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Up 전략 시리즈#3] 새롭게 시행되는 상표공존동의제도는 과연 써먹을 만 한 것인가?
상표공존동의제도란 선등록(출원)상표의 권리자가 표장 및 지정상품이 동일·유사한 후출원상표의 등록에 동의하는 경우 상표등록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로서 2024. 5. 1. 부터 시행됩니다.
실무에서 주로 쓰일 상표공존동의제도의 적용방법은 위의 흐름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상표출원 후 심사관이 유사상표에 대한 OA(Office Action)을 의견제출통지 형태로 송부할 경우, 해당 유사상표의 상표권자와의 접촉/협상을 통해 문서 형태로 된 상표공존동의서 작성 및 특허청 제출이 가능하다면 이와 같은 동의서 제출로 인하여 이미 발생한 상표 거절이유를 해소하게 되는 절차입니다.
향후 실무에서 얼마나 본 공존제도가 쓰일지 모르겠지만, 제도가 시행된 현 단계에서 유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표공존동의제도 유의점 #1 공존동의 해주는 나도 상대방도 서로에게 구속받는다 – 후속상표 출원제한의 문제]
아마도 실무에서는 공존동의를 요청하는 측과 공존동의를 해주는 측 사이에 동의의 전제로 금전지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즉 공존동의를 허락해주는 자 입장에서는 그 대가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생긴 거죠. 그런데 공존동의의 대가로 지급받게 될 금원이 얼마나 될지는 양 당사자 사이의 협상에 의할 것이므로 협상이 성사되려면 생각보다 실제 지급되는 금액은 사안별로는 크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내가 공존동의 해주고 몇 푼 벌자고, 동의를 해주는 순간 공존동의 대상이 된 두 상표가 같은 수준으로, 즉 같은 법률적 효과를 가진 채로 등록되는 결과가 발생되므로, 동의를 해준 자 입장에서는 추후에 내 상표의 후속상표 또는 시리즈 상표를 출원하게 될 경우 “기 등록된 타인의 공존상표”가 인용상표로 내 후속 출원상표에 작용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 어쩌라고요? 이 상황에서는 내가 이제 오히려 기존 상표공존 동의 상황에서의 후출원 상표권자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표공존동의제도에 의한 상표 공존은 동의해주는 자, 동의를 받는 자 양 측 모두에게 일종의 족쇄 같은 기능을 하게 됩니다. 양 측 모두 이제는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하는 후속 국면에서 만약 추가적인 상표출원이 필요할 경우 계속해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같이 상표공존동의를 무심코 허락할 경우 내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리즈 상표 등을 기획할 때 제한이 따르므로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동의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표공존동의제도 유의점 #2 소비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혼동가능성의 문제가 존재함]
본 제도의 취지상 출원상표와 인용상표의 표장이 완전하게 동일할 경우 이에 대한 공존동의서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상표의 표장이 완전하게 동일하지 않더라도 유사도가 매우 높은 두 상표의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분명합니다. (소위 거절불가형 공존동의제도를 채택하는 경우라도 매우 미세한 부분에서의 차이가 존재할 경우 어떻게 처리할지는 분문명해 보입니다.)
만약 기계적으로 양 표장 사이에 아주 미세한 부분이라도 다른 점이 존재할 경우 (즉, 완전하게 표장이 동일한 경우가 아니라 예를 들어 ‘ 또는 . 와 같은 기호만이 다를 경우, 영문표장의 중간에 알파벳 ‘r’ 자 만이 상이한 경우 등) 심사관이 공존동의서의 효력을 긍정하여 거절이유가 해소되는 것으로 보고 등록시킬 경우 실제 소비자들 또는 상표수요자들 입장에서는 혼동가능성이 증폭되어 상표법이 기능하여야 하는 본질적 기능(상표 식별기능)이 마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떠한 두 표장이 완전 동일하지는 아니하지만 양 표장의 유사도가 고도로 높을 경우 심사관이 제출된 공존동의서의 효력을 부정하게 된다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요? (소위 거절불가형 공존동의제도라고 하더라도 실제 양 표장의 유사성의 정도가 극단적으로 높고 쉼표 하나 차이가 있는 경우 등 실무에서는 다수의 문제되는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양 당사자 사이에 공존동의의 전제로 금전지급이 이루어진 경우, 상표등록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으므로, 동의의 전제가 된 약정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수 있을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와 같은 해제조건이 포함된 공존동의서를 심사관이 인정할 수 있을까요? (아니 심사관이 계약법 전문가가 아닌데 해당 계약조항의 심층적 법효과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업무를 심사관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상표공존제도 유의점 #3 왜 앞단에서는 등록시켜주면서 뒤에서는 정색하면서 취소할 수 있는 상당한 가능성을 열어줄까요?]
공존동의로 등록된 후출원상표가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야기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요? 라는 질문이 당연히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특허청의 공식자료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쩌라고요? 거절불가형 공존동의제도에 의할 경우 심사관은 두 표장 사이에 약간의(!) 차이만 존재하여도 공존동의서의 효력을 긍정하게 되어 두 등록상표 모두 유효한 상표권으로 등록되어 인정되는 것인데, 그렇게 유효하게 등록된 상표권의 법적 효력에 근거하여 상표사용을 하였더니 “혼동가능성”을 이유로 취소심판청구를 당하여 상표권이 무효화될 수 있다니요? 이거 어디 무서워서 공존동의제도를 믿고 절차를 이용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이 상표공존동의제도가 시행되기는 하였지만 실무적으로 문제되는 쟁점에 있어서 특허청이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할지 그리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 지 여부는 미지의 영역인 곳이 많으므로, 공존동의제도를 활용할 기업들 입장에서는 가급적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울러 특허청은 빠른 시일 내에 심사지침 등을 마련하여 제도가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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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시리즈는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4 부터는 실제 흥미로운 사례들을 중심으로 시리즈를 따라오시는 분들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