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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곤
김명곤 ·

PM의 이직 1

 브레이크앤컴퍼니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이직을 했습니다. 스타트업 한파 속 어른들의 사정(...)으로 충분히 계획한 상태에서의 퇴사는 아니었던 점이 여러모로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1년간의 경험, 또 이번 이직 과정 중의 여러 고민을 통해서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배우는 기간으로의 짧은 두 번의 회사생활 이후, 일레클에서의 3년, 브레이크앤컴퍼니에서의 1년. 이직준비라는 경험 자체가 새로웠습니다. 이번 한 두달간 느꼈던 어려움이 가볍지는 않았기에 그 어려움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1. 얼어붙은 시장
  2. 계획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이직, 업무를 놓고 싶지 않은 욕심
  3. 커리어 패스 - 개발자인가 PM인가
  4. ChatGPT 시대의 현타(?)



  • 얼어붙은 시장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에서도 하루 걸러 인원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가장 약한 고리부터 터지는 경제 위기의 특성상, 스타트업은 이미 작년 중반 부터 생존이 화두가 되었고, 작년 말부터 주요 국내 IT 대기업에서도 채용을 중단하고 최근에서야 신입 위주로 채용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 절대선에 가까웠던 폭발적인 성장보다 비용 절감, 수익성 개선, 생존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소위 잘나가던 곳에서도 뒤숭숭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이직은 쉽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가 실력을 키우고, 경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인정받는 것이 언제나 통용되는 정답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시험 자체가 열리지 않습니다. 한정된 기회에서는 역시나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을 직접 겪어보니, 소위 말하는 안정된 직장이나 어느정도 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대기업, 공기업에서의 커리어가 부러워지기는 하지만 내가 과연 원하는 조직, 회사는 어떤 곳 일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계획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이직, 업무를 놓고 싶지 않은 욕심


평소 여러 채용 플랫폼을 통해 제안이 오더라도, 이직을 생각하지 않을 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체감상 짧지 않은 기간에 여러 기업 제안이 오면 나 자신이 뭐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또한 나의 이직 의사가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채용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하다면 제안받는 여러 포지션을 고민하고 미팅을 해보며 조율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빠르게는 지금 즉시 당장, 길게는 1주~1달 사이의 열려있는 포지션에 나를 맞추고자 했습니다. 충분히 준비하면서 내가 희망하는 곳, 나를 원하는 곳과 미팅을 가지거나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퇴사일을 먼저 정한 상황에서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개인적인 성격상 일을 손에서는 놓지 못했기에 최대한지속적으로 일을 하고 싶었고, 빈 기간에는 기존에 서로 서포트 하던 회사에서 개발로, PM으로 파트타임으로 함께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더 몰입하여 업무를 진행하며 나의 성장도 지속하며 시간이 주는 조급함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 커리어 패스 - 개발자인가 PM인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3~4년 일을 했지만, 홀로 일한 기간이 더 길었기에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서 기술 블로그를 쓰기도 하고, 다행히 조직이 성장하여 어느 시점부터는 팀으로 일하면서 어느정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1년의 CPO/PM 역할을 맡으며 1) 조직에서 내 자신의 커리어와 성장에 힘쓰기보다는, 조직, 리소스가 부족한 부분에 힘을 쓰고, '개발', 'PM'이라는 개별 분야에서의 나의 성장을 챙기기보다는 '비즈니스적 우선순위'를 최우선으로 일했습니다. 2) PM으로서의 포지션 자체로도 챙긴 기간은 1년, 그 중에서도 조직을 세팅하고 내 자신이 PM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던 기간은 길어야 6개월이었습니다.


물론 PM으로서의 주변의 평가나 성과에 스스로 뿌듯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은 고민을 더 크게 만듭니다. 결국 PM 이라는 직무는 조직적인 서포트가 있어야 하는데, 쿠팡, 토스의 그것을 여느 기업에서 따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특히나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기획자"의 역할을 맡거나, "프로젝트 매니징"과 혼용되어 이도 저도 아닌 역할이 되기 쉬워보입니다. 그것이 PM일 수도 있겠지만요. PM이라는 직무는 수많은 형태가 있지만 그 업무와 자신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되기에는 1) 조직이 PM 직무를 보는 관점/방향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2)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기획자가 될 수도, 그로스하게 움직이며 조직 자체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PM의 직무는 개발 베이스라는 나의 장점과 개인적인 역량을 비추어 봤을 때 너무나 잘 맞고 희망하는 직무지만, 아직 시간과 경력이 더 필요한 현실, 그리고 나와 맞는 조직을 찾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한 두 곳에 지원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조직에 더 크게 좌우되는 PM, 그리고 어떠한 리딩/매니징 역할을 맡기보다는 실무자로, 개발자로 돌아가고 싶어 개발 포지션도 알아보았습니다.



  • ChatGPT 시대의 현타


어떤 포지션에서 일을 시작하더라도 당연하게도 비즈니스 그 자체에 설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 두달간의 ChatGPT 열풍은 이직을 하며 탐색하는 여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의구심을 크게 던지게 만들었습니다.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면 뚝딱 나오는 코드와 어플리케이션까지. 결국 시간 문제지만 더 빠르게 적자생존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현타를 겪으며 대체가 불가능한 영역에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언젠가 대체 될 수 있지만 당장 독점력을 갖는 기성 산업군이나 휴먼 터치, 인간의 감성이 필요한 산업군을 탐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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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그래서 어떤 액션들을 했는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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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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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진
허세진

4번째 주제가 저는 많이 공감이 되네요. 아직 이런 실무를 겪어 보지 않은 학생이지만, 과제나 코딩을 할 때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 완성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은 한 두시간 안에 chatgpt로 완성하는 것을 보고 위기감을 많이 느꼈거든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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