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이수비
이수비 ·

잔잔한 호수 속 파도 (feat. 레브잇 아이디어톤)

3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1. 아마존보다 더 큰 회사를 만드실 @강재윤님은 미소가 해맑으시다.
  2. 몰입할 수 있었던 나머지 제정신이 아니었다(?)
  3. 상타서 기분 좋았다.


무박 2일 아이디어톤, 꽉찬 36시간동안 아주 많은 생각들이 들어 조금 남겨보고자 한다.


BEFORE

[모집중] NEXT BIG THING 아이디어톤

아이디어톤의 첫인상은 너무나도 강렬했다.

경력이 4년 미만인 분들만 참여 가능합니다.

→ 경력 아래로 제한두는 것 봤어도, 위로 제한두는 건 처음봤고 경력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더욱 재밌어보였다.

무엇보다도, 재밌습니다.

→ 저 문장을 보자마자 무조건 지원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진행 기간 : 무박 2일

→ 주최측에서 ‘무박’이란 단어를 사용하는게 신선했다(악랄했다.)


4.30일에 이 페이지를 처음 봤지만 애증의 페이지마냥 내 컴퓨터 크롬 한쪽에 늘 띄워져있었고 결국은 마감인 5.7(일) 오후 8시쯤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참가확정이 난 상태에서 설레지만 조금은 떨리는 금요일 밤, 짐을 싸는데 짐을 쌀 게 없었다.

2일이긴 했지만 무박이었기에 챙길 게 모자밖에 없었고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DURING

이름표를 처음 받았을 때 나를 표현하는 한 단어를 적는 칸이 있었고 고민 없이 ‘몰입’이란 단어를 슥슥 적었다.

사실상 표현하는 단어보다는 아이디어톤에 온 목적과 가치였기에 고민없이 적을 수 있었다.

주제는

NEXT Linkedin

NEXT FarFetch

중 택1이었다.


공지사항, 발표를 1층에서 듣고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팀별로 앉아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기 시작했다. (뒷풀이에서 지하 1층을 골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햇볕도 안들어서 시간 가늠이 안되는 걸 노린 것 같았다.)

우리 팀원분들의 어마무시한 자기소개를 듣고 내 생각은 단 두가지였다.

  1. 쫄리는데?
  2. 든든하다!


아이스브레이킹이 자연스레 마무리되며 다들 노트북을 키고 주제 두개 중 어떤 걸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우선 사전조사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역할분담을 하고 FarFetch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결국은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이었고 사전조사를 해서 딱히 건져낼 건 없었다. 결국 셋 다 노트북을 닫고 종이에 유저 플로우, 시장의 흐름, 이커머스 플랫폼의 유통 구조 등 구조화를 시작했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들이 정말 많이 나왔지만 ‘이게 과연 NEXT FarFetch에 갈 수 있을까’가 문제였다. (어차피 나중에는 NEXT Linkedin이든 NEXT FarFetch든 일단 우리가 생각난 거 검증부터 하고 확장하자 였지만 초반에는 NEXT라는 단어에 생각의 제한이 많이 되었다.) 결국 돌고 돌아도 명품만을 위한 솔루션인지, 명품 브랜드를 플랫폼에 데려올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못 찾았고 링크드인으로 바로 돌아섰다.


링크드인은 더욱 만만치 않았다. ‘채용’과 ‘네트워크’라는 두 키워드가 가장 핵심 가치라고 생각하였고 둘 중에 어떤 것을 노려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네트워크로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트워크는 우선 사람이 모여야 하는데 콘텐츠가 있지 않으면 초반 유저 유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네트워크만으로는 플랫폼 구성이 힘들다 판단하여 채용으로 눈을 돌렸다.


(사실 채용으로 넘어갔다가 도저히 답이 안나와 링크드인의 ‘퍼스널 브랜딩’을 생각하고 링크드인은 회사 이름이 늘 따라다녀 자유롭지 못하게 네트워킹을 할 수도 있겠다 라는 가정에 회사가 없는 just 나로써 커리어 고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 였는데 이미 수두룩 빽빽하더라! 그리고는 잠시 또 Farfetch로 넘어가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아까와 같은 문제에 똑같이 부딪혔고 다시 채용 솔루션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채용이었는데,,,

채용 솔루션을 가진 회사들이 정말 많이 나오지만 결국 기업과 구직자의 gap을 줄여주지 못한다는 게 우리가 찾아낸 문제였다. 구직자는 쉽게 나와 맞는 회사를 찾지 못했고 회사는 나와 맞는 사람을 쉽게 찾지 못했다.

