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아티클

전체 보기
Kijun Yun

Kijun Yun

6개월동안 30여곳의 빈티지샵을 만나며 탄생한 프로덕트

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오늘은 저희 프로덕트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올해 창업 4년차이고, 올해 초에 약간의 피벗을 거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키워나가려고 하는 상태입니다.

원래는 디지털 옷장을 만들다가...

원래 저희는 자신의 옷을 손쉽게 찍어서 모아볼 수 있는 ‘디지털 옷장’이라는 개념의 서비스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옷을 촬영하면 AI로 배경을 제거해주고, 카테고리, 색상, 패턴 등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입력해주는 기능을 핵심적으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200만 다운로드까지 달성했는데, 좀 더 폭발적으로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아보던 도중 올해 초부터 빈티지 의류 사업자분들이 힘들게 일을 하고 계심에도 소프트웨어적인 도움을 거의 받고 계시지 않은 점을 알게 되어 국내 빈티지샵의 상품을 한 곳에서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일부 피벗하게 되었습니다.

빈티지샵의 어려움

30여곳의 빈티지샵 사장님들을 방문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사실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대부분은 중고 의류는 재고가 1개라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1. 모든 상품이 다 다르기 때문에 1벌을 팔기 위해서 사진 3-7장을 찍어야 합니다. 정면 사진, 소재 라벨, 브랜드 택만 해도 벌써 3장에, 상세하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디테일컷도 2-3장을 촬영합니다. 후면 사진까지 포함하면 7장까지도 나오는데, 이는 1,000벌의 옷을 팔고 싶으면 7,000장의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촬영에 드는 인력도 상당하고, 카메라 셔터박스도 몇 달에 한 번씩 갈아줘야 할 정도입니다.

  2.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그냥 올릴 수는 없으니 여러가지 보정과 처리를 해줘야합니다. 우선 PC에 이미지를 옮겨야 하고, 배경제거, 색감보정, 크롭 등 여러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미지 보정을 마쳤으면 쇼핑몰에 올리기 좋게 통이미지를 만들거나 이미지 크기를 변경합니다. 이것도 이미지 개수만큼 해야 합니다.

  3. 이미지 처리가 끝났으면 가격이나 카테고리 정보를 입력하고, 설명을 적어야 합니다. 색상이나 소재같은 정보를 추가로 입력하고 싶다면, 그것도 하나하나 해줘야겠죠?

  4. 즉, 옷 1,000벌을 팔려면 3,000-7,000장의 사진을 찍고, 가격도 1,000번 입력하고, 카테고리도 1,000번을 입력하고, 색상과 소재도 1,000번씩 입력해야 합니다.

  5. 이렇게 하나씩 올리기만 하면 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1-2곳을 운영하는데, 한 곳에서 팔리면 재고가 1개이니 모든 판매처에서 품절처리를 해줘야합니다. 1,000벌을 팔면 1,000번 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판매처 개수만큼 해야 합니다. 3곳에서 팔면 3,000번이겠군요…

  6. 이런 일을 사장님 혼자서는 못 하니까, 보통은 도와줄 직원을 고용합니다. 그런데 업무 특성상 많은 분들이 오래 일하기보다는 사정에 따라서 쉽게 일을 그만둡니다. 새로운 분이 오면? 위 과정을 어떻게 하는지 처음부터 교육해야 하고, 실수하거나 잘 모르면 또 알려줘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겠는데..?

사장님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아무튼간에 위 문제는 거의 모든 사장님들이 겪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런 얘기를 몇 번 듣다보니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1. AI를 이용해서 옷 이미지를 처리하고, 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우리가 지난 2-3년 동안 해오던 일입니다. 디지털 옷장을 만드는 개인 사용자의 옷을 수천만 단위로 처리해왔으니, 이걸 사장님에게 적용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2. AI를 사용하지 않고도 여러가지 자동화할 수 있는 구석이 많아보였습니다. 가장 크게는 여러 쇼핑몰의 재고를 연동해주는 것부터, 단순히 파일을 옮긴다든지, 제목을 자동으로 짓는다든지 등 일일이 손으로 하던 작업들이 워낙 많으니까요.

  3. UX를 쉽게 만들고, 메뉴얼을 제공하고, 사용법에 대한 질문을 우리가 받으면 교육 문제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4. 결정적으로 사장님이 우리가 개발한 서비스를 쓰면 상품 정보를 우리가 다 알 수 있고, 그러면 고객들이 여러 사장님의 옷을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Looko AI라는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예상하시겠지만 실제로 만드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ㅎㅎ 사장님들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어요. 다 알았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업무가 발견되고, 사장님마다도 상황이 달라서 여러 경우의 수를 커버하도록 기능을 구성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아직 더 해야할 건 많긴 하지만 9월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1주일에 수천벌의 옷이 저희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불편했던 빈티지의류 쇼핑, 에이클로젯으로 편하게 만들어보자

이렇게 Looko AI를 활용해서 디지털화된 옷은 저희가 원래 운영하던 서비스인 에이클로젯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현재 중고의류 쇼핑은 C2C든 일반 쇼핑몰이든 신상품 쇼핑에 비해서 너무 불편해요. 1) 필터링도 제한적이고, 2) 검색도 시원찮고, 3) 추천도 빈약한 경우가 많아 내가 원하는 상품 하나를 찾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Looko AI를 통해 업로드된 상품은 AI가 자동으로 추출한 정보를 풍부하게 갖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신상품 쇼핑에 준하는 매끄러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9월부터 열심히 작업 중이니, 앞으로 많이 업그레이드될 예정입니다.

아무튼간에 이렇게 모은 옷이 acloset.net에 다수 올라와있으니, 한 번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에이클로젯 앱에서는 더 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봄부터 신상 의류를 하나도 사지 않고 빈티지 옷만 사는데, 사장님들이 워낙 열심히 하셔서 잘 찾으면 품질이 꽤 괜찮습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요. (입생로랑 셔츠가 6만원이라든가… 자라 자켓이 3만원이라든가… 타미힐피겨 바지가 2만 5천원이라든가…)

저는 앞서 말씀드린 Looko AI를 맡아오다가, 최근에는 에이클로젯으로 팀을 이동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사용하시다가 불편하거나 이상하거나 있으면 좋겠는 기능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종종 근황 전할게요!

6
2

포스트

아직 포스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