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지에 오른다는 것.
"어떤 분야에서 경지에 오르면 결국 강연을 하게 된다"고 한다.
2번 엑싯을 경험한 연쇄창업가는 창업 관련한 강의를 하고, 성공적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었던 마케터는 마케팅 강의를 하고, 글로벌 기업 인사팀 head가 되었던 사람은 조직 관리 강의를 하는 것처럼.
어느 분야에서 오랜 시간 버티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사실은 전문가이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장착하게 되기 때문에, 아직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전수 받고 싶은 "강의"라는 비지니스가 생긴다.
"돈 받는다는 건 프로라는 것이야" 김성근
국가가 면허로 이미 인정한 전문가가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강의"를 생각해내는 데 2년이 걸렸다.
우리 팀은 처음부터 '물리치료사'라는 전문가를 앱, AI 등 기술로 연결했을 때 정말 지독히도 풀리지 않는 현대인의 고질적인 문제 - 뻐근함, 무거움, 통증 같은 근골격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힐니스북"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왔다.
첫 비지니스 모델은 병원으로부터 물리치료 예약수수료와 병원/물리치료사 광고료를 받고 일반 사용자들은 돈을 내지 않는 모델이었다. 근골격계 문제의 특성 상, 병원 치료만으로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셀프케어가 잘 되어야 하는데 개인의 의지에 의존하고 있어 계속 실패한다는 데 주목하게 되었고, 병원은 스타 물리치료사를 양성하는 데 관심이 없었으며, 결정적으로 법률적인 검토를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강남언니라는 굴지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환자알선 등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이슈를 보며 우리는 실패를 인정했다.
피봇이었다. 비지니스모델은 찾지못했지만 우리가 풀려는 문제는 여전히 크고 풀리지 않았으니까 병원으로부터의 수입이 아닌 웰니스 쪽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물리치료사들이 주로 권유하는 운동을 표준화해서 제대로 만든 영상에 휴먼동작인식기술을 적용한 AI홈트에 구독료를 부과하는 비지니스 모델도 검토했었지만, 현재 힐니스북 비지니스 모델은 운동을 하면 쌓이는 포인트로도 구매할 수 있는 힐링템 샵 "힐니스샵"과 1:1 라이브 강의를 통해 자세불균형, 불편함 등에 대해 컨설팅 혹은 퍼스널PT같은 느낌으로 진행하는 "힐클래스" 2가지이다. 네번째 시도다. 와디즈에서 펀딩 성공 후 MVP로 서비스를 돌려 보고 있다. 곧 앱 내에 정식 product으로 론칭 시킬 예정.
가끔 강의 요청을 받으면 내가 과연 (돈 받고) 강의를 할 만큼 전문성이 있는가? 자신이 없어서 일단 한 번 간곡히 거절을 드리고, 그래도 계속 부탁을 하시면 어쩔 수 없이 승락하는 편이다. 이후에도 강의 날까지 불편한 느낌으로 준비에 준비를 거듭한다. 시간 낭비하시면 안 되니까 쫄리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한 강의에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 보람있는 것이 없고, 사실 강의 준비 자체가 내가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더라.
500 global x 신한스퀘어브릿지 에서 배운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내용. "가치는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
힐클래스도 이미 근골격계 건강 전문가이시긴 하지만 힐쌤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강의를 쉽고 user-friendly하게 해서 도움을 주고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사용자의 value에 신뢰도 높은, 따라하기만 하면 나도 모르게 몸이 좋아지는 시간, 지불한 돈이 아까워서라도 귀차니즘을 이겨내며 형성하는 건강한 습관, 괜찮은 강사와 합리적인 가격에 고민없이 매칭되는 경험 등 지불하는 가격 대비 훨씬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
힐클래스는 전문가의 힐링 강의다. 너무 일상이 바빠서 내 몸 돌보기는 우선순위가 밀리는 나같은 사람, 병원이나 필라테스샵에 가는 시간 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집에서라도 퀄러티 높은 수업을 받으면서 관리할 수 있는 value는 나에게는 가치가 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가치를 느낄 것인가는 더 찾아내야 한다. 30대에 오십견, 허리디스크, 목디스크가 순차적으로 찾아왔던 나같은 직장인? 이제 1~3년 직장 경험으로 손목 목 허리가 불편하기 시작한 우리 팀원들 같은 20대 직장인? 키성장 요인에 대해 아이와 함께 정확하게 이유를 이해하고 자극을 주는 운동을 같이할 엄마와 아이들? 우리는 누가 가장 높게 가치를 쳐줄 것인가 각각에 맞는 힐클래스를 만들며 찾는 중이다.
현재 힐클래스의 강의 판매는 B2C로 진행하지만 향후 기업복지 포인트 사용처 등 B2B로 scale-up할 기회도 찾고 싶다. 작은 비지니스 모델들을 보태며 진지하게 이 문제를 풀다보면 문제도 풀고 우리 비지니스까지 한 번에 빵! 하고 풀어줄 비지니스 모델도 만나게 되지 않을까?
p.s. 사업계획서 이외에 이렇게 긴 글을 써 본 건 학교 이외 처음인 것 같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금도 '기록하기'를 누르는데 망설여진다.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셨다면, 그리고 훗날 이런 고민을 했었구나 하고 남기고 싶은 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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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상깊게 읽었어요! 힐클래스 팀이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