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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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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목격자

  1. 글쓰기 모임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한창 글쓰기를 어려워한 때라 한 자도 쓰지 못하고 집에 돌아간 적이 많았습니다. 보통 강남에서 모였는데 집이 얼마나 멀던지, 가는 길 내내 다음에는 나가지 않는 걸 고민했습니다.
  2. 그런데 신기하게 모임에 나가면 무거운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 힘들지만 꾸준히 글쓰기 모임에 얼굴을 비춘 것은 그곳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인 듯합니다. 한 자를 토해내기까지 겪은 어려움을, 글쓰기 모임 사람들은 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 아닐까요.
  4. 그건 참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다른 주제로, 다른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었지만, 나란히 앉아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 저를 편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5. 시간이 지나고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읽었습니다. 줄리아 카메론의 책,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카메론은 연인을 잃고 실의에 빠진 친구에게 글쓰기를 권합니다. 카메론은 친구에게 '목격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친구가 겪고 있는 아픔을 목격할 목격자 말이죠. 그리고 글쓰기가 그 목격자가 되리라고 여겼습니다.
  6. 화가 났던 일이나 슬펐던 일을 글로 쓰다보면 지난 일을 톺아보며 '아파하는 나'와 '글 쓰는 나'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글 쓰는 나'는 '아파하는 나'의 목격자가 됩니다. 다른 자아의 아픔과 상처를 알아주는 또 다른 주체가 됩니다.
  7. 그래서 글쓰기는 심리 치료 도구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카메론의 일화를 읽고 함께 무언가 하는 존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8. 글쓰기 모임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용기를 얻었던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9. 산다는 건 외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리를 이루고 곁에서 함께할 사람을 찾습니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로 내팽개쳐진 우리는 불확실하고 불안하며 어렵고 힘듭니다. 그럴 때 나의 노력을 목격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어떨까요.
  10. 한배에 타고 함께 노를 젓는 사람, 서로의 수고로움을 지켜보는 그런 사람. 일터에서 안정감을 얻는 것은 그런 동료의 존재 때문일 겁니다. 실패하더라도 내가 쏟은 노력의 가치를 누군가는 알고 있으며 함께 답을 찾아나갈 사람이 있다고 느끼는, 즉 '노력의 목격자'가 있는 환경에서 안정감과 동기를 느끼고 열정을 불태우는 조직이 탄생합니다.
  11. 좋은 조직에는 모든 노력이 서로 의미를 찾게 해주는 서로의 목격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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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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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해상도

  1. 예전에 파리에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익숙치 않아 시티 투어를 신청했는데 코스가 알찼습니다. 중간에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자유롭게 관람하는 시간도 주어졌는데요, 소장하는 작품이 다양했지만 제 시선을 사로잡은 건 모네나 에드가 드가 같은 인상주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인상주의의 본고장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며 한동안 서성거렸던 게 기억 납니다.
  2. 저는 '줌인 & 줌아웃'이라는 관람법을 좋아했습니다. 최대한 작품에 가깝게 서서 작품의 아주 작은 한 지점만 뚫어지게 봤다가 천천히 작품 전체를 보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있는 방법은 아닐 겁니다. 제가 붙인 이름이거든요.
  3. 작품을 줌인해서 보면 몇 개의 붓질과 물감의 질감, 색깔 몇 개만 보입니다. 아주 단편적이고 직접적인 데이터들이죠. 그러다가 천천히 작품 전체로 시야를 확장하면 어딘가 탁 트이는 느낌이 옵니다.
  4. 몇 번의 붓질이 파도가 되어 철썩일 때, 검은색으로 이뤄지지 않은 검은색이 우울한 표정의 그늘로 변할 때, 줌아웃하는 경험은 화가가 그 작품을 그리던 순간을 함께 경험하는 듯했습니다. 줌인한 상태에서는 알기 어려웠던 붓질의 의미를 줌아웃하며 작품 전체에서 맥락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 수년이 지난 그 경험을 이제 와 떠올리는 건 앎을 대하는 게 미술 작품을 줌인, 줌아웃하며 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작은 지식이나 경험이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절묘한 위치에 그은 한 번의 붓질이 될 수도 있고요, 여러 색이 모여 깊이 있는 색으로 변모하는 것처럼 그렇게 쓰일 줄 몰랐던 정보가 다른 정보들과 결합해 소중한 지혜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6. 일상속에서 마주하는 지식과 정보들은 종종 별 가치가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의 줌을 놓고 미래에서 보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지혜의 한 조각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7. 운은 기회와 준비가 교차하는 순간에 온다고 합니다. 기회를 맞이할 준비라는 건 어떤 앎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 안에 여러 번의 붓질을 더하다보면 더 또렷하고 선명한 그림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8. 지금, 저는 어느 때보다 성장과 자기 계발에 목이 마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학이 내 인생에 어떤 쓸모가 있느냐고 짜증 내던 어릴 때처럼) 여전히 때때로 이건 내 분야가 아니라느니 그래도 왠지 듣고 싶지 않다느니 하면서 지식을 팽개친 때도 있었습니다.
  9. 하지만 이제는 어디에 맞춰 들어갈 지식일지, 당장은 몰라도 머릿속 한 편에 그려두는 자세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더하다 보면 여러 붓질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이 되듯 제 안에서 선명한 작품 하나를 마주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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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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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함은 훌륭함의 열쇠

