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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명
정종명 ·

핵심 가설 검증을 너무 늦게했다가 피봇행 특급열차에 탑승했습니다 (1/3)

오프라이트를 만들고 계신 홍남호님이 디스콰이엇에 작성한 “잘못된 Opinionated 제품을 만들었다가 지옥행 특급열차를 탔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영감을 받아 포스팅 주제를 정해봤습니다.

초기 창업 팀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저희 팀이 했던 실수를 다른 창업 팀은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감 없이 솔직하게 어떤 실수를 했는지 공유해보겠습니다.

😭 왜 피봇했는가?

저희 팀은 애견미용실의 예약과 운영을 도와주는 앱 ‘그루머노트’를 만들다가 지금은 피봇해서 다른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저희는 애견미용실을 위한 SaaS를 만들고 싶어서 그루머노트를 만든 게 아니라, ‘애견 미용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예약 플랫폼을 만들려면 “플랫폼 공급자가 온라인으로 예약 관리를 해야한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루머노트를 통해 애견미용실 운영 업무를 줄여드리면서 플랫폼 공급자인 애견미용사를 확보하는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논리적으로 틀린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전략을 실행하기 전에

“애견미용사와 반려견 보호자는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원할 것이다.”라는 플랫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핵심 가설 검증을 2년이나 지나고 한 게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루머노트를 잘 사용해 주시는 애견미용사분들도 많고, “피봇하기에 너무 멀리 온 것 같은데, 늦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핵심 가설이 무너지니 “생존하려면 지금이라도 움직여야 한다!”라는 생각에 피봇을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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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핵심 가설 검증을 늦게 했는가?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우고 계신 분은 알고 계시겠지만, 애견 미용 예약은 대부분 전화로 하고 있습니다.
단골로 방문하는 애견미용실이 있다면, 이름만 말하고 미용 일정만 조율하면 예약이 완료되기도 하는데요.
첫 예약이라면 강아지 정보(견종, 털 상태, 나이, 질환 여부, 미용 거부 행동 여부 등)를 상세히 전달하고, 원하는 미용 스타일도 설명하고, 미용 일정까지 조율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Leonardo Dicaprio Oh My God GIF - Leonardo Dicaprio Oh My God Wolf Of Wall  Street - Discover & Share GIFs비효율적인 걸 극도로 싫어하고,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한 미용실이면 가격이 더 싸거나, 디자이너의 실력이 좋아도 안 가는 제겐 “어떻게 이런 불편함이 남아있는 시장이 존재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으면 당연히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공급자만 확보하면 바로 플랫폼 만들어서 성공할 수 있겠다고 자만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의 공급자가 되어주실 애견미용사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애견미용실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애견미용실에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 정보, 예약 정보, 매출 정보를 공책에 적어 관리하시거나,
고객 정보는 전화번호부에, 예약 정보는 캘린더 앱에, 매출 정보는 카드 결제나 계좌 이체 명세만 확인하는 등 해야 하는 업무와 확인해야 할 정보가 매우 파편화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Busy Cat GIF - Busy Cat - Discover & Share GIFs그래서 “고객, 예약, 매출 등 애견미용실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으면 우리가 만든 제품을 사용하시겠구나. 그러면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입점시킬 수 있고, 플랫폼을 통해 예약이 발생하면 고객, 예약, 매출이 자동으로 입력되니 아주 좋아하시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루머노트를 개발합니다.

🤦 너무 늦게 깨달은 현실

그루머노트를 만들면서 1년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애견미용사들이 정말 플랫폼을 통해 예약받는 걸 원할까?”라는 생각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이라도 플랫폼 만들어서 수요 검증해 봐야 한다!”라는 의견과 “아직 목표로 했던 숫자만큼 공급자가 없어서 플랫폼을 만들어도 동작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견으로 갈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급자를 더 확보하고 나서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라고 결론을 냈었는데, 이때 제품 없이 가설 검증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 게 정말 뼈아픈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공급자를 더 확보하자는 결론을 내고, “그루머노트의 신규 고객 숫자는 자연 유입으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리텐션을 증가시켜 보자!”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정량적 정성적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해보이는 기능을 추가해도 그루머노트 고객은 사용하던 기능만 사용했고
리텐션 개선에 집착할수록 버그와 리팩토링이 필요한 기능만 늘어나는 개미지옥에 빠지면서 저희 팀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image.png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졌네요 😅
다음 글에선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아 목에 칼이 들어온 저희가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발버둥을 치고, 어떻게 제품 없이 핵심 가설을 검증할 수 있었는지 공유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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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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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종명님 메이커로그가 이번 주 뉴스레터에 소개되었어요🙂 https://dis.qa/6TxRw

정종명
정종명

영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