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텔카스텐, 매년 책 1.3권, 논문 7.7편을 쓰게 해준 비법
70권이 넘는 책과 4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출판한 Niklas Luhmann 교수의 메모법
<사진 : Niklas Luhmann im Dezember 1984. © imago/teutopress >
두 번째 뇌, 세컨드 브레인은 정신적 부담을 덜고, 뇌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외부 시스템을 말합니다(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세컨드 브레인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주로 언급되는 방법 중 하나인 제텔카스텐 Zettelkasten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Tiago Forte가 제안한 세컨드 브레인 방법과 루만 교수의 제텔카스텐 방식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번 글을 읽고, 티아고 포르테와 루만 교수의 방식 중 마음에 드는 것으로 두 번째 뇌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제텔카스텐이란?
Zettelkasten은 독일의 사회학자 Niklas Luhmann(1927~1998)이 개발한 메모 작성 및 지식 관리 방법입니다. 루만 교수는 제텔카스텐을 사용하여 법률, 경제, 정치, 예술, 종교, 생태학, 대중 매체,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무려 70권이 넘는 책과 약 4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출판하는 등 다작의 저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루만 교수는 70세에 세상을 떠났으니, 18세부터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고 가정하면 책 1.3권, 논문 7.7편을 매해 출판한 셈입니다. 심지어 루만 교수는 사회학 교수가 되는 준비 기간이 무려 1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루만 교수는 이것을 가능케 만들어 주는 것으로 제텔카스텐을 꼽았습니다. 대체 제텔카스텐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가능했던 걸까요?
제텔카스텐은 메모법 중 하나로, 하나의 아이디어(정보 및 생각)로 ‘Zettel’(메모를 뜻하는 독일어)을 만들고 이를 각각 연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우리가 보관하고자 하는 정보가 적힌 ‘Zettel’이 모인 ‘Kasten’(상자를 뜻하는 독일어) 즉, 아이디어가 모인 메모 상자가 제텔카스텐입니다.
제텔카스텐의 핵심
< 실제로 루만 교수가 사용했던 24개의 메모 상자. 루만 교수는 무려 9만장의 메모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처 : Bielefeld | nw.de >
제텔카스텐의 핵심은 메모를 서로 연결하여 상호 연결된 아이디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다른 개념 간의 관계를 확인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더 쉬워집니다.
제텔카스텐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만, 핵심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메모는 원자성을 가져야 한다.
각 메모에는 하나의 아이디어 및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써야 합니다.
메모와 메모는 연결되어야 한다.
하나의 정보만 담고 있는 메모는 연관성이 있는 다른 메모와 연결되면서 지식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오늘날의 메모의 연결은 나무위키, 위키백과처럼 하이퍼링크(백링크)를 통해 연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 루만 교수는 메모에 번호를 매긴 뒤, 직접 박스(폴더)에 메모를 분류하는 방식을 하였습니다. 사진은 그의 메모 중 하나. 사진 : digithek blog >
제텔카스텐 메모 분류법
메모는 다음 세 가지로’만’ 분류되어야 합니다. 아래 이외에 카테고리는 만들 수 없습니다.
Fleeting Notes (임시 메모)
Literature Notes (문헌 메모)
Permanent Notes (영구 메모)
1. 임시 메모 (Fleeting Notes, Inbox)
메모는 어렵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임시 메모에 해당하는 것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들을 가볍게 적은 모든 메모를 말합니다.
임시 메모는 아직 정제되지 않은 메모로, 아직 일시적인 단계에 있는 메모를 말합니다.
2. 문헌 메모 (Literature Notes)
나중에 참고할 수 있도록 무언가에서 발췌하여 저장하는 메모를 말합니다.
메모를 적을 때 책 제목, 페이지, 인터넷 페이지 등 원본의 주소를 정확하게 남깁니다.
팁
나중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적는 것이 좋습니다.
그대로 옮겨 적으면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따라서 내가 이해한, 나만의 방식으로 적어야 합니다.
3. 영구 메모 (Permanent Notes)
영구 메모는 임시 메모에서 정제 과정이 거쳐진 최종적인 형태의 메모를 말합니다.
위에 언급된 것처럼, 핵심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각 메모는 원자성을 가진다
메모와 메모는 연결되어야 한다
임시 메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지을 수 있는 점이 있으면 영구 메모로 발전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삭제하는 과정을 주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임시 메모, 문헌 메모라는 인풋에서 가치를 만드는 아웃풋이 영구 메모입니다. 따라서 영구 메모는 완성형이 되어야 하고, 영구 메모를 따로 출판할 수 있을 정도로 공들여 작성하라고 루만 교수는 말했습니다.