  1. 지금 다니는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는 주어진 일을 쳐내기 바빴습니다. 요청받으면 스스로 생각하는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려고 열정을 갈아 넣었죠.
  2.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몇 개월을 밤을 새워 일했어요. 주말에도 고민했고요. 성장을 위한 단계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열심히'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잘'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그땐 그런 지혜가 없었습니다. 노력했지만 남는 건 없는 '밑지는 노동'의 시기였습니다.
  3. 일을 버릴 줄 몰랐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맥시멀리스트의 캐리어처럼 일했거든요. 머릿속은 온갖 가능성을 생각해 별별 물건을 챙긴 바구니 같았습니다.
  4. "갑자기 이런 상황이 터질 수도 있잖아", "혹시 몰라", "다른 데는 이 정돈 했던데", "이 정돈 해야 내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 거야" 같은 걱정이 주된 동기였습니다.
  5. 하지만 어니 질렌스키가 그랬던가요,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라고. 실체 없는 걱정만 많았던 거죠. 참 미련했습니다. 복잡성에 매몰된 시기였습니다.
  6. 복잡성은 사람을 무감각하게 합니다.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해요. 복잡성은 인지의 한계를 벗어나는 특성이기 때문이죠. 그럴 때 프로세스나 방법론에 집착하기 쉬워집니다. 복잡성을 파헤칠 생각을 하지 못하면 결국 그 자체에 매몰되는 겁니다. 온갖 생산성 툴을 쓰며 고민하고 최적의 레퍼런스만 있으면 다 될 것 같은 마음이 그런 매몰된 상태였기 때문에 나온 게 아니었을까요.
  7. 요즘에는 일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다는 느낌이 듭니다. 함께하는 크루들 덕분입니다. 피큐레잇에서 일한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제가 배운 일하는 방법의 핵심은 '단순성'입니다. '가장 필수적인 일을 함으로써 필요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구조'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8. COO Patrick은 항상 말합니다. 사람은 복잡한 상황에 빠지기 쉽다고. 그래서 항상 의식적으로 목적을 떠올려야 한다고. 현실적인 기한을 보고 거기에 맞출 수 있도록 정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9. "해봐서 나쁠 건 없잖아" 일할 때에는 이런 마인드를 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해봐서 나쁜 건 없지만, 해봐서 나쁜 시기는 있기 마련이거든요.
  10.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게 비즈니스라면 더욱 주어진 시간 내에 일을 완료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실체 없는 '최고의 수준'을 좇을 게 아니라 실체를 구현할 수 있는 '현실의 수준'을 겨냥해야 합니다.
  11. 가장 필수적인 것을 함으로써 필요하지 않은 일을 하지 않도록 문제의 본질, 일의 목적, 사안의 핵심을 고민해야 합니다.

