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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김상환 ·

한국은행이 분노하고 조폐공사가 놀라고 법무부가 두려워하는 코인만들기(이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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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년 전인 2022년 8월 저는 나름 진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원래는 9월에 복학할 계획이었지만, 복학을 미루고 한 학기 더 휴학하기로 했습니다. 당시는 크립토 시장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루나사태로 파티는 끝났고 긴긴 겨울의 시작이다" 였습니다. 진지하게 승부를 걸어 볼 만했습니다. 8월 한여름부터 2월 초 한겨울까지 쿠팡에서 주5일 야간 상하차를 뛰었고 매달 월급날 전부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바꿨습니다.

그만큼 저의 비트코인&화폐에 대한 확신과 고민은 진지합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각설하고 어떻게 화폐를 만들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일단 화폐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겠죠. 우선 제 생각의 주요 출처들을 밝히고 가겠습니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2부 박쥐이야기에서 헌혈증서와 화폐에 대한 아이디어)

  • L.레이, 균형재정론은 틀렸다(현대통화이론의 대표저서)

  • 사이페딘 아모스,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비트코이너들의 바이블)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화폐는 인간 무리의 상상력의 산물이자 실재하는 가상의 실체다. 시장경제는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며 화폐는 그 기본 입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연금술을 비트코인 해킹시도에 빗대어 표현)

위의 소스들을 읽으시고 찬찬히 고민해보시면 저와 같은 결론을 내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귀찮으시면 아래의 제 화폐 사고실험을 따라와주세요^^ 일단 화폐에 대한 가장 심플하지만 매우 중요한 모형을 하나 소개드리겠습니다.

이제 이 트램펄린 모형을 가지고 사고실험을 풀어가 볼게요. 핵심 쟁점은 아래의 각 화폐체계에 "모순"이 존재하는가 하는것입니다. 모순이 존재한다면 붕괴하고 화폐로서 생존하지 못할 겁니다. 만약 짐바브웨처럼 국가가 화폐를 남발한다면 해당 화폐는 붕괴하겠죠. 아래의 사례들에 "모순" 혹은 "지속불가능성"이 존재하는지를 중점으로 읽어주세요.

헌혈증서

헌혈증서를 가진 사람은 동량의 혈액을 우선적으로 수혈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과거에 헌혈이라는 기여를 했으니 나중에 피를 받는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겁니다. 정당성의 문제일 뿐만아니라 이러한 방식(먼저 헌혈하고 후세대로부터 필요할때 수혈받음)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가능합니다. 화폐얘기를 한다더니 헌혈증서를 왜 이야기 했을까요? "노동력"과 "경제활동의 생산물"을 혈액에 빗댄것이라는 것은 눈치채셨나요?

모바일 뱅킹

이번에는 피가 아니라 지폐이야기를 해볼게요. 집 근처 atm기기에 제 카드와 5만원권을 넣습니다. 바로 제 은행계좌에는 50000이라는 숫자가 증가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남에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화폐를 디지털로 이전시킨거죠. 필요하면 디지털 숫자를 다시 atm기에서 지폐로 뽑을 수도 있습니다. 제 계좌의 숫자는 이전에 동량의 지폐를 입금했다는 "증서"이기 때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이번에는 이 디지털 숫자를 업비트에서 USDT라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꿉니다. 그러면 이 코인을 제 메타마스크로 출금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은 usdt를 쓸 줄도 모르고 받지 않겠지만, 디파이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비트코인등 각종 코인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음지의 자금세탁업자들은 usdt를 기꺼이 원화 혹은 달러로 바꿔 줄 겁니다. usdt를 발행한 테더사가 담보금을 충분히 갖고있으며 이것을 달러로 바꾸어 줄 수 있음을 믿기때문입니다.

만약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증발한다면?

여기서 과감한 가정을 해볼게요. 어느날 갑자기 테더가 보유한 모든 담보물과 현금이 사라지는 겁니다. 따라서 테더사에게 10만 usdt를 주고 내 은행계좌로 10만 달러를 보내달라고 해도 그럴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1usdt를 1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믿고" 정상적으로 거래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사람들의 이런 믿음이 "지속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모든 이들이 테더사 혹은 기존 보유자들에게 1usdt를 얻기위해 1달러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테더사가 이것을 달러로 바꿔주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1달러라고 믿고 쓴다면 "모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시 헌혈증서를 떠올려보세요. usdt는 달러를 누군가에게 헌혈했다는 증서이고 화폐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아래의 칼럼에서 "스위스 디나르"에 대한 부분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실제 역사속 화폐현상의 사례입니다.(정확히 같은 맥락에서 밀턴프리드먼이 말한 얍섬의 돌화폐가 헌혈증서처럼 화폐로 기능할 수 있는 겁니다)

비트코인

누구든지 비트코인을 얻기위해서는 채굴하거나 시장에서 사야합니다. 핵심은 현재 가격에 수렴하는 "비용을 치른다"는 겁니다. 아까의 헌혈증서, 스테이블 코인과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요동친다는 측면에서 전혀 다르다구요? 맞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현재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얻은 '횡재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사람이 많은 시스템은 "모순이 존재"합니다. 바로 이것이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비트코이너들은 "현재의 비트코인"만 보고 결론내리지 않습니다. 시간의 축을 확장해보세요. 지금 비트코인 가격에 수익인 사람도 있고 손해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엄청난 수익도 손해도 줄어들고 사람들의 평균매수단가는 현재가에 수렴합니다. 수십년이 지나면 비트코인을 헐값에 얻은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그때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신뢰받는 "헌혈증서"가 되는거죠. 증거가 있냐구요?

금

금의 가격에는 수천년의 역사성이 있습니다. 금에도 가격의 등락이 있지만 비트코인과 달리 수백 수천배 수익을 본 사람들은 없습니다. 화폐가치하락에 따른 구매력을 보존할 정도로 장기적 우상향할 뿐입니다. 그래서 금은 전 지구적 규모에서 인류가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헌혈증서"로서 최고의 화폐입니다. 비트코이너들은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희소하고 국경을 넘을 수 있기에 금의 지위를 대체할 것이라 믿습니다.

결론입니다

어떤 것이 화폐가 되기 위해서 모든사람이 그것의 가치를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인들이 원화의 가치를 믿고쓴다면 국제 금융시장의 트레이더들은 한국인들의 믿음에 대한 믿음으로 원화나 국고채를 거래할 수 있습니다.)

  1. 일군의 무리가 어떤 데이터 쪼가리(코인)를 화폐로 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이것을 사모은다.

  2. 그 코인은 얻기 위해서는 비용을 치러야한다. 그리고 그 사실(누구도 이 코인을 대가없이 얻지 않았다)을 주지의 사실로 공지시킬 수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면 어떤 코인이던 비트코인이 겪어온 경로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등락하겠지만 이것을 믿고 화폐로 쓰거나 투자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겁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을 얻기위해 비용을 치렀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신호"로 받아들여져 화폐로 쓰기는데 어떠한 모순도 존재하지 않게됩니다.

애초에 저는 "발행사가 코인을 팔지 않는다"고 전제했습니다. 발행사가 대량의 물량을 파는 순간 앞서 말한 "신호"는 쓰레기 휴지조각으로발산되기에 실패할겁니다. 그러나 발행사가 팔지 않았다면 어떤 법률로도 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투자받지도, 증권법을 어기지도 유사수신행위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나눠주는 겁니다.

문제는 1번조건이 매우 어렵습니다. 어떻게 일군의 무리에게 이 코인의 유틸리티를 보장하지도 가격을 약속하지도 않고 가치를 믿게 만들까요? 그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론은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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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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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ReSeT

중재자나 운영자나 관리자 없이도 스스로 자율조직처럼 돌아가게 만들어 진게 비트코인이겠죠.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탄생하고 참여자들이 자신의 컴퓨팅 파워 리소스를 기여하고 네트워크 유지(블록검증 블록생산-채굴자 POW) 받았던게 비트코인이었죠. 첫해엔 50개 두번째 반감기엔 25개 세번째 반감기는 12.5개 다음 반감기 24년엔 6.25개 0원에서 0.1달러 가치를 가지기 까지 2-3년 정도 걸렸을겁니다. 비트가 유일한 가치를 가지는 것은 지금도 어떠한 특정주소를 누군가가 락업하거나 동결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진짜 운영사가 없는것인거죠. 그외 알트들은 허울은 탈중앙이지만 운영사가 있고 중재자가 있는 어정쩡한 구조인듯 보입니다.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CBDC도 프로그램화된 돈이고 이또한 락업하거나 동결시킬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완전한 탈중앙 네트워크 기반에서 작동하는 블록체인은 only 비트코인일겁니다. 다른 POW코인 몇개 더 있지만 사실 중앙에 운영사가 존재 하죠. 채굴형 코인시스템 만드시는거 같은데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어떠한 네트워크에 기여 - 기여에 대한 보상 (코인리워드) 코인을 가진 이들이 자유 의결권을 가지고 생태계 주요 쟁점을 투표를 통해 해결하고 (물론 지분증명방식은 매력이 없고) 1인 1코인 1투표 이런 공식이 공평하다고 보구요. 관심분야라 주절주절 했네요. 건승하세요~

김주영
김주영

저는 비트가 화폐로서 쓰이긴 어렵다고 봅니다. 가치의 등락폭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치 저장수단으로서는 훌륭하다고 봅니다. 마치 금처럼요. limited edition이고 변조될 수 없다는 그 두가지가 종국에는 가치 보관 수단의 하나로서 충분히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비트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이유는 저 두 가지이니까요. 사람들도 조금씩 많이 알아가고 있고 인식도 개선되고 있고, 점점 heavy해지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 비트.)

dangrami
dangrami

USDT 대신 USDC를 쓰시면 됩니다 😂

Doeon Kwon 권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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