다.

  •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전화/구두 예약 업무를 할 때 발생하는 실수, 누락건 존재

    • 다음날 처럼 주기가 짧은 예약이랑 한달 후 예약 같은 주기가 긴 예약이 뒤섞이면 구분이 힘들어짐.

  • 매장 운영과 예약 업무 동시 진행이 어려워서, 일주일에 이틀만 예약 받는 식으로 업무를 제약해놓음.

  • 손님들의 유형이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 기억에 의존해서 단골을 인지하지만, 단골들을 위한 멤버십 혜택을 주고 싶은 니즈가 있음.

  • 매출과 운영에 있어 자동화 백오피스 사용 경험이 적고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편.

<빵순이>를 사장님이 써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단골들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줄 수 있고 예약판매 관리가 편리하다 정도일 것이었어요. 하나의 서비스가 B2C와 B2B사용자들에게 각각 다른 이점을 주는 것이 가능할까, 무엇이 더 우선순위가 높아야 할까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고, MVP를 통한 검증도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한 시점이었습니다.

Coming on Next >

  • 4편, 파일럿 프로젝트 문닫기

빵순이

전국 빵 맛집, 빵순이가 직접 먹어보고 추천합니다!

1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