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창이 떨어진 내 신발을 보며 (feat. 주니어 PM )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 발걸음이 유난히 이상하였다.
그래서 지하철 플랫폼에서 내 신발을 살펴보니 신발의 밑창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지하철 플랫폼 벤치에 잠시 앉아 떨어지 밑창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2번의 수선을 하였고 그럼에도 밑창이 떨어진 신발을 보면서 한참 생각을 하였다.
그러고 보면 초기 스타트업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었으며, 성장을 위해 거침없이 달렸던 지난해 이 밑창 떨어진 신발과 함께해왔었다.
초기 스타트업일 수록 재너럴리스트가 필요한 순간이 많다. 즉, 1인분 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오다 보니 내 신발도 어느새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운명을 다 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잠시 리멤버를 켰다. 그리고 내가 지난해 만난 리스트를 살펴보았다.
어떻게 보면, 나는 그 누구보다 내가 맡은 프로덕트를 사랑했고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였다. 대부분 초기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대다수였고 그 속에서 다양한 협업 포인트를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나의 어머니는 스타트업이라는 미래가 불확실하고 어려운 길만 가려고 하는 나를 안쓰럽게 생각하시고 남들처럼 공무원이나 대기업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지 물어보곤 하였다.
사실, 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한 것은 내가 그렇게 잘나지 않았기 때문이고 기존 기업에서 내 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겁도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모난돌처럼 보이고 특이하게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대학교도 나온 것도 아니고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성실성과 책임감 그리고 도전 정신으로 계속해서 내 길을 만들어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만든 상황들을 원망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삶이 다르듯 나의 시도와 실패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나만의 커리어이자 무기가 되어간다는 것을 최근 들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밑창이 떨어진 신발을 질질 끌고 집 앞에 있는 수거함에 신발을 벗어서 미련 없이 버렸다.
2023년의 나는 어떤 한 해를 보낼지 모르겠지만, 밑창 떨어질 만큼 또 성장할 내일을 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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