< 제텔카스텐 과정을 보여주는 이미지. 출처 : Introduction to Zettelkasten Note-taking System, Medium>
제텔카스텐 실전 적용법
이제 제텔카스텐이 무엇이고, 규칙까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으실 텐데요. 다음은 제가 제텔카스텐을 적용했던 방법입니다.
분류 단계
생각나는 것, 배운 것, 참고할만한 내용 등을 적은 메모를 임시 메모 폴더에 넣습니다.
메모는 가장 노력을 덜 들여서 작성해야 부담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어렵지 않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제 단계
임시 메모가 너무 많이, 오랫동안 쌓여있으면 좋지 않습니다. 주기적으로 임시 메모를 0으로 만드는 ‘청소 작업’이 필요합니다.
영구 메모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있을지 봅니다.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에 작성된 메모 중 연결지을 수 있는 메모는 무엇이 있을까?
내 언어로 풀어서 작성된 것인가?
보관할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인가?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삭제하고, 통과될 경우 영구 노트로 분류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임시 메모 폴더로 분류할 때 노력을 덜 들여 작성하므로, 영구 노트로 옮길 때는 글을 내 언어로 다시 풀어쓰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메모를 보충하고, 덜어냅니다.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없으므로, 글의 내용과 관련된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넣습니다.
해시태그 역시 너무 많으면 의미가 없으므로 최소한의 해시태그를 사용합니다.
글쓰기 단계
제텔카스텐은 메모를 카테고리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분류된 메모의 검색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작성하고자 하는 글과 연관된 메모를 검색 기능으로 찾습니다.
작성하고자 하는 주제와 아예 다른 내용의 메모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다방면으로 검색합니다.
그렇게 찾아진 메모를 조합하여, 새로운 글을 만들어 냅니다.
제텔카스텐은 무엇이 다른가?
제텔카스텐은 Tiago Forte 세컨드 브레인과 차이를 보입니다.
정보 관리 측면
Tiago Forte의 세컨드 브레인은 자원 관리에 초점을 둡니다. 하지만 제텔카스텐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에 초점을 둡니다. 따라서 제텔카스텐은 카테고리 없이 메모를 원자 단위로만 둘 것을 강조합니다.
포르테의 방식처럼 카테고리로 정보를 분류하면 메모는 해당 카테고리에 국한된 아이디어만 탄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카테고리를 아예 없애면, 제약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측면
티아고 포르테의 세컨드 브레인은 PARA라는 계층 구조에 맞춰 정렬됩니다. 따라서 긴급한 작업이 무엇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하지만 제텔카스텐에는 계층 구조 없이 오로지 수평하게 정리합니다. 모든 메모는 영구 노트와 임시 메모(문헌 메모도 결국 임시 메모이므로)로만 분류되죠. 따라서 우선순위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즉, 포르테의 방식은 행동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따라서 강조되는 키워드는 ‘중요도, 긴급한 정도’이죠.
루만 교수의 방식은 포르테와 다르게 지식의 창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따라서 양쪽 다 분명하게 다른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식의 관리 or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 둘 중에 어떤 것을 우선시 하냐에 따라 티아고 포르테의 세컨드 브레인, 루만 교수의 제텔카스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 사진은 옵시디언의 이미지. 제텔카스텐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 : Take Better Notes With This Free Note-Taking App That Wants to Be Your Second Brain, Medium >
제텔카스텐은 노션 및 옵시디언, 롬리써치 등 다양한 툴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옵시디언(설치 링크)을 추천해 드립니다. 적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 상당히 많고, 로컬에 저장할 수 있어 버벅거림 없이 빠르게 작동합니다. 다만 옵시디언은 진입 장벽이 높고 불친절해 시작하기 전 공부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 흠입니다😅
벌써 12월이 찾아왔습니다.
길거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이고, 카페에는 캐럴이 들립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바쁜 연말이네요.
베자키 뉴스레터는 구독자님이 더 높은 생산성으로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고, 활기차게 연말을 마무리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이 글은 🧠생산성 뉴스레터 Vezaki를 통해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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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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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저의 목표는,, PKM 구축하는 겁니다. 요즘 열심히 강의듣고 연구하고 있는데 여기서 제텔카스텐 만나니까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