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김은택
김은택 ·

나는 왜 창업을 했는가

작고 미비한 초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최초의 모먼트(파일럿 테스트)를 만들어냈고, 이를 가지고 현재 시드 라운드도 열심히 돌고 있습니다.

물론, 물론 결코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역시 쉽지 않네요.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요..;;

(대략 이런 상황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터시티의 비전을 공감하고, 이 비전 아래 오프라인 리테일 비즈니스의 새 섹터를 함께 열어가고자 함께 도전해나갈 파트너를 반드시 반드시 찾고야 말 것입니다!!


달성하기 더 어렵고 힘들고 불가능해보이는 목표가 저를 앞으로 더 나아가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선택 중에 가장 어려운 걸 선택했습니다~ (마치 프로 운동선수 같네요..ㅎ)


여러 미팅을 하면서 왜 창업했는지란 질문도 받았는데, 그래서 오랫만에 1년 전에 작성해두었던 글을 꺼내보았습니다. 메이커로그로 옮겨 적으면서, 그 때의 결심과 각오를 다시 한 번 씨게 새기고, 다시 또 열심히 달려나가야겠어요~



나는 왜 창업을 하였는가 (2022.04. 작성)

그 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고 있음에도 다시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REaaS(Real Estate as a Service)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비즈니스를 하는 OTTER CITY의 대표 김은택입니다.

저는 공간과 부동산 비즈니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의 삶은 상상하는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변하였지만, 사진 찍기에 조금 더 멋잇어진 것 말고는 공간/부동산 비즈니스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과거에는 분명 공간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공간을 채운 컨텐츠와 이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험으로부터 공간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이와 같이 변화한 시대의 가치를 담는 공간 경험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가 세상에 증명하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01

6년 전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좋은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조금은 모호한 상상 아래 마음 맞는 동기생들과 모여 첫 창업을 하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작은 회사였지만 공공기관으로부터 민간위탁을 수주받아 복합문화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커다란 사업을 맡아 2018년부터 사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 일을 준건 공공기관이었지만, 시민(고객)에게 위탁받았다고 생각하며 일했습니다. 공공사업이라는 것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 아니였지만 저희는 고객(방문객)을 위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공간 가치를 세상에 증명해내고, 우리 이후에 나타날 또 다른 젊은 공간 기획자들을 위해 실패하지 않은 선례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영혼을 바쳐 일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그대로 나름 꽤 준수한 성과를 냈던 것 같습니다. 3,000평 규모의 거대한 시설에서 연간 3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운영하는 커다란 사업을 운영했고, 지난 3년 동안 150만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찾아와주었으니까요.

그러나 (물론 모든 공공 사업이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공공 섹터는 극심한 관료주의가 만연한 분야라는 것을 지난 3년의 시간에서 여실히 느꼈습니다. 우리를 지치게 했던 것은 이곳을 찾아준 방문객들의 볼멘소리가 아니라 전혀 고객과 상관없는(본질과는 전혀 무관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고 합리적인 것이 우선이지 못한) 정치/행정의 논리와 태도들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실적과 치적. 몸사리기 우선주의와 민원 회피. 관료주의. 정치적 사상검증. 그 모든 것 가운데 시민(고객)을 위한 것은 없었습니다.

공공 섹터의 수주 방식의 사업을 통해서 비전에 조금도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수주나 용역의 범위를 벗어나 (특정 공무원이나 기관장만을 만족시키는 알맹이 없는 사업말고) 철저하게 고객에게 평가받으며 진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이것이 제가 스타트업을 통해 공간/부동산 비즈니스를 풀어내고자 새롭게 도전한 이유입니다.


