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 계속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트업 2곳에서 4년, 카카오에서 11년을 일한 시니어 개발자입니다.
카카오에서 일하면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당근, 청소연구소, 두나무, 호갱노노 등등 같이 일하던 분들이 각자의 꿈을 이루는 것을 보며, 저는 10년 넘는 시간 동안 조금씩 오르는 연봉과 복지에 만족하며 지내는 것이 과연 맞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카카오에 두 번 입사했습니다. 처음 퇴사할 때는 공유 자전거 사업을 해보려고 했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사업을 빠르게 접고, 다시 카카오에 재입사 요청을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다시 기회를 주셔서 열심히 일했지만, 성공한 동료들이 AI 업체를 차려 시리즈 B까지 투자받는 모습을 보며 저도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에 조인하여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일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투자를 받아 급격히 성장한 회사는 지속 가능하지 않았고, 결국 많은 동료들과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남아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이루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퇴사 후 바로 개인 앱을 만들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다른 곳에 취업을 시도했지만, 15년 차 iOS 개발자가 갈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개인 앱 제작은 퇴사하면서 세운 마지막 플랜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취업, 두 번째는 훌륭한 분과 함께하는 것이었는데, 둘 다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죽을 때 내 앱 하나 안 만들어 봤으면 후회할 거야”라는 마음으로 피그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IT 회사에서 느낀 점은 서비스는 사람들이 원래 하던 행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사람들이 말하던 행동, 배민은 사람들이 밥 먹는 행동, 당근은 사람들이 물건 사고팔던 행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고 장소를 찾아가는 행동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피그맵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피그맵을 만들면서 서버 구현은 구글의 Firebase 서비스를 활용했습니다. 클라우드 요금이 걱정되어 데이터를 클라이언트에서 캐싱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만 받도록 설계하여 약 6개월 동안 개발했습니다.
앱 출시 후 지인들에게 가볍게 소개했는데, 한 지인의 지인이 아미였고, 그분이 X에 피그맵을 소개해 주셔서 출시 다음 날 200명이 가입했습니다. 이 때 피그맵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드백으로는 컨텐츠 부족,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직접 입력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를 반영해 현재는 데이터 채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루의 절반은 개발, 절반은 데이터 선별과 입력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피그맵이 어떻게 흘러갈지 사람들이 좋아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한 동안은 계속 할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용도 어서 만들어야 하구요 :)
참 위에서 제가 15년 차 개발자는 취업이 안되는것 처럼 이야기 했지만 취업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는 저보다 고연차이면서 이직을 잘하거나, 왕성하게 개발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저는 취업을 위해서 더 힘쓰기 보다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삶은 만들어 가려고 선택했을 뿐입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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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님 메이커로그가 이번주 뉴스레터에 소개되었어요 :) https://dis.qa/YnT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