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커뮤니티가 약한 이유
미국에 있는 한인 창업가, 스타트업 종사자 분들께 한국은 왜 아직 서로 돕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는지 여쭤봤다.
몇몇 이유를 알려주시는데 ‘반복적으로는 한국인들끼리 미국에서도 경쟁하기 때문에 어렵다’라는 말을 해주셨다.[1]
한국은 섬나라이면서 땅이 너무 좁아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요즘은 많이 나아진 걸로 알고 있는데 예전에는 전국의 학생들이 시험을 본 후 몇등인지 알려주면서 경쟁을 시켰다. 그렇게 훈련된 경쟁심, 생존 본능이 그대로 미국에서도 연장 되서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대부분 해주셨다.
한 대표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중국, 인도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 단체 운동을 못한다. 반면 한국은 축구, 야구 등 단체운동에서 꽤 괜찮은 성과를 보인다. 국민이 나라를 위한 사명감 아래 다같이 단합하는 것은 한국이 잘하는 것 같은데 비즈니스가 되면 서로 극심하게 경쟁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하셨다.
최근 댄 앨리얼리의 ‘Predictably Irrational’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안에 Social Norm, Market Norm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Social Norm은 사회적인 책임을 느끼는 관계이고 Market Norm은 경제적 이해 관계이다.
예를 들어 미국 학교는 학부모들이 방과후 아이들을 픽업하는데 픽업하러 오는 시간이 느려질 수록 학교측에서 아이들을 부담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방과후 시간에 맞춰서 아이들을 픽업해주는게 매너이며 대부분 이를 따르거나 늦게 되면 죄책감을 느낀다. 이게 Social Norm인 상태이다. 근데 학교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벌금을 물기 시작하면 그때 부터 학부모들은 죄책감이 없어지고 오히려 합당한 거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이를 이용하게 되고 죄책감을 안느끼게 된다. 이게 Market Norm인 상태이다.
Social Norm일때 우리는 이타적이게 되고 Market Norm일때 우리는 이기적이게 되서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하게 된다.
앞서 우리나라가 단체 스포츠에서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는 Social Norm일때는 단합이 굉장히 잘되지만 좁은 땅, 계속 경쟁을 해온 경험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Market Norm인 상태로 보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ocial Norm인 상태를 지속적으로 만들려면 상생과 협업 그리고 유대를 강조하는 분위기와 커뮤니티를 계속 만들어야 된다.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쟁 제품이 있다고 한다면 서로 더 지식 교류, 인사이트 교류를 많이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도와야 되며 이게 장려되는 문화와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성공한 곳들이 몇몇 어려운 곳들을 인수 해줌으로써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우리는 Social Norm이 아닌 내 이익만 생각하는 Market Norm인 상태가 된다. 반면 오히려 비슷한 마켓을 타깃하는 회사들끼리 더 많이 지식 교류하고 협업하다가 한쪽이 잘되면 다른 한쪽을 인수해주는 케이스를 많이 만들다보면 창업가들이 오히려 서로 경쟁이 아닌 협업을 하려 하지 않을까 한다.
Foot Notes
[1] 그 외에는 꾸준히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곳이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등이 있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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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비교입니다. 한국이 외국에서는 단합이 잘 되고 잘 뭉치는 사회로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개인화가 가속화된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긍정적인 공동체 의식은 줄어들고 부정적인 측면(눈치 보고, 서로 비교하는 사회)만 남아 개인화와 비교 중심의 사회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미국은 원래 개인주의적인 사회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협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사회가 미국이라고 생각합니다.
Norm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rule과 rule breaker에 대한 제재가 필요한 데, 상당히 불편한고 힘든 일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서로 돕는 네트워크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보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느낌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상상이 잘 안되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