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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
김주호 ·

어떤 언어로 꿈을 꾸나요? - '스타트업'이라는 언어

주말에 오랜만에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와 만났는데요. 서로 하는 일얘기가 나와 갑자기 고삐가 풀려.. 우리가 풀고자하는 문제, 왜 지금 만들고있는 프로덕트로 풀수있다고 생각하는지, 회사의 비전이 개인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신이나게 떠들었습니다.

친구는 일에 정말 몰입되어 있는 것 같아 좋아 보인다면서도 제 말처럼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면, 아직까지 메인 플레이어가 없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지? 또 그렇게 도전하는 것이 너무 큰 리스크이진 않은지를 물어보며 본인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확실히 불안정하다고 생각되고 이러한 인식을 버리기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며 '우리가 다르다기보단 나는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다보니 사고가 좀 더 이쪽으로 기울어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나는 언제부터 '스타트업'의 언어로 사고하는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언제부터 나는 스크래치하는 것을 즐겼는가. 또 무엇이 나를 동기부여 시키는 건가? 나 자체가 원래부터 언더독 성향의 사람인건지?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n회차 반복해서 본 인생 영화인 [컨택트]가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외계인과 소통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습득해나가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는데요. 이를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대사가 등장합니다. "Are you dreaming in their language?"(그들의 언어로 꿈을 꾸나요?) 이어서, 주인공은 '외국어에 몰입하면 사고의 방식도 그 언어를 따라 바뀐다'는 말이 있다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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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택트'의 한장면

사피어워프의 가설

사용하는 언어가 생각하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사피어 워프 가설처럼, 어쩌면 저도 스타트업 씬에 몸을 담고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타트업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자신이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는 큰 주제가 있을 것이고, 이 주제에 맞춰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있을 것입니다. 결국, 시간과 공간은 점진적으로 사고의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제 시간을 쓰는데의 가장 큰 틀이 되는 주제는 '음지에서 양지로' '민주화' (세상의 변화를 두개의 키워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편입니다)이고, 제가 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스타트업입니다.

"Are you dreaming in their language?"라는 대사가 와닫는 이유는 무의식 상태라고 인지되는 꿈에서, 어떤 언어가 들리는지를 물어보는 것으로서, 현재 사고를 지배하는. 내 정체성이 되는 언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인데요.

저는 지금 스타트업의 언어로 꿈을 꿉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게 지금의 제가 사고하는 방식인 것이 분명한 것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언어로 꿈을 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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