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모바일 앱의 첫 화면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저는 2021년 초부터 명상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하루 루틴으로 안착하여 1년 넘게 명상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용해본 프로덕트는 'Headspace', 'Calm', '코끼리', '마보' 총 4개입니다. 오늘은 명상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매일 같이 하게 된 저의 관점으로 이 프로덕트들을 비교 분석해보겠습니다. 특히 비교 기준을 '첫 화면이 제공하는 유저 경험'으로 잡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앱이든 실행할 때마다 가장 첫 번째로 맞닥뜨리게 되는 화면이 주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앱을 처음에 설치했을 때는 첫 번째 화면에서 유저가 얼마나 매력을 느끼는지, 혹은 기대했던 가치까지 얼마나 빠르고 쉽게 당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명상은 사전 지식이 없는 만큼 반강제(?)의 가이드 형태가 효과적일 것
그렇다면 명상 프로덕트에서는 첫 화면에서 어떤 경험을 유저에게 제공해야 할까요? 그건 유저의 유형마다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명상 앱을 설치한 대다수의 유저가 이전에 명상을 해본적이 거의 없는 유저라고 가정하고 얘기해보겠습니다. 보통 명상을 하지 않는 제 주변 분들이 제가 명상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첫 번째 질문으로 다음을 물어보십니다.
"근데, 명상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저 또한 명상이 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앱을 처음으로 사용했었기 때문에, 명상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보통 어떤 식으로 하는 건지를 체화시키는데 한 달 넘게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명상처럼 사전 지식이 많이 없는 주제에 대한 프로덕트에서는 친절하면서도 반강제의(?) 가이드 형태로 UX 플로우를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을 아주 착실하게 구현해낸 앱은 4개의 앱('Headspace', 'Calm', '코끼리', '마보') 중에서 Headspace 뿐입니다.
아래 그림들은 명상 앱 Headspace, Calm, 코끼리, 마보를 실행했을 때 맞딱드리게 되는 첫 화면입니다.
(왼쪽부터 'Headspace', 'Calm', '코끼리', '마보')
Headspace, "그냥 내가 떠먹여주는대로 순서대로 들어봐"
왼쪽부터 차례대로 설명을 드리면, 1번 Headspace의 첫 화면에서는 하루 단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순서대로 따라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액티비티들이 위에서 아래로 차례대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 앱을 열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쉽게 위에서부터 매일 갱신되는 콘텐츠를 순서대로 하나씩 눌러보며 따라하면 됩니다.
Calm,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골라봐"
2번 Calm의 첫 화면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들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있고, 각 카테고리 별로 추천 영상들이 좌에서 우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본인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소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먼저 듣고, 얼마를 주기로 하면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마치 넷플릭스에서 뭐 볼지 고르는 데 30분 넘게 걸리는 것처럼).
코끼리, "기본적인 것부터 들어보되 다른 것도 있어"
3번 코끼리의 첫 화면은 2번 Calm과 비슷합니다. 여러 카테고리들이 위에서 아래로 있고, 카테고리 별 영상들을 좌에서 우로 넘겨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장 위 카테고리에서 '오늘의 명상', '입문자 명상'과 같이 고민없이 처음에 접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위치시켜 놓았습니다. 다만 이 기본 영상들은 시간이 지나도 콘텐츠가 갱신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 앱을 오래 사용해온 유저에게는 첫 화면의 첫 번째 위치라는 황금 공간이 낭비되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보,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거 하나 어때?"
4번 마보의 첫 화면은 2번 Calm과 그리고 3번 코끼리의 것과 형태가 비슷합니다. 대신 하나의 콘텐츠 썸네일을 매우 크게 노출하여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alm과 코끼리는 첫 화면의 가장 위쪽 공간에 강과 산 같은 눈 또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자연 그림을 배치해놓은 반면, 마보는 바로 명상 콘텐츠와 관련된 그림을 배치해놓았습니다.
(참고로 Calm과 코끼리는 Headspace와 마보랑은 다르게 첫 화면에서 물 소리나 벌레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Calm을 설치했을 때 아직 아무런 콘텐츠를 소비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의 그림과 소리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해당 앱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유저가 기대했던 명상의 가치나 목적을 명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맛보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현재 정착한 앱은 Headspace입니다. 일반 유저 입장에서 경험하는 명상 특성상, 많은 시간을 들여서 앱을 즐기기보다는 하루 중 단 몇 번 이하로 짧게 사용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선택지를 제공하는 Headspace에서 편리함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유저의 프로덕트 사용 형태에 따라 첫 화면의 구성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유저 별로 니즈가 다르고, 하나의 프로덕트가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저의 유형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유형을 기준으로 큰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설문이나 인터뷰 혹은 유저 행동 데이터를 통해서 보다 신뢰성 높은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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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과는 살짝 다른 질문인데요, 명상 해보면 어떤 점이 가장 좋은가요? 원빈님 글 읽고나니 저도 Headspace 설치해볼까싶네요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극도로 스트레스 받았을 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거나 그런 상황이 일어날 것 같은 상태를 미리 더 잘 알아차리게 된 것 같아요ㅎㅎ 다른 분들에겐 어떤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도언님도 직접 써보시면서 느끼시는 게 생기게 되면 공유해주세요~
와! 명상 덕후라서 진짜 흥미롭게 읽었어요. 저는 Calm을 계속 사용해오고 있어서 캄을 넷플릭스에 비유한 것이 참 공감되었어요 ㅎㅎ
와 명상 덕후 처음 봐요! 제 주변에 명상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신기하네요 ㅎㅎ 하영님께서는 명상을 하면서 어떤 점들이 좋으셨나요?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음관리를 통한 정서적 안정감 아닐까요! 명상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만사 고민거리들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ㅋㅋㅋ 그리고 이완이 되어서 잠도 더 잘 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