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 백서 17장
이 백서는 사고실험으로 시작했다. Astra 이후의 어느 날에서 출발해 일치도를 100%까지 밀고, 몸을 천 개로 늘리고, 아고라까지 내어 주었다. 그렇게 다 내어 주고 나서 손에 남은 것을 적는다.
사람은 가장 많이 기억하는 존재가 아니다.
가장 잘 판단하는 존재도 아니다.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존재는 더더욱 아니다.사람은 욕망과 고통이 있는 몸으로 마찰을 견디며
타자의 현존을 품어 내는 존재다.그것이 사랑이고,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산다.
11장에 남겨 둔 질문은 16장에서 답했다. 기술은 내 사고실험보다 빠르게 움직일 것이고, 몇 년 뒤의 나는 이 백서의 앞쪽 몇 장을 다시 쓰게 될 것이다. 그때 고쳐 쓴 원고도 SSOT에 들어갈 것이다. 이 결론은 고치지 않은 채로 들어갈 것이다.
아고라로 돌아가며
10장에서 나는 아고라를 빼앗겼다고 썼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본다.
내 에이전트들은 아고라에서 나보다 많은 책을 읽고 나보다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나는 그것을 말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가져오는 것들 덕분에 나는 더 멀리 볼 것이다.
그래도 나는 광장에 직접 나간다. 피곤한 몸을 끌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 번에 한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의 찬 손을 잡고, 어색한 침묵을 같이 견디고, 내 잠을 내어 준다. 효율로 따지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 말이 안 되는 만큼이 내가 그 사람에게 건네는 것이다.
사람들을 아고라로 초대하고 싶다는 소명도 그대로다. 초대장의 문구만 바뀌었다. 예전에는 “와서 같이 생각하자”였다. 이제는 “와서 같이 살자”다. 생각은 맡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림 21. 하늘에는 나의 에이전트들이, 땅에는 내가.
당신에게
당신에게도 곧 세컨드브레인이 생길 것이다. 어쩌면 이미 자라고 있다. 그것은 점점 당신을 닮아 가고, 어느 날 당신보다 당신다운 말을 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 질문을 떠올려 주었으면 한다.
기억도, 판단도, 일도 맡기고 난 뒤에
오늘 당신의 몸은 어디에 있었고,
누구의 곁에 있었고,무엇을 사랑하기로 선택했는가.
슈퍼 세컨드브레인 · Whitepaper v0.6 · 이하늘 · 2026년 9월
본 문서는 사고실험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Hindsight, Letta, Optimus 등은 저자의 생각을 촉발한 사례로 소개했을 뿐, 해당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거나 보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6장의 네 가지 관계는 사람의 유형이 아니라 상태와 관계에 대한 가설이며, 13장과 16장의 신앙 언어는 저자 개인의 고백입니다. 인용 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상위 10% 개발 팀 구독 서비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판단과 실행을 맡긴 뒤에도, 사람에게 어떤 일이 남을까요? 같은 질문을 이야기로 풀어낸 《슈퍼 세컨드브레인》 웹툰 1화를 네이버웹툰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bit.ly/ssb-dq-wp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