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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박종화 ·

미국에 왔으면 영어를 해야지!

종화의 실리콘밸리 로그 1편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스모어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리드 박종화입니다. 

스모어팀이 신한스퀘어브릿지 글로벌 슛업 1기에 선정되어, 저와 라운님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2일까지 약 2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다녀왔습니다. 


미국에서의 2주 간의 경험은 저에게 정말 ‘머리가 깨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갖고 있던 편견을 깨부수고, 제가 어렴풋이 생각하던 개념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새로운 커리어를 생각하며 내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하고 어떤 식으로 사업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이외에도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출국 비행기에 올랐는데요.

스스로 정의한 목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영어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다. 

2.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스모어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3. 스모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귀국 후에도 네트워킹할 분들과 관계를 형성한다. 

4. 현지 기업의 사람들에게 스모어를 소개하며 단 1명이라도 대한 팬을 만든다. 

5. 내가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을 때에 대한 조언을 받는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저는 자신 있게 위의 목표들을 모두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출국 전부터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였고, 미국에서도 콜드 메시지만 300개 이상 보내는 등 실행에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무한한 신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 라운님,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고민을 나누며 도움을 주었던 참가팀원 분들, 신한 매니저분들, Mind the Bridge 멘토분들, 그리고 일면식도 없지만 저의 콜드 메시지에 답해주시고 선뜻 현지에서 만나주신, 그리고 지인 분들을 소개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부터 몇 주간 저는 미국에서의 경험이 휘발되지 않도록 제가 보고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글로 남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첫 번째 주제로 제가 영어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 내용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 

네. 영어 잘 못합니다. 


저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에 진학하였지만, 영어에 대한 공포는 항상 그림자처럼 저를 따라왔습니다. 24년 동안 한국에서만 생활하며 일본이나 유럽으로 해외여행 몇 번 다녀온 것 외에는 해외에서 영어를 공부해 본 적이 없었고, 외고에서도 대학교에서도 해외에서 몇 년씩 영어를 공부하고 온 친구들과 경쟁하다 보니 영어에 대해서는 늘 자신감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스피킹이라면 치를 떨고 자리를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미국에 놀러 가는 것도, 영어를 공부하러 가는 것도 아니며 회사를 대표해서 사업을 하러 가는 것이고 저의 커리어적 성장을 위해 가는 것이기에 영어가 두려워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한다면 한국에 돌아가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았습니다. 때문에 처음 미국에 가는 이 기회에 저의 영어에 대한 공포를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저는 ‘유난한 도전’을 읽었는데요,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본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이 사업의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에 미국의 한 카페에서 엉엉 울었다는 구절을 읽으며 저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에서까지 항상 영어로 소통하는 교육을 받아왔지만 '출신 학교 이름값 못하는 영어실력'이라는 생각에 항상 주눅 들고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에 많은 공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본래 그 어떤 책을 읽어도 눈물이 날 것 같았던 적이 거의 없는데, ‘유난한 도전’을 읽으며 계속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비행기에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다짐한 것은 ‘나도 한 번 유난을 떨어보자’ 였습니다. 영어 발음이 좀 구리면 어떻고 문법이 좀 틀리면 어떤가. 내가 유난하면 사람들은 그걸 먼저 알아볼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정신을 무장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저에겐 커리어가 달린, 생과 사가 달려있는 문제라고 몇 번이고 머릿속에 되뇌었습니다. 


내가 피치를 해보면 어떨까? 

출국하기 일주일 전, 저는 라운님께 찾아가 한 가지 요청을 드렸습니다.


라운님, 신한 매니저님이 공유해 주시기를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첫날 일정과 마지막 날 일정에 3분 피치가 있다고 하는데요. 첫 번째 피치는 멘토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날 피치는 투자자들 대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첫날 피치를 해봐도 될까요? 첫날 피치를 열심히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면 영어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요청을 드렸을 때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내가 피치 해서 우리 회사에 누가 되면 어쩌지, 영어도 잘 못하면서 너무 근거 없이 요청드린 것일까' 생각하며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러나 라운님은 흔쾌히 수락하셨고, 저는 일주일 동안 다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3분 영어 피치 등을 레퍼런스 삼아서 열심히 피치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준비하다 보니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다른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하고 있는 ‘소통’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3분 피치는 왜 하는 것인지? 왜 하필 3분인지? 그럼 나는 3분 동안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나는 청중이 나의 피치를 듣고 어떠한 액션이나 생각을 갖게 하고 싶은지? 등을 알아야 했던 것입니다. 


