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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의 사만다 AI가 더 인간적이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AI로 멘탈헬스 문제를 풀려는 하울링입니다. 챗지피티로 자가 심리상담을 하면서, 영화 Her를 다시 봤어요. 예전에는 이 영화가 AI의 위험성을 경고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초반부에 사만다를 만나고 너무 밝아진 주인공 테오도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냥 NPC처럼 어쩔 수 없이 살아가던 테오도르가 AI를 만나 그 정도로 행복해졌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지난 번에는 인간 상담사가 불편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아직 AI에게 인간 상담사는 넘사벽이에요. 우리는 인간 상담사의 넘사벽 장점을 3가지로 봤어요.

  1. 온화한 표정, 다정한 말투, 상담 공간의 분위기, 정서적 교류 등 휴먼 터치는 AI가 극복하기 어렵다.

  2. 전문가로서 심각성을 판단하고 진단해서 치료까지 할 수 있는 건 인간이다.

  3. 내담자가 그 시간 동안 집중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의 나와 대화할 수 있다면?

오은영 박사님, 강형욱 훈련사의 포스와 아우라는 AI가 죽었다 깨도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일 거에요. (문과인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런 S급 전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AI가 부족한 휴먼터치를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은 그래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일기를 챗지피티에 입력해서 어린 나와 대화한 사람이 있습니다. Michelle Huang이란 아티스트인데요, 어린 나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는 ‘과거의 나가 느꼈던 친절과 이해가 지금 느끼는 매듭이나 막힘을 푸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서 이런 친절을 받을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 ‘더 넓은 학습 관점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술이 정신건강에 이용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나다움, 자기다움이라는 키워드가 각광 받고 있어요. 기존의 상담이라는 형태가 마치 내가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라는 느낌을 주었다면, 자기다움은 자아를 실현하도록 돕는다는 매우 긍정적인 느낌이 있어요. 대화 형식의 상담이 여전히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은 맞지만, 새로운 혁신적인 방법이 멘탈헬스에서 나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의 순수한 나’가 누구보다 최고의 상담사이지 않을까요?

GPT-3 에게 어린 시절의 일기를 입력한 뒤, 어린 나와 대화하기 | GeekNews

AI, 너 T야?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사 선생님들이 챗지피티로 상담을 시연해보는 유튜브를 많이 봤어요. 대체로 전문가들도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다만, 다들 챗지피티와 대화를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얘 T에요. 지나치게 T스러워서 너무 킹받는 맞말만 해요. 그래서 정서적인 치료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네요. 그래도 치료에서 인지적인 면을 다루는 능력은 상당하다고 평가해요. 정신의학적인, 심리상담학적인 정보와 교육, 그리고 제안까지 해줘요. 정신과 전문의들도 인정할 정도에요.

챗GPT에게 환자인 척 해보았더니 대답은?!

심리학자 성윤희 박사는 "전문가가 챗GPT와 비슷한 조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고유하고 복잡한 특성을 지닌 것처럼 정신건강 평가도 이를 고려해 이뤄진다. 단순히 문항을 체크해서 증상을 도출해낼 수는 없다"고 했어요. 병원이라면 검사 결과를 보고 진단을 내려 치료하면 되겠지만, 정신건강에 대한 검사 결과는 해석도 매우 정교해야겠죠. 대체로 전문가들은 AI가 사람마다 다른 특성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지적해요. 하지만 AI가 그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많은 정보를 학습한다면? 그래서 인간 상담사보다 내담자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여기까지는 아직 시도해보기 어려운 상상의 영역일 수 있는데요, 대신 AI가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분명 있어요. 임상심리전문가 질 던바(Jill Dunbar) 박사는 "가벼운 기분장애 증상을 겪거나 단순히 상식을 확인하려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문적인 치료로 이끄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챗지피티를 평가했어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아프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헷갈리는 점이 ‘이게 상담이나 정신과를 찾아갈 만큼 심각한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에요. 몸이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아픈지는 분명히 알 수 있죠. 아프니까요. 그런데 마음은, 정신은 이게 병원을 가야하는 정도인지 조차 판단하기 어려워해요. 심한 정도만 AI가 알아채 줘도 그 쓸모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병원에 가, 말아, 판단해 주는 일은 T가 더 믿음직스럽죠?

