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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우
송명우 ·

최고의 습관

메모

메모는 마치 물 위로 잠시 떠오른 생각을 그물로 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생각은 금방 사라져버리고, 놓치면 다시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꾸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꿈이 기억날 때가 있다. 이걸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꿈을 꾸었지만 그 내용 뿐만 아니라 꿈을 꾸었다는 사실조차 빠르게 잊어버린다. 꿈이 특히 휘발성이 강하긴 하지만, 의식적으로 떠올린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 역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메모하지 않으면 5분도 채 되지 않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난 그 순간에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메모를 일상생활 깊숙이 들여놓았다. 샤워할 때는 메모지를 가까이에 두었고, 잠들 때는 머리맡에 두었다. 휴대폰 배경화면에도 메모 위젯을 크게 설정해 두었다. 그리고 그 어떤 생각이라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지난 9개월간 이렇게 모은 글감이 482개, 아이디어는 271개가 되었다. 이렇게 쌓인 기록들은 언제든 다시 꺼내 볼 수 있고, 다시 깊게 생각할 기회를 준다.


메모가 습관이 된 이후, 나는 그 위에 글쓰기 습관을 쌓아 올리고 있다. 메모는 최고의 습관이지만, 단순히 '좋은 기분' 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성장하려면 기록한 생각을 다듬고,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며,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의미 있는 무언가로 만들어야 했다.


돌아보면, 자신의 일기에 아무리 평범한 이야기를 적어도 나중에 읽어보면 늘 재미있는 것처럼, 나를 가장 재미있게 하는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내가 흥미롭게 여긴 것들은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다.


20년 가까이 인터넷을 해보니, 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비슷비슷한 이야기보다 내가 한 생각에 더 흥미를 느끼고, 그 안에서 가장 큰 설득력을 발견해왔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나는 내 생각을 메모하고, 다듬고, 글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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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성장해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