양쪽 사이드 둘 다 아주 큰 리소스와 시간이 들어야만 했고 이 과정 속 우리가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을 없을까 고민하다가 면접 이후로는 사실상 큰 문제가 아닐 뿐더러 줄이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면접이라는 과정은 결국 그 사람의 아우라, depth를 파악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플랫폼, 자동화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그 앞 부분은 달랐다. 우선 사람을 찾는 것부터가 아주 큰 리소스가 들며 ( 아웃바운드) 들어온 지원서 검토에도 상당한 귀찮음이 있을 수 있다 (인바운드) 라는 가정을 내리고


💡 ‘이력서 하이라이팅 서비스를 통해 기업에는 액션 데이터 기반으로 한 이력서 추천, 구직자에게는 기업의 선호 이력서 성향을 공유하자’ 라는 솔루션을 도출해냈다.

HR 매니저는 하이라이팅 서비스를 통한 데이터가 아카이빙될수록 해당 기업만의 인재상을 기반으로 이력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구직자에게는 원하는 기업의 HR 매니저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이력서 작성을 가능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결론이 난 시점이 이미 새벽 2,3시였기에 가설검증에 필요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모으기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신에게는…. 미국이라는 글로벌 시장이 있습니다….ㅎㅎ.. 미국 HR 매니저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돌릴 수 있었고 가설 검증까지 끝마칠 수 있었다.


1단계 방향성 : B2B 사업 확장 ( 기업에게 하이라이팅 기능 제공 )

  • 단어를 넘어 문장, 표현까지 확장
  • 각 회사에 맞는 기준을 대입하여 점수 고도화
  • 자체 대시보드 구축 및 지원서 연동

2단계 방향성 : B2C 사업 진출 및 글로벌 확장 ( 유저 -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런칭 )

  • 채용 선호도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컨설팅 유료 서비스 제공
  • 텍스트 힌트 형태로 노출
  • 글로벌 확장 진행

3단계 방향성 : HR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으로 확장

  • 각 유저 집단별 원하는 채용 트렌드 정보 제공

BM


까지 사업 구조를 완성시키며

채용을 쉽게 하자, READY 라는 슬로건으로 발표까지 끝마칠 수 있었다.


발표 비하인드를 조금 풀어보자면,

둘째날 아침 10시, 11시쯤 내가 발표를 맡기로 결정되었고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우선 양옆 위아래 어디를 봐도 아주 멋있는 분들이 있었고 이 사람들 앞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었다.

또한 밤새 노력한 우리 팀의 모든 것을 10분안에 이 과정과 결과를 아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선 유튜브에 IR 피칭 을 들으면서 속성 강의를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딱히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건 없어서 돌고 돌아 아마존보다 큰 기업이 되겠습니다 라는 카피와 함께 강인한 표정의 재윤님 EO 영상을 찾아서 시청했다.

‘기’를 받고 싶었고 거기서 결국 재윤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영상을 봤었다. 심사위원의 취향을 알아보는 것도 자료조사….ㅎ


하지만, 그 뒤에 내용이 바뀌고 PPT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면서 내가 PPT를 완성시킨 시간은 4:48, 발표는 5:00부터 시작했다.

준비시간은 턱없이 부족했고 대본을 한번 읽어보고는 1층으로 올라가 발표를 바로 시작해야만 했다. 모자를 쓰고 있었던 나는 1분 남기고 화장실에 가서 머리를 질끈 묵고는 심호흡을 한 후, 자리에 앉아 두번째 순서를 기다렸다. (왜 하필 이럴 때 늘 순서는 빨리 뽑히는지 모르겠다. )

늘 마이크를 잡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나임에도 준비가 다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머리에 깊게 박힌 나머지 초반부까지 계속 떨었던 것 같다. 발표를 시작하고서는 대뜸 질문부터 던졌다.


자, 채용을 위해서 이 자리에 앉아계신 분 손들어주세요!

타겟은 레브잇 CEO 재윤님이었고 재윤님은 다행히도 번뜩 손을 들어주셨다.

그 뒤부터는 오케이, 대본에 있는 내용 어차피 다 내 머릿속에 있는 내용들이니까 대본 생각하지말고 PPT 플로우에 맞춰서 우리가 한 것들 다 보여주자! 라는 생각으로 발표를 진행했고 다행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매서운 5분간의 질문 시간을 거치고 나서는 자리에 앉아 뒤 6팀의 설명을 잘 경청하며 잘 졸았다(?) 분명 공존할 수 없는 단어이지만 졸지 않았을 때는 정말 잘 경청했다.

모든 팀들의 발표는 정말 매력적이고 우리가 생각치도 못한 부분들의 문제를 찾아내었고 와, 이런 솔루션도 있겠구나 하는 팀들도 있었다. 팀 발표를 모두 듣고 나서 다시 한번 감사할 수 있었다.

이런 멋진 분들 앞에서 내가 우리 팀의 아이디어를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것을. (2등 상 탔다! 2등이라고 하기엔 아주 미세한 차이 였을거라 생각될 뿐더러 내가 생각했을 때는 다른 팀들이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여 당당히 말하기에는 부끄럽다.) 만나뵙게 된 모든 분들과 1:1 커피챗을 신청하고 싶을 정도로 말 몇마디만 나누어봐도 Depth가 있는 분들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 더 잘하고 싶다.


AFTER

정말 오랜만에 ‘몰입’할 수 있었다.

몰입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늘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실천시키기 어려웠다.

특히 요즘 내 일상은 아주 잔잔하였고 근래 어떤 것에 최선을 다해본 적도, 시도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야 하는 이유를 잘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일’이 삶인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될 수 있었을까가 늘 궁금했다.

이번 아이디어톤에서는 날 극한으로 밀어붙여 한계를 만나고 그걸 극복해서 결국 output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늘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 빠르게 스스로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였다.

레브잇 아이디어톤은 그 기회에 더할나위 없는 아이디어톤이었다.


해커톤이 아닌 아이디어톤 자체는 생소하다. 대부분 개발까지 구현해내는 것을 원하지, 아이디어만을 위한 대회는 잘 없다. 이유는… 정말 아이디어만이기에 평가도 힘들 뿐더러 참가하는 사람들 사고의 depth가 얕았을 때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대회이기도 하다.

내 첫 아이디어톤이었지만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 속 치열하게 고민하고 바꾸고 다시 고민하는 시간은 아주 값졌다. 새벽 넘어가면서 문제를 또 바꾸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인지 다시 한번 검증하고 플로우에 이상이 없는지 등의 36시간의 끊임없는 Problem-Solving 사투는 내가 왜 창업씬에서 일하고 싶어했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이 쾌감을 느껴보고 싶은 모든 분들은 꼭 꼭 이 아이디어톤에 참가해서 내 한계에 부딪히면서 결국은 해내는 과정을 맛보셨으면 좋겠다. 특히 일태기가 오신 분들, 해내고 싶은 분들, 몰입이 필요한 분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싶은 분들, 정말 멋있는 분들과 같이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꼭 해보셨으면 좋겠다.


p.s. 36시간동안 몇끼를 먹었는지 모르겠다. 골방이라고 표현한 지하 1층 카페에서는 음식은 끊임없이 공급되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화제 먹어야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 아이디어톤을 모두 준비해주신 @Jaekyun Park 님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재균님과 이야기하면서 레브잇 팀이 굉장히 끈끈한 단체인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디어톤 중간에 주는 재균님의 피드백은 날카롭고도 정확했다. 미간 많이 찌푸리면 주름 생겨요. 뛰어난 아이디어보다 플로우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얼마나 구체적이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였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피드백들이었다.

아이디어톤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Jaekyun Park 님에게 커피챗을 보내보세요!!!


2차 아이디어톤도 곧 열린다고 하는데, 2차 신청 고민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그냥 무조건 지원해봤으면 좋겠다. ( 이 글을 여기까지 봤다면 더더욱. )


2차 신청 때 바이럴 타기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16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경험 공유 감사해요 수비님 ㅎㅎ 저에게도 몰입하는 감정과 성취했을 때의 쾌감이 큰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이수비
이수비

맞아요! 한번 깊게 몰입한 경험이 더욱 진심으로 일을 대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언님😊

Jaekyun Park
Jaekyun Park

이번 아이디어톤에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수비님은 가장 인상깊은 분이었어요. 슬슬 모두 지쳐갈 때도 그런 기색 없이 매의 눈으로 모니터를 계속 보시던... 그리고 같이 디스커션 했을 때에는 두뇌 회전속도가 정말 빠른, 열정과 스마트함 모두 빠짐이 없는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재능있는 인재와의 네트워킹을 찾아나서는 분이라면 수비님과의 커피챗도 해보시면 다들 좋으실것 같아요!

이수비
이수비

입금해드릴게요 재균님^^ 멋지고 재밌는 아이디어톤 준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봬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수비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79에 선정 되었어요! https://stib.ee/l2i7

유현일
유현일

글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커피챗 드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