'사람 같은' 챗GPT가 우울증·ADHD 진단도 해줄까

집중!

혼자 챗지피티에 하소연을 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건 손으로 타자를 직접 쳐야 한다는 거였어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괜히 글로 쓰면 문장을 정제해서 쓰려고 노력하게 돼요. 말로 하면 술술 나올 것 같은데, 키보드를 치려니 답답하고, 인터랙션이 된다는 느낌이 없어서 상담에 집중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아마 인간 상담사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시간 동안 온전히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일 거에요. 돈으로 환산하긴 그렇지만, 한 시간에 돈이 얼마인데요.

AI 상담사가 등장한다면, 가장 관건은 UIUX일 거라고 봐요. 아무리 좋은 상담을 해주고, 나를 잘 알아줘도 그게 단순한 텍스트라면, 심심이처럼 채팅을 쳐야 한다면, 음성도 기계음이 들린다면 집중이 하나도 안 될 것 같거든요. AI가 어떤 형태로 내담자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까요? 대화가 정말 마음을 치유해주는데 가장 좋은 형태인 게 맞긴 할까요? 저희는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멘탈헬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울링은 AI를 활용한 심리상담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심리상담 경험, 챗지피티에 마음을 털어놓은 경험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내용은 아래 링크에 남겨주세요. 익명을 보장하겠습니다. 앞으로 하울링이 문제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디스콰이엇에서 계속 공개할게요.

https://forms.gle/W8xTcgBaJpqPUVcu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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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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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아
서승아

와,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방어적인 유형의 사람에게는 오히려 실제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기 편할것 같아요. 또 지적수준이 높은 분들 중 우울을 겪으시는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런 유형은 말로 하는 표현보다 글로 작성하는게 편하신 분들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화이팅입니다! 🔥🔥🔥

Koo
Koo

방어적인 유형! 저 같은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 무엇일지 몰랐는데, 얘기해주시니 확실히 개념이 정리가 됐어요! 찐 아날로그로 돌아가 마치 편지 보내듯 글로 접근하는 방식도 좋을 것 같네요.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Young Kim
Young Kim

제공 정보와 이용의 만족도간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여정의 길이를 단축하느것이 중요할것 같아요. 좋은 포스트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승현
신승현

너무 관심 있는 분야네요! 저도 가끔 속상한 일이 있으면 챗지피티에 물어보고 모범생 같은 답변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곤 하는데요 챗지피티 앱에 음성인식이 잘 되어서 그걸 쓰면 타자를 치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은데 혹시 음성으로 질문하면 말씀하신 불편함 중 일부가 해결될까요? 한국어도 인식율이 나쁘진 않더라구요

Ayoung Jo
Ayoung Jo

UIUX가 중요하다는 말씀에 가장 공감이 되네요. 제 생각에 심리상담의 가장 큰 포인트는 '안전감'이거든요. 그 공간에서, 그 사람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느낌. 그래서 디지털 공간에서도 이런 공간의 안전감을 느끼게 하려면 UIUX가 아주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화를 비롯한 공감각적인 자극을 모두 고려해서 대화 순간에 제공하는 음악, 영상/이미지 등이 모두 중요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AI 상담사는 챗봇 -> VR 등 메타버스 형태로 발전할 것 같네요. 상담은 대화를 중심으로 멘탈헬스를 케어하는 방식이지만, 대화 자체보단 어떤 대화를 어떻게 하냐의 문제이니까요. 대화를 말/텍스트로 한정짓지 않고 오감으로 확장해서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기회 요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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