이때, 라운님이 저에게 아주 시의적절한 조언을 주셨습니다. 


종화님, 3분이란 시간 동안 종화님이 해야 할 것은 이 피치를 들은 사람이 종화님과 10분 대화하고 싶게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그 10분 대화는 30분 커피챗을 위한 것이고요. 30분 커피챗은 나아가 1시간 동안 데모를 시연하거나 IR 피칭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겁니다. 모든 소통이 다음 액션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이 조언을 듣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첫 30초와 마지막 30초였습니다. 


첫 30초는 ‘박종화라는 사람’, 혹은 ‘이 사람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서 흥미를 갖게 하여 나머지 2분 30초를 저에게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30초는 이 짧은 3분 피치를 듣고 난 후에 청중이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지, 그 액션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제가 쓴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30초 

Did you know that the most asked question in online surveys is "how was your experience?"

However, companies are using these boring surveys which aggravate customer experience, to ask "how was your experience?"


How ironic!


That's why traditional online surveys only get 1% completion rate, making it painfully difficult for companies to hear customer opinion.However, with Smore, the number soars to 60%. 


마지막 30초 

If you want to increase your survey's completion rate by 50 times, let's grab a cup of coffee. I'd love to help you onboard.


It's the very chance you become the pioneer of customer experience innovation. 

Thank you.


비행기에서도 암기하던 피치 대본



이러한 저의 피치는 첫날 멘토들에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꽤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멘토들은 저에게 따로 찾아와 혹시 미국 어디에서 자라거나 공부했는지, 혹은 이런 피치를 어디서 배웠는지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영어를 해외에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피치는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신기한 경험이었고, 첫째로는 나도 영어 충분히 잘한다는 자신감과 둘째로는 영어보다도 어떤 전략으로 전달하냐가 더 중요하다는 명확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으로 끝난 피치


‘저 사람은 한국말을 잘해’라는 표현 들어본 적 있으세요? 


그리고 저의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마지막으로 깨부순 것은 바로 이 문구였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지 3일 차 되던 날, 실리콘밸리에 있는 신한 벤쳐스 오피스에서 한 연사분이 강의를 하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언어란, 일정 수준까지. 즉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만 할 줄 안다면 그 이상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때부터 필요한 것은 소통 능력이죠. 우리 한국에서 살면서, 말 잘하고 연설 잘하는 사람에게 ‘와 저 사람은 정말 한국말을 잘해’ 이런 표현 써보거나 들어본 적 있나요? 당연히 없죠. 
왜냐면 그 사람이 뛰어난 것은 언변이나 소통 능력이지 한국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영어에 대해서 걱정하실 시간에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게 저는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멘트를 들은 저는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제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모두 핑계라고 생각이 됐어요. 그리고 영어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사치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저도 가끔 정말 발음을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구사하시는 분의 강연을 듣거나 직접 대화한 경우가 있었지만, 그 내용이 너무나도 통찰력 깊고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날을 계기로 저는 더 이상 영어에 대한 두려움에 저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더욱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그 전략에 대한 확신으로 더욱 뻔뻔하게 말을 걸고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흔히 영어는 ‘자신감’이라고 하죠. 하지만 영어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는 도무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저는 이 ‘자신감’이라는 것이 첫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소통 스킬과 전략, 둘째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확신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내가 말하려고 하는 콘텐츠, 내가 상대하는 사람에 맞춘 소통 전략,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 이걸 당신이 매력을 느끼지 않고 배길 수 있겠어?라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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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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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영감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저는 호주에 1년 동안 유학을 다녀왔지만, 그외에 영어를 생활에서 사용한 경험이 부족해서 항상 스스로의 영어 실력에 대한 불만(?)이 있었어요. 저도 자신감을 갖고 소통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봐야겠어요.

박종화
박종화

감사합니다 도언님! 도언님이 작성하시는 글을 항상 읽고 있는데요 (인스타 팔로우도 하고 있답니다), 항상 풀어내시는 콘텐츠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도언님은 아마 저보다 영어를 잘하시겠지만ㅎㅎ 콘텐츠가 워낙 좋아서 모두가 집중할 것 같아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종화님도 글 정말 잘 쓰신다고 느꼈어요. 혹시나 같은 기간에 샌프란 가게 되면 좋겠네요!

박종화
박종화

샌프란에서 뵐 수 있으면 너무 좋죠!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종화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64에 선정 되었어요 :) https://stib.ee/raZ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