피큐레잇

즐겨찾기 기반 지식 확장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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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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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작게, 실행은 잦게

  1. 어느 날 자괴감이 들이닥쳤습니다. 원래 나름 글 쓰는 걸 업으로 하는 콘텐츠 에디터였던 까닭에 글을 자주 썼었는데요. 최근 6개월 동안 글을 한 자 안 썼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던 겁니다. '바쁘다'라는 아주 좋은 핑계가 있었거든요.
  2. 6개월의 공백을 깨고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바빠서 못 한다는 게 나름 합당한 이유라고 생각했는데, 한동안 벙쪄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솔찬히 신경 쓰였나 봅니다. 게다가 글쓰기 능력은 직장인의 기초 체력 요소이니 업무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지식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자. 이게 제가 일하고 있는 피큐레잇의 미션입니다. 링크라는 아주 작은 요소로부터 인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다른 이들과 잘 나눌 수 있게 돕는 플랫폼, 그게 지식이 흐르는 세상의 출발점입니다.
  4. 퇴근 후 3시간 동안 글 한 자도 쓰지 못했다는 점이 말이죠, 제 직장이 피큐레잇이 아니라면 그 사실이 그렇게 치명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명색이 인사이트 관리·공유의 끝판왕을 만들겠다는 사람이 생각을 글로 풀어내지도 못한다니. 그게 두 번째 충격이었습니다.
  5. 디스콰이엇을 보니 데일리로 메이커로그를 쓰시는 대단한 분도 계시고 감탄이 나오는 콘텐츠를 쭉쭉 뽑아내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그런 매력적인 콘텐츠만 읽다 보니 눈은 높아졌는데 손은 안 따라줘서 그렇게 빈 화면 앞에서 분침이 흐르기만 기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6.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작게 시작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이 글쓰기 도전도 다시 작게 시작해봅니다. 하루하루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요.
  7. 많은 구루가 작게 시작하기의 장점을 설파합니다. 왜 그럴까요? 크게 시작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긴 하지만 그만큼 리소스도 많이 필요하고 성공의 효과가 큰 만큼 실패의 여파도 크며, 무엇보다 막상 시작하려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1. 엄두는 염두(念頭, 생각의 시초)에서 온 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난다는 건 생각의 시작점을 잡을 줄 모르겠다는 뜻으로 봐야겠죠. 일이 너무 크니까 어디서부터 잡고 들어가야 할지 애매하다는 겁니다. 무지막지하게 큰 햄버거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처럼요.
  2. 《습관의 재발견》에서 작은 습관 전략을 소개한 스티븐 기즈(Stephen Guise)는 너무 사소해서 실패하기조차 힘든 일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하루에 팔굽혀펴기 한 번씩 하기처럼 말이죠.
  3. 모두 아시다시피 작게 시작하고 작은 도전을 반복하면 잦은 성공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체가 있는 반복은 리듬을 만들고 리듬은 안정감을 느끼게 합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사람은 더 큰 도전 의식을 느낍니다.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점이 오는 겁니다.
  4. 최근에 뉴욕털게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재밌게 봤는데요. 뉴욕털게님이 하는 말이 딱 이거였습니다. (너무) 쉬운 도전과 반복, 리듬, 그리고 스케일 업!


  1. "Extremes meet." 극과 극은 통한다고들 합니다. 개인의 생산성이든 조직의 프로젝트 관리 방법이든 취미 생활이든 습관 형성이든 작게 시작하고 쌓고 자꾸 반복, 실행하면 금방 성공에 다다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쓰기는 그 작은 도전의 시작이 되겠죠.
  2. 메이커 여러분은 어떤 도전을 하고 계시나요? 오랜만에 '작게 시작하기'라는 인사이트에서 다시금 영감을 받고 싶으시다면 제가 모으고 있는 동기 부여 링크 모음을 한번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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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털게, 인생의 바닥에서 다 포기하고 설렁설렁 했더니 생긴 일 | Pikurate

뉴욕털게, 인생의 바닥에서 다 포기하고 설렁설렁 했더니 생긴 일|1. 생활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에는 장기적인 목표를 생각하지 말라. 압박이 심해지면 더 쉽게 무너진다. 2. 열심히 하려고 자신을 푸시하지 말라. 3. 가장 쉬운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라.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쉬운 것을 일단 반복하라. 반복하면 리듬이 생기고 리듬이 생기면 강도가 올라간다. 성장을 향한 이륙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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