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북스 로그 (01) - 책의 신대륙을 발견하다
안녕하세요. 디스콰이엇 여러분들.
그 동안 디스콰이엇을 보면서, 대부분은 이제 막 Product를 런칭하신 분들 위주의 이야기를 보면서, 저처럼 스타트업의 거의 한 사이클을 돌아본 사람이 기록을 남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최근 결심한 것도 있어서 이렇게 저의 약 8년간의 스타트업 여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성공도 실패도 아닌 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이번 편(?) 콜롬북스 항해의 첫 번째 편입니다. 편하게 읽어 주세요.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저는 2014년 TV 프로그램 "플랫폼 혁명"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플랫폼 관련 책을 구매했습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예고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BneLxFFb8iY
그러다가 당시 충격적인 수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 구글 :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8조원
정말 충격적인 수치 아닌가요?
당시 국내 대기업을 다니던 저는 저희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알고 있었습니다.
- OO상사 : 매출 10조 ~ 1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 3,000억원 사이
보통 이 정도 숫자를 기록하던 회사였습니다. 매출은 비슷한데, 어떻게 저렇게 높은 영업이익을 낼 수가 있는 거지?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상사맨이었기 때문에, 책으로 배우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맨 땅에 헤딩이 전문이었기에 플랫폼이란 새로운 대륙에 맨 몸으로 헤딩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플랫폼 세계에 들어가기에 저는 너무나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경험 및 시간에 대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플랫폼 장기 플랜 수립
저는 그 즉시 제 10년 간의 플랫폼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 APP 개발을 해 보자
- 국내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
-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 보자
저는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계획을 수립했죠. 물론 너무 단순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의 계획마다 실행플랜은 결코 단순하지도 쉽지도 않았습니다.
APP 개발 - 왕가네 중국어
저는 즉시 APP 개발을 준비했었습니다. 물론 저는 문과 출신이라 개발을 해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당시 제가 유일하게 아는 개발자는 저와 약 15년 지기인 군대 후임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생(=후임)을 불러서, APP 개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 지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저의 아무것도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IT 시장 진출이 시작되었습니다.
- 프리랜서 개발자/디자이너와의 계약
- 콘텐츠 제작자(저 + 중국인 친구들)
크게는 이렇게 두 개 팀으로 구성해서 임시적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개발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당연히 기획도 모르고, 기능정의서, 스토리보드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기획은 저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PPT를 열고, 열심히 나름대로 스토리보드라는 것을 작성했습니다. 동시에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중국어 회화문을 만들고(10,000문장 정도), 한국어 해석을 달고, 스튜디오를 잡아서 음성을 녹음하고, mp3로 자르고 등등 엄청난 컨텐츠 제작 작업이 수반되었습니다.
동시에 APP 개발팀에서는 Android, iOS APP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backend 개발을 포함해서요. 동생은 나중에 알고 보니 backend JAVA 개발자였습니다. 사실 이 때도, backend, frontend, APP 개발자 등의 개념도 몰랐습니다. (사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backend, frontend 개념을 몰랐습니다)
약 5~6개월 투입하고 나니 Android APP을 런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행히도 iOS APP은 개발하다가 중단되게 되었습니다. 저희 쪽 문제와 프리랜서 분의 문제가 겹치면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10월부터 준비한 왕가네 중국어 앱은 2015년 5월 드디어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이 APP이 제가 만든 첫 APP이었습니다. 심지어 유료 APP이었습니다. 다행인건지, 컨텐츠가 좋다는 평이 많아서, 제가 투입한 2,000여만원의 투자금은 몇 년에 걸쳐서 회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왕가네 중국어 : 왕가네 가족들의 평소 생활을 중국인 입장에서 script를 작성한...한국인들의 레벨을 철저히 무시한 레알중국어를 표방한 APP 서비스>
왕가네 중국어 APP은 2022년부로 서비스를 종료했으니, 구글플레이에서 찾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ㅠㅠ
느낀 점
첫 번째 APP을 개발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개발은 팀워크다
정말로 그랬습니다. 제가 왕가네 중국어 APP 하나 개발하는데, 총 20명에 가까운 개발자/디자이너/컨텐츠제작자 등이 필요했습니다. 정말 저는 운이 좋았던 게 주변에 도움을 주었던 개발자출신 후임, 중국인 친구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론 비용은 지불했습니다. 약 2,000여 만원이 들었죠.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저렴하게 개발한 편이었죠.
나는 컨텐츠 개발능력이 없구나
예, 컨텐츠 개발은 저랑은 맞지 않다...즉, 저는 컨텐츠 개발 능력이 꽝이다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저는 가급적 컨텐츠를 어디 가서 받아오지, 제가 직접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사업은 안되겠구나
당시는 업무와 병행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개월 지나니까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서야 아~ 창업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스텔스창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 4월에 퇴사를 하게 됩니다.
퇴사 후 콜롬북스를 준비하다
퇴사 이후 저는 약 2개월간 일본과 중국을 그냥 놀러 갔다왔습니다. 일단 일을 오래 했으니 쉬자라는 생각도 있었고, 다른 나라의 플랫폼은 어떤가라는 생각도 들어서 갔다왔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팀빌딩을 준비하게 됩니다. 저는 늘 사람에 대한 운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약 2개월 만에 제가 원하는 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저 : 기획, 운영, 투자유치, B2B 영업 등
- Backend 개발자 : 군대 후임이자 동생, 약 10년차 JAVA 개발자
- Andorid 개발자 : 약 10년차의 Android APP 전문 개발자
- 디자이너 : 이제 막 컴퓨터 학원을 나왔지만, 매우 감각적인 디자이너
이렇게 콜롬북스는 이 4명에 의해서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주의] 콜롬북스는 2015년 ~ 2022년까지 운영했습니다. 현재는 당분간 서비스를 멈춘 상태입니다. 콜롬북스는 아래와 같은 성과를 냈지만, 현재는 쿨쿨~ 잠자는 상태입니다.
- 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
- 약 50만 명의 회원(도서 APP치고 꽤 많은 회원)
- 약 수 백만 권의 도서에 콜롬북스 아이콘 인쇄
- MAU 최대 10만, DAU 최대 2만
- 컨텐츠 : 동영상 강의 및 mp3, 도서자료 등 약 50만개 확보
- 2회의 투자유치
- 전세계 약 150국의 유저들이 사용
- 8년간 단독 서비스 : 완전 똑같은 플랫폼 서비스 전무
<도서 표지에 선명하게 콜롬북스 APP icon 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콜롬북스 초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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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이야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Tomi님!!
다음 이야기 너무 궁금하네요..!!
정말, 맨땅에 헤딩을 하신 과정을 남겨주시니 정말 재밌게 읽히네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으셨을지.. 대단하십니다. Tomi 님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 글도 올라오면 읽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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