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효과
사업 모델에 대해 리서치를 하다보면,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눈에 띈다기보다, 너무 자주 나온다고 해야함이 맞을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 효과 입니다.
경쟁력
다양한 사업들이, 경쟁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접근방식과 나름의 장벽을 세워 경쟁력을 갖추곤 합니다. 때론 기술 그 자체가 되기도 하고, 사람이 되기도 하고, 노하우가 되기도 하며, 그 외의 무언가로 설령 경쟁사가 더 큰 자본과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합니다.
Deck들을 읽다보면 사업모델이나 해결책을 언급할 때 부터 이미 그 경쟁력이 보이는 가 하면, 이후에 따로 경쟁력에 대해 서술하는 장표에서 설명을 해주기도 합니다. 쉽게 설득이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죠. 요즘처럼 많은 것들이 공개되고 공유되는 세상에서 그런 독점적 경쟁력을 갖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 경쟁력은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항상 그렇듯, 환경이 변하면, 방식도 변하죠. 그렇게 네트워크 효과라는 경쟁력, 혹은 경쟁방식(?)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인과관계로 봤을 때, 네트워크 효과란 경쟁력의 원인인 것인가, 아니면 결과인 것인가 논쟁이 적잖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스타트업이 의도한 혹은 의도하지 않은 어떤 '가치'가, 제공하는 서비스 혹은 제품을 소비하고, 지지하는 혹은 재생산하는 '고객'들에게 '발견'되어, 결과적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생겨날 수도 있고. 아니면, 원인으로서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을 '다방향 호혜적 생태계'를 구성하여, 큰 경쟁력을 가진 것일 수 있을 것 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어느 한 생태계에서, 여러 참여 주체가, 서로가 서로를 통해 이익을 얻거나, 도움을 얻을 수 있을때, 발생하는 효과라고 합니다. 유튜브의 경우, 재밌고 유익한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늘수록, 영상을 소비하는 사용자가 늘고. 영상 소비자가 늘면, 크리에이터가 늘어납니다. 크리에이터와 영상 소비자의 규모가 커지면, 재생산자 혹은 재소비자로서 광고 에이전시나 기타 관련 기업들이 진입하고, 하나의 큰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여전히 잘 모르겠는 네트워크 효과
많은 기업들이 이런 생태계를 만들 수 있고, 설계하였기에, 네트워크 효과를 경쟁력으로 이야기 합니다만. 여전히 잘 와닿지 않습니다. 제가 정확히 네트워크 효과를 아직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기존 블로그, 웹사이트, 유튜브 등의 보유하고 있던 개인 SNS를 연동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던 플랫폼이 있습니다. 약 6개월간 지켜봤는데, 단지 수익을 바라보고 콘텐츠 소비자에 대한 일체의 배려가 없이 아무 정보나 공유하던 것을 봤습니다.
초기 아이디어에 대한 감흥으로 참여한 유저들은 결국 떠났고, 자동으로 콘텐츠를 재생산 재배포하는 봇들만이 잔뜩 남았던, 조금은 무서운 공간이었습니다.
적절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생산자를 먼저 끌어온 것은 훌륭하나,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대표적이고 단순한 설계상의 오류였지만, 생각보다 이런 예가 많습니다. 보기엔 복잡해보이는 원인도, 결국 일부 참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거나, 비슷한 이유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참 어려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사례를 공부하고, 관련해 가장 잘 나왔다는 책도 읽고 있는 중인데,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디스콰이엇과 같은 커뮤니티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렇다보니, 양질의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일지를 자주 고민합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그 정답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네트워크 효과가 어떤 것인지, 좋은 네트워크 효과가 무엇일지,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결국 어떻게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지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빚어낸 커뮤니티란?
근래 생각해본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개 큰 서비스나 제품의 경우, 주로 통합적 지표, 예를 들면 '총 유저수', '누적 등록자수', 'MAU' 등과 같은 지표를 사용하는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지표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 이미 많은 스타트업들이 좇고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저들간의 상호작용이 어떠한가?
- 유저당 상호작용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 유저간 상호작용은 무엇을 뜻하는가? (예: 최소 한번의 댓글, 최소 한번의 좋아요, 최소 한번의 커피챗, 등)
- 일방적인가 쌍방적인가? (예: 일방적 콘텐츠 생산 vs 좋아요, 커피챗, 댓글과 같은 상호작용)
- 시도한 것만으로 유의미하다 할 수 있나? (예: 디스콰이엇의 커피챗 초청 시도 vs 초청 이후 연결, 그리고 그 다음의 특정 행동)
- 상호작용을 통해 유저에게 만들어지는 다음 행동패턴은 무엇인가?
