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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rok An
Jungrok An ·

< 저 멀리 지평선에서부터 내리는 비가 내 머리 위에 내릴 때까지 가만히 지켜본 적 있나요? - 2/2 >

뉴질랜드 초등학교 수학 수업은 너무나도 쉬워서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유학하러 갔을 때 듣는 천재 소리를 들었고, 내가 특히 좋아했던 수업은 우드 워크 수업이었다. 나무를 고정해서 자르고, 갈고, 못을 박아 필통부터 과일박스까지 다양한 일상의 소품들을 만들었다. 오전 수업 중간에 한번 간식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바나나 시폰 위에 초콜릿 아이싱이 올라간 바나나 케이크를 제일 좋아했다.


주말엔 그냥 밥 먹고 드넓은 잔디밭에 드러누워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을 보는 게 일이었다. 심심하면 친구들과 테니스공과 라켓을 하나 갖고 필드로 나간다. 술래가 힘차게 테니스공을 하늘 위로 뻥~ 때리면서 무언갈 외치면, 잔디 위에 퍼져있던 여러 아이가 그 공을 달려가서 잡는다. 그 공을 잡은 사람은 상상 속에서 술래가 외친 그 무언갈 가진 사람이 되는 게임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외침은 “샤라포바 앤 자쿠지” 였다.


매주 일요일에는 빨간색 재킷을 걸치고 정복으로 채플에 갔다. 거기서 본 성가대 형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음악 시간에 열심히 노력하여 성가대 들어갔다. 세례도 안 받은 한국 아이는 뉴질랜드 채플에서 하얀색 가운을 입고 찬송가에 화음을 넣어 불렀다.


방학은 삼 주였는데, 한주씩 세 명의 친구 집에서 홈스테이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타우포라는 호수에 보트를 타고 친구네 가족과 낚시를 한 적이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도 없고 파도도 없는 잔잔한 호수 위에서 조용히 낚싯대를 잡고 아무 말 없던 우리는 온전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친구들 대부분은 텔레토비 동산 같은 잔디 언덕이 저 끝까지 보이는 농장에서 양, 사슴, 소, 말 등을 키우면서 살았다. 농장이 너무 넓어 초등학교 5학년인 친구들은 생일 선물로 경주용 바이크를 선물로 받는다. 농장 안에는 숲도 있고, 강도 있고, 가시가 있는 엉겅퀴와 주머니쥐들이 많아 밤에 총 들고 사냥도 하러 간 적도 있다.

뉴질랜드는 인구 한 명당 양이 14마리 정도 있을 정도로 양이 많은 나라다. 하루는 양털을 깎는 날이어서, 양털 깎는 나무창고에 양들을 다 모아두었다. 모여있는 양들 위로 점프해서 들어가 양 위에 타고 로데오를 하고 놀았다. 그날도 너무나도 열심히 농장 곳곳을 뛰어놀다가 해가 뉘엿뉘엿할 때쯤 친구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힘들어서 씻기 전에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집 베란다에 친구와 앉아 넋을 놓고 쉬고있었다. 마당에서 놀던 흰색과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두 마리도 무언갈 느끼고 우리 옆에 와서 앉았다. 그러더니 곧 저 멀리서부터 쏴~ 소리가 들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말 그대로 저 멀리서부터 천천히 다가오는 비와 함께, 점점 붉게 지는 주황색 노을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툭, 툭, 툭, 비가 드디어 우리 처마 위에 다다랐을 때가 돼서야 정신을 차리고 들어가 저녁으로 치킨 스튜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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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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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Hong
Jenny Hong

읽기만 해도 힐링이 되네요 ㅎㅎ 다음편도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