02

‘왜 다시 창업했는가, 왜 스타트업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먼저 저의 첫 번째 창업의 처절한 실패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22년 초. 저희는 앞서 이야기한 커다란 공공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 모든 상황을 자세하게 다 글로 풀어쓸 수는 없지만) 의도치 않은 정치적 시류에 떠밀려 법률적, 경제적으로 큰 위기의 순간들을 겪었고, 그렇게 저는 직원 30여명 규모의 회사를 일시에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현재 커다란 법적, 경제적 피해 없이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금에서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는 한 개인이, 한 명의 평범한 청년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불안의 연속인 나날들이었습니다. ‘대표’라는 이름이 가장 마지막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무거운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분명히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초 시무식에서 30여명의 직원들 모두에게 회사가 사실상 망했고 모두 나가야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제가 16장의 긴 글을 모두에게 공유했는데 ,그 내용 중 일부를 통해 저희가 실패했던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비단 어느 한 정치세력이나 정치인에 대한 원망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시장이나 정당이 아니였어도, 공공사업이란 정치적 집단 교체 후에는 이런 식의 후폭풍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기에 좌우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것이 행정과 정치의 생리이며, 단지 우리가 그 과정을 조금 혹독하게 겪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어찌할 수 없는 외부의 힘에 초첨을 두어 지금의 실패를 정의하려고만 한다면 크게 배우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실패를 내부에 초점을 두고 진단해야만 합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지지하고 열광하는 상태였다면 그들도 쉽게 우리를 건들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오늘의 실패를 딛고 우리 스스로가 더 힘을 키우는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강력한 컨텐츠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고객에 집중하여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에 대한 원망'보다 '사람들이 더 환장할만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우리는 선택하여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약속된 다음이 없기에 그러한 방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만 제가 여러분께 이 시점에서 드리고 싶은 현실적인 이야기는 여러분이 다음으로 선택하게 될 회사와 팀이 고객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꼭 살펴보시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실패가 여러분의 다음 선택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이 없듯이, 지금 우리의 시나리오에도 만약은 없습니다. '과거 그 순간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더 나았을까라'는 식의 생각은 지금 이런 상황이 아니어도 평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3개월 뒤에 우리가 정확한 사망선고를 받았기에 지금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의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애초에 불확실한 미래 위를 달리고 있기에 미래를 생각하면 당연히 불안하고 걱정이 드는 것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걱정과 불안, 안주하고자 했던 마음들과 싸우며 더 나은 새로운 선택을 해야하는 당연한 순간에 있다고 생각합시다."


03

스타트업을 한다는 건 애초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일을 하는 바보같은 일처럼 보입니다. 엄청난 자본과 리소스를 가진 대기업도 실패하고 경험많은 행정과 정부도 실패합니다. 나이도 많고 경험과 경력도 많고 자본도 많은 이들도 실패하는데, 작은 스타트업은 당연히 대부분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공은 그저 운과 인맥과 자본의 영역이 아닐까'라는 허무주의를 눌러가며 성공을 위해 작은 확률을 높여가는 일이 스타트업의 방식이라는 것을 지난 시간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란 ‘빨리 잘 실패하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앞선 크고 작은 무수한 실패 위에서 다음의 성공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크래프톤웨이]를 참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이 책에서 딱 한 문장을 꼽자면

‘인생에 산뜻한 승리란 없었다. 최후까지 진흙탕에서 굴러가며 발버둥치면서 전력을 다한 뒤에야 겨우 성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라는 고모라 회장의 저 한 마디입니다.

저의 새로운 도전에 낭만 따위는 없을 것입니다.

비전에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은 강렬하지만 아주 짧고 작을 것이며 대부분 우리는 초기의 비전이 멀게 느껴지는 속에서 엄청난 불안과 고통과 갈등을 마주할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생존이라는 급박한 상황과 혼돈 속에서 회사의 비전과 문화는 끊임없이 도전받으며 당장의 자금 때문에 장기적인 가치들이 지켜지지 못하거나 흔들릴 것입니다. ‘창업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나’라는 생각은 배고픔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 될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만큼 세상에 반드시 증명하고 싶은 강력한 비전이 있기 때문이면서, 한편으로는 지난 실패를 통해 애초에 스타트업이란 것이 끊임없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과정의 연속임을 온연히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04

저는 ‘스타트업이란 혼자선 절대 넘볼 수 없는 목표에 도전하여 개인이 결코 이룰 수 없는 거대한 성취를 이루고 결실을 함께 나누는 곳’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 신념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동료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부족하고 더디지만) 하루하루 나아간다는 속도감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여정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이 무척이나 즐겁고 신나는 요즘입니다.

mmatch 매치

온라인 브랜드 X 오프라인 카페 콜라보 팝업스토어 서비스

11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박제영
박제영

첫 창업을 준비 중인데 많은 귀감과 자극을 얻고 갑니다 응원합니다 대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