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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

회사가 망하면 무엇을 남기는가 (feat.활명수 아저씨)

며칠 전, 배민의 한명수 CCO님과 커피챗을 했다. 확실히 캐릭터가 확실하셔서 쉽게 잊히지 않는 분.

우연한 만남이었는데, 사람을 좋아하고 특유의 편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신 덕에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그게 무엇이든 새로운 지식과 관점은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이 날도 에너지를 많이 얻었던 시간이었기에 기록으로 남긴다.


1/ 회사가 망하면 무엇을 남기는가

명수니밍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할 때, 당시 김봉진 대표가 물었다.

"명수님, 회사의 끝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스스로 답했다.

"망하는거죠. 사람도 결국 죽잖아요"


'회사는 결국 망한다'

이걸 전제로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은 지혜롭게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우리가 던져야하는 질문은 이거다.

'그럼 회사는 망해서 무엇을 남기는가?'


명수님은 '문화'라고 답한다.


1.1 징기스칸과 로마

그런데 망한 뒤에 문화를 남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징기스칸이 대단한 사람이었다는거 누구나 안다. 당시 중국 영토에 3배에 달하는 제국을 통치했으니

그뿐일까? 60번이 넘는 전투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하지만 그 대단했던 징기스칸보다 우리는 로마 신화를 더 많이 접하고 이야기한다. 차이가 뭘까?

문화가 없다

지금 눈을 감고 몽골을 떠올려보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 게르, 말, 초원, 판초 등등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로마를 떠올리면? -> 콜로세움을 비롯해 각종 극장, 욕장, 교회 등의 웅장한 건물들이 생각난다.

동시에 신화 역시 연상된다.

문화 어떻게 만들어지지? > 한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어, 아닌데? 저 팀은 생각과 비전이 비슷해서 마치 한 사람같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 싶어도 잘 들여다보면 특정 한 사람의 비전에 동의하거나 따르면서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다.

결국 회사의 문화(또는 아이덴티티)는 특정 한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중요한건, '형식지'를 만들어 보편적인 언어로 모두가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몽골과 로마의 격차가 발생한다.

그럼 그걸 활용해 콜로세움을 짓거나, 신화를 만들거나 사람들을 모은다. 그럼 로마의 의식주문화는 어디서 왔을까? 당연히 왕에게서 왔을거다. 그리고 그게 잘 정리되어 있으니 제국이 멸망한 다음에 문화를 남길 수 있었고, 사람들은 그 문화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몽골과 로마의 차이다.


2/ 시각물은 결국 변하는 것들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문화가 형식지화 되었을 때 비로소 그에 기반한 시각물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는 포스, 카피, UI, 폰트 등이 포함된다.

다른 말로 하면, 코어가치가 정해진 다음, 브랜딩의 가장 마지막 단계가 시각물인 셈.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시각물을 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브랜디 디자이너의 업무를 매력적인 시각물 제작으로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건, 매력적인 카피 어떻게 짜지? 가 아니라, 우리만의 '투'를 고민하는거다. 예를 들면, 말투. 이런 건 잘 변하지 않는다.

폰트를 하나로 통일하고, 여러 기업의 카피를 보자.

구글에 음식 배달업체 3곳을 검색했을 때 각각 가장 먼저 뜨는 카피를 가져왔다.

어떤 것이 배민의 카피일까?

우리가 배민의 카피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말투'를 알고, 그 말투로 소통하는 태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투'가 정의되었을 때, '복날은 간다'. '다이어트는 포샵으로'같은 카피들이 나온다.

그런데 본연의 '투'가 없이 카피와 디자인을 하기 시작하면 패러디만 하게 된다. 얼마 전 프로모션을 위해 카피 아이디에이션을 하고 있었는데, 팀원이 괜찮은 카피를 하나 냈다. 모두가 웃으면서 그거 정말 배민같아 웃기다!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카피는 사용하지 않았다ㅋㅋ


문화는 따라할 수 없다. OS를 복제해서 가져온다?

아무리 실리콘벨리의 문화가 멋있고, 배민의 문화가 멋있어도 그걸 가져와서 활용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넷플릭스와 배민 밖에 남지 않는다.

어설픈 패러디는 오리지널을 홍보하는 꼴이다.


3/ 문화는 다 같이 정하는게 아니다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문화를 위해 '투'를 정의해야하는 것도 알았다.

그럼 그거 어떻게 만들지?

명수님과의 대화에서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문화는 모두가 합의해서 정하는게 아니라는거다. 이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생각은 들지만, 문화를 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한 명이 권력을 가지고 만들어나가는게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이 과정에 참여한다면 민주적인 과정은 남겠으나 결과물은 평균을 낸 엣지없는 무난한 문화일거다.


4/ 유익하거나, 재밌거나

마지막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는 어때야하나?

사람들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

너 재밌니?

재미없으면 유익하니?


이 질문에 하나라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둘 다 챙기면 너무 좋겠지만.. 괜히 무리하다가 애매한 다큐가 되지는 말자.

배민에서 제작한 다 때가 있다 때수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

너 유익하니? 전혀

그럼 재밌니? 꽤..?


이 고민하다 든 생각인데, 세상에 재미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표준과 국룰을 따라가다보니 색을 잃었을 뿐이지. 어쩌면 유익하거나 재밌거나의 의미는 유행에 따르라는 의미보다는 더 치열하게 자기 색에 집중하라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게 market fit에 맞는가 는 그 다음 문제고.. 일단 내 색깔이 아닌 걸로 오르막길 올라가려면 너무 무겁고 힘드니까!

Cosmic Entr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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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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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한
박종한

오 수지에 있군요!! 언제언제 계시나요??

William Jung
William Jung

일요일 1시부터 4시 정도까지 있습니다! 혹시 전날에 미리 연락주시면 그 시간 이후에도 있을게요 ㅎㅎ

Young Kim
Young Kim

인상적이네요. ^^; 주말 라이딩 코스로 잡아 봐야겠어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민교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84에 선정 되었습니다! https://stib.ee/39l7

William Jung
William Jung

감사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머스트리드타고 들어오는 유입량이 엄청 많았던 것 같아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오 그런가요!!

최현종
최현종

오 대박이네옹

William Jung
William Jung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