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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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망한자의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1)

망했다.

통장 잔고가 0이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5억쯤 되는 빚이 생겨 있다.

아직 갚아야 할 세금과 그런 것들이 수천만 원이 더 있다.

업체 미수금도 1억 가까이 남아있다.

수년간 살던 집에서 나와야만 했고 지금은 살 집도 없다. 길바닥에 나 앉았다는 말이 딱 지금의 내 꼴이다.

이것이 2017년 시작해 버티고 버티며 올해 초 까지 이어온 나의 첫 창업의 결과이다.

이것은 현실이며 이 글을 쓰는 내 이야기이다.

단 한 번도 실패를 생각하지 않고 달려온 스타트업 창업의 길 끝에서 너무나도 처절하게 주저앉은 나의 결과물이다.


제게 남은 건..

이런 저를 여전히 응원하고 믿고 지켜주는 와이프 그리고 내가 지나온 길을 인정해 주는 친구와 몇몇 지인이 전부입니다.

지금 저는..

또 창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창업을 앞둔 와이프를 돕고 있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니 와이프도 파운더, 저도 파운더로 해달라고 애잔하고 간절하게 부탁했습니다. (코파운더 안되 멈춰!!) 그러자 하시네요. 우리 대표님=마누라님 만세!

평범한 초기 창업가가 지나는 길을 대부분 겪고 통과해 왔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입니다.

차를 타고 가을 들녘을 지나면서 이거 어때?라고 하며 말했던 와이프의 아이디어를 3년간 다듬고 다듬더니 기획한 프로덕트의 초기 브랜딩 작업이 끝나고, 랜딩페이지와 MVP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구구절절

실패한 이야기를 적으려 했었습니다. 저처럼 실패하지 마세요! 창업하지 마세요! 편한길 가세요! 하는 글을 적으며 '스타트업 실패 방지 전도사', '창업 금지 전도사'가 되어 볼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꿨습니다.

'쫄딱' 망하는 결과에 이르는 동안의 슬프고 비참한 실패담이 주는 신파는 성공한 후에 풀어 놓으면 더욱 더 완벽한 한 편의 스토리가 되어 주겠지요.

실패담은 나중에 양념으로 쓰기로 하고, 지금은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을 여러 메이커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 같은 실패한 사람이 생겨남에도..

스타트업은 끝없이 창업 되어야 하며, 그중 성공한 창업가는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치에 있어야 하고 그 반대의 실패한 창업가도 그 도전 자체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저도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곳 디스콰이엇에서 여러 창업가, 메이커 분들의 도움도 얻고, 도움도 드리고 함께 고민하며 하나하나 과정을 밟아 가보고자 합니다.

이제 다시 한번 위대하지만 고달픈 스타트업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나에게는 나만의 나무가 있다 -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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