객관적 근거는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다만 주관적 근거로는, 제가 이용하는 비공개 채팅 방입니다. 아는 지인과 호기심에, 지난 180일간, 전체 참여자중 몇명이 주 최소 3회 이상 메세지를 보냈고, 해당 메세지에 주 최소 몇명 이상이 좋아요, 답장과 같은 반응을 했는지 알아본 결과, 생각보다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180일간 총 270여명의 인원중 방을 나간 인원은 3명, 주 1회 미만 활동하지 않은 인원은 17명이었습니다.
각 소속 기업별 뉴스레터, 개인 뉴스레터, 참고할 좋은 블로그 글, 논문, 실시간 주요 뉴스와 같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는 통상의 비즈니스형 작은 커뮤니티인데도, 서로 제휴 기회나 영업 기회를 찾는 것은 물론, 제가 본 대부분의 중소형 커뮤니티 중에서 유독 활성화 정도가 높은 것 같아 정확히 수치적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벤치마크는 잘 모르지만, 아는 PM께 여쭤보니 100명 단위 규모인데 비해 활성화율이 꽤 높다고 코멘트 해주셨습니다.
결과는 알았으니 문제는 원인을 찾는 것인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가설로서 세워본 내용은
1) 실제 프로필을 사용하기에 어뷰징이 어렵다
2) 하나의 주제로 통합된 커뮤니티에 서로에게 도움이될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로 목적을 두고 있다.
3) 그 목적이 명확하게 공유되고 이해되고 있다.
4)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가 커뮤니티로부터 강하게 인정받고 있다. (금전적 동기가 아닌, 명예적 동기)
5) Moderater들이 참여를 장려한다(예: 참여자 한명 한명이 들어올 때마다 소개 혹은 주제에 대한 반응을 묻기도 한다)
5)까지 읽으시면서 느끼셨을 겁니다. 개방형 커뮤니티와 다르게 폐쇄형 커뮤니티는 참여자나 주제에 대해서도 특정되고, 참여 동기나 강제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참여율을 높일 기제가 다양합니다. 쉽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을 위한 폐쇄형 커뮤니티에 참여자는 주로 초청 기반으로 참여할 수 있고, 평판이 얽혀있으며, 추후 사업기회, 제휴기회, 더 좋은 직장으로의 채용 기회 등 분명하고 강력한 인센티브도 뒷받침되기 때문이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여율이 저조한 곳도 많습니다. 5)의 진행자가 1~3번의 부드러운 장려와, 강력한 넛지를 시도해도 '지속가능한 참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위 커뮤니티에서는, 제가 본 바, 초기 3~7번 사이의 장려 혹은 넛지, 예컨대 'OOO님은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와 같은 참여 장려 시도가 생각보다 강력했고, 참여인원에게 일종의 작은 유대감과 함께 책임감을 부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초기 장려를 통해 활성화된 유저가, 더 좋은 내용과, 콘텐츠로 커뮤니티에 기여를 하고자 하는 책임감과 동기가 점점 강화되고. 강화된 동기와 책임감을 통해 생산된 콘텐츠 혹은 다른형태의 기여가, 다른 커뮤니티의 관심과 참여를 진작시키고, 잠깐씩 주춤할 때마다, 커뮤니티의 진행자격 인원들이 선순환의 고리를 가속하기 위해 다시 수레를 굴려주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결론
아직 더 많이 알아봐야 하고, 연구도 해보고 싶고, 더 큰 규모의 사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근래 좋은 책이 나와서 읽고 있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그래도 개인적인 경험에 빗댄 사례와, 여러 자료를 통해 알아본 내용을 잘 합쳐 생각해보면. 좋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빚어낸 좋은 커뮤니티란, 상호호혜적 관계가 존재-강화되고, 그 강화를 촉진하는 주체들이 존재하며, 강화 촉진이 쉬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고 조성한 생태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개념과 가설 그리고 생각에 대한 내용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모를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여기에 남깁니다.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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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Brian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00에 선정되었어요! https://stib.ee/omv6
네트워크 기반 비즈니스를 고민중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