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은 왜 직업일 수 없을까?
저는 영화 만드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4+a년의 시간 동안 영화 만드는 법만 배웠는데요.
막상 졸업 후 세상에 나오니 영화로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왜 나의 선배들이 영화를 고급 취미라고 부르는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단기 아르바이트직을 전전하는지 말입니다.
영화로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 왜 돈을 벌 수 없을까요?
일단 공급자는 넘쳐나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얼마나 어림짐작이었는지 차차 공유하겠습니다만 이 시기에는 이렇게 생각하고 필름업을 디벨롭 했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수요자들에게 독립영화를 소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설문을 했습니다.
- 상업영화에 비해 퀄리티가 낮다 또는 재미가 없다.
- 볼 곳이 없다.
- 그게 무엇이냐?
- 이미 릴리즈 된 기존 콘텐츠들로 충분하다.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묶이더군요.
여기서 더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은 답변은 1과 2였습니다.
1에 대한 변
그렇다면 퀴즈를 하나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스틸컷들 중 어떤 것이 독립영화고 어떤 것이 상업영화일까요?
a.
b.
c.
d.
e.
f.
g.
이런 퀴즈 자체를 낸다는 점에서부터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위 작품들 중 상업영화는 단 한편도 없습니다.
모두 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었던 독립영화들입니다.
물론 대자본의 '때깔'은 절대 흉내 낼 수 없겠지요.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닌다거나 자동차를 폭파하고 마법의 성과 같은 세트를 지을 수는 없을 거예요.
시나리오적으로도 블록버스터급 세계관을 구축해낼 수는 없을 테지만 위 일곱 장의 스틸컷을 보시면서 조금이라도 궁금한 영화가 있진 있진 않은지 조심스레 여쭙고 싶네요.
이 정도로 말씀드리면 당연히 따라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OTT 서비스들이 공급하는 대량의 '신뢰가 확보된 콘텐츠'들이 있는데 굳이 독립영화를 찾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요.
저는 반대로 되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충분한 공급이 있는데 시장이 반찬이라는 헤드라인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헤드라인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지.
영화제들의 많은 독립영화 섹션들이 매진된다는 것을 혹시 아시는지.
취향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갈증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취향의 특성 덕분에 모든 영화에는 무조건 각자의 관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우리가 모두 아는 박찬욱, 봉준호, 나홍진 외 모든 감독들의 시작은 독립영화였답니다.
필름업을 만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번인데요.
글이 길어지는 것 같으니 다음 메이커 로그에서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가 영화를 만드는 세상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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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이커로그부터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음 편이 벌써 기대됩니다. 👍😍😊
감사합니당. 힘내보겠어요💪🚀📝
2편 빨리
🏃♀️🏃♀️🏃♀️
와 정말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제발 얼른 다음편 주세욥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재미있게 써 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정윤님, 사회생활을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 Z세대로서 요즘 느끼는 것이 있는데요, 제 세대의 사람들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끊임없이 찾는데 답을 럭셔리 소비에서 찾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에요. 보통의 사람들이 예술에서 새로움을 찾고 돈을 지불하는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동감합니다. 럭셔리 소비의 바운더리에 들어갈 수 있게 잘 만들어 보아야겠어요. 특히나 마지막 문장이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