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대표님이 보면 다 뒤집을걸요
대표로서도, 팀원으로서도 피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바로 이걸 겁니다.
"어차피 대표님이 보면 다 뒤집을 거니까."
초기창업팀은 보통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여러 파운더들이 함께 방향성을 수립하고 성장하는 합의형 팀이 있을 것이고, 그 반대편에는 한 파운더가 방향을 설정하고 모두가 경주마처럼 달리는 일사불란형 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팀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희팀은 후자에 매우 가깝습니다.
일사불란형 팀은 누가 한곳에 목표를 찍어주면 모두가 달려가기만 하면 되니 분쟁도 적고 그만큼 속도도 빠릅니다. 군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고객, 저작권, 아이템, 심지어 팀원도 뺏기고 뺏는 전쟁터같은 스타트업 씬에서 '까라면 까는' 문화는 생존에 유리한 포인트가 많습니다. 저희도 그래서 실제로 첫 기관투자이후 5개월만에 5배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만큼 프로덕트를 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구성원이 많아지면 이런 조직의 단점이 매우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일사불란형 팀의 단점은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입니다.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은 먼저 방향성을 정하고 달려나가는 사람의 논리적, 직관적 사고가 매우 잘 되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에 위험도 크지만, 전달자가 많아지고 질문하기 어려운 구조때문에 전달이 잘못되기도 쉽습니다.
질문없이 각자가 들은대로 전달하다보면 어떠한 이유로 이런 지시사항과 방향성이 생겼는지 해석을 각자 다르게 합니다.
수차례의 토의 끝에 저희는 일사불란형 의사소통방식을 여전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에 대한 과정은 지난번 포스팅처럼 조금씩 풀어내려고 합니다.)
'어차피 대표가 와서 다 바꿀테니 우리끼리는 적당히 하자' 라는 비판없는 조직문화는 매우 지양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조직 내에 얼마나 큰 좌절감과 무력감이 내재되어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부팀원들과 협의하여 일사불란형, 그러니까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당분간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이런 의사소통방법에 대해 단점을 보완하고 언젠가 합의형 조직으로 변모하는 기회를 계속해서 모색할 것입니다.
차주에는 저희팀과 완전히 정반대인 합의형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한 대표님과도 만나서 각자의 방법에 대한 장단과 시행착오들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뭔가 더 좋은 해답과 절충점을 찾게되면 디스콰이엇에 돌아와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직관리, 커뮤니케이션, 방향성, 속도라는 상충되는 가치들 속에서 밸런스를 맞추며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희 팀이 도전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공유하는동안, 이곳에 계신 정답에 가까이 다가간 수많은 선배님들과 메이커 동료님들께서